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가자·관광객을 고려한 수신자적 관점에서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

경주신문 기자 / 2024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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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자
동국대 호텔관광
경영학전공 교수
경주 Toastmasters 대표
2025 APEC 정상회의 제3차 준비위원회에서 내년도 APEC 주요 회의의 분산 개최 계획을 발표하였다(대한민국정책브리핑, 2024.10.02). 경주에서는 2025년 하반기에 APEC 정상회의 주간(APEC Economic Leaders’ Week)을 개최하며, 동 정상회의 주간에는 최종고위관리회의(CSOM),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 정상회의(AELM) 등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일부 지역신문들은 ‘나눠주기식 분산 개최에 맥빠진 경주시’라든지 ‘전국 분산 개최 결정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라는 사설 제목으로 일제히 노골적 불만을 표시했다. APEC 회의의 꽃은 정상회의(AELM)를 포함한 정상회의 주간에 개최되는 행사들로 이 주간에 외국인들이 6000명 정도가 방문하게 된다. 

200개 이상의 회의가 개최되는 경제월드컵 APEC행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3~5개 도시의 분산 개최가 일반적이며, 2005년 APEC에서도 부산을 포함하여 경주·서울·인천·제주·광주·대전·대구 등 8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었다. 2022년 태국은 방콕·치앙마이·푸켓 등 3개 도시에서, 2023년 미국 APEC은 11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기에 앞서 2월에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5월에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8월에 워싱턴주 시애틀 등 4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었다. 

2024년 APEC 행사가 개최 중인 페루에서도 수도 리마(Lima)를 포함한 5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고 있다. 2025 APEC 회의의 분산 개최가 결정이 난 이상 정부의 예산은 정상회의 개최도시에 투입되는 점을 상기해서 내실 있고 역대 가장 성공적인 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를 위해 철저하고 좀 더 포용적·균형적·수신자적 관점으로 접근하길 바란다. 

외교부와 KOTR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페루는 2024 APEC 개최를 통해 FTA 체결 및 교역 확대를 포함한 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 외에도 관광산업 활성화와 시민을 위한 무역, 투자, 혁신, 지속 가능한 성장이 촉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 칼럼에서도 시민·참가자·관광객을 고려한 ‘수신자적 관점’에서의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를 강조하고자 한다. 국내외 APEC 개최도시의 잘된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 칼럼에서는 2005 APEC 부산 개최 후 평가에서 주요 부문별 미흡했던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도시기반조성 및 정비분야에서는 대부분 긍정적 평가였지만, 회의 참가자들이 이동하는 동선 위주의 도시정비로 ‘보여주기식’과 ‘단기적 효과’에 치중한 점, 정상회담 개최 시 행사장 인근 지역주민들의 차량통제의 불편, 행사장 인근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과 공원조성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으로 지역적 균형을 고려하지 않아 다른 지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이 지적되었다.

 둘째, 경제관련 평가에서는 APEC 정상회의 건배주로 ‘천년약속’ 지역업체 지정 및 정상들의 전통의상 제작에 지역 한복 명인 참여, 지역기업인의 APEC 참여, 외자 유치와 실질적 지역경제 효과 극대화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CEO Summit 관련 일부 프로그램의 참가자 특성 파악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된 점, 부산지역 대학생들과의 교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 부족 등이 미흡한 점으로 지적되었다. 

셋째, 문화관련 평가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에도 불구하고 APEC 정상회의 개최에 임박하여 공모 방식 진행으로 인한 일회적인 공연 및 전시 기획은 지속가능한 문화행사 육성을 위한 준비 소홀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부족했던 점과 문화행사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낮은 참여율 등이 미흡한 점으로 꼽혔다. 

넷째, 관광관련 평가에서는 관광인프라 확충으로 관광객 수요태세 강화 및 관광도시 이미지 개선 등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정상회의 개최 기간 중 삼엄한 경비 및 예약난 등의 이유로 부산 방문 일반 관광객 수가 급감한 점, APEC 참가자 욕구를 파악하지 못한 관광프로그램 개발 및 외국인 안내판 미설치를 포함한 인프라 구축 미흡 등도 지적되었다. 

다섯째, 컨벤션관련 평가에서는 지역경제 효과, 컨벤션 인프라 확충, 컨벤션 도시 이미지 강화, 국제행사 준비 및 운영 경험 확보 등의 다양한 긍정적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APEC 개최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연계 관광프로그램 개발의 부족과 APEC 누리마루 정상회의장의 향후 사용 계획 미흡 등도 지적되었다. 이상의 지적이 2025 APEC 준비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2005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부산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단계별·분야별 준비사항을 추진하였음에도 긍정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위의 미흡한 점들이 다수 발생하였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준비하는 경주는 과제별 책임제(Project Manager)를 두고 다각도로 준비실태를 점검·보완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서 실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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