갤러리미지 초대개인전-송재윤 작가 ‘관계에 관한 山水’

인간관계의 복잡성 예술로 풀어내다

오선아 기자 / 2024년 10월 17일
공유 / URL복사
↑↑ 관계에 관한 山水, mixed media on fabric, 55.0x55.0cm, 2024.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족이라는 관계를 형성하고, 이후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 삶을 이어간다.

이러한 관계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일 수 있으며, 때로는 삶의 의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최근 송재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관계’를 고민하며, 이를 작품으로 풀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 관계에 관한 山水, mixed media on fabric, 55.0x55.0cm, 2024.

작가는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주변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다. 이 생각은 그가 관계에 대한 기억들을 시각화하고자 하는 동기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관계에 관한 山水’라는 주제로 새로운 작품이 탄생한 것.

갤러리 미지에서는 송재윤 작가의 초대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필연적인 노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로 오는 11월 2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작가는 모든 인간관계가 자연스럽게 지속되지만, 그 관계를 더욱 돈독히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관계에 관한 山水, mixed media on fabric, 55.0x55.0cm, 2024.

그는 ‘관계를 쌓다’는 개념을 통해, 만남과 함께한 시간이 쌓여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하며, 이 과정에서 반복적인 요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중첩’이라는 기법에 중점을 두었다. 드리핑(dripping) 기법을 활용해 재료를 천 위에 뿌리고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관계’ 자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

송 작가는 관계 유지를 위해 때로는 고요한 산처럼 신뢰를 주어야 하고, 다수의 관계에서는 대립이나 갈등이 발생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러한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문제를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신뢰와 지혜와 같은 요소들은 추상적인 형태로 산과 물로 표현됐다고 설명한다.

그의 작품은 실재하는 풍경이 아니라, 관람자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 위해 단순화된 추상 형태로 나타냈다.

↑↑ 관계에 관한 山水, mixed media on fabric, 116.9x91.0cm, 2024.

작품 속에는 사슴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관계를 함께 맺어가는 이들을 의미한다. 작가는 ‘十長生圖’에서 장생물로 등장하는 사슴을 모티브로 삼아,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다. 또한, 관람객들이 각자의 소중한 관계를 떠올리며 작품을 감상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이러한 ‘중첩된 배경’, ‘추상적인 산수’, ‘사슴’이 어우러져 ‘관계에 관한 山水’라는 작품이 완성됐다.

송재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깊이 고민했으며, 때로는 힘든 관계들에 대해 고민한 결과, 가족과의 관계에서 편안함과 의지를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쌓이고 얽히는 관계 속에서 생기는 이야기들을 산처럼 고요하게, 물처럼 자유롭게 풀어나가는 지혜를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