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갤러리 초대개인전-정병국 작가 ‘천상의 이야기’

전통사찰서 느껴지는 장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

오선아 기자 / 2024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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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갤러리에서는 오는 25일까지 정병국 작가의 초대 개인전 ‘천상(天上)의 이야기’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전통사찰에서 느껴지는 장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 25점을 선보인다.

정병국 작가는 해, 달, 물, 사슴, 거북, 봉황, 학, 개구리, 오리, 연꽃, 국화, 매화, 문살무늬 등 하늘과 땅에서 만나는 생명체의 의미와 소망을 담은 이야기를 회화적으로 구상화했다. 이들은 불교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서로 연결돼 있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 태양

그 명제는 ‘연지’, ‘계수나무’, ‘꽃과 나비’, ‘사슴이야기’, ‘오리이야기’ 등 하늘과 자연을 바탕으로 길조와 행복을 추구하는 단순한 내용을 스토리화해 관람객들이 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관람객들이 각자의 삶과 연결된 감정을 이끌어 내고자 한 것.

↑↑ 꽃과 나비

정병국 작가는 “우리의 선조들은 고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주와 하늘, 자연과 인간의 세계를 교류하면서 사상, 종교, 사회, 윤리관을 형성하며 의식주 범주 속에 꿈과 희망을 싹틔우면 살아왔다”면서 “이러한 사람들의 사고를 회화적, 조형적, 자연적 표출로 조명된 것이 오늘날의 예술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통 한지를 바탕으로 전통 안료로 채색된 작품들은 한국적인 미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각 작품은 다채로운 색상과 섬세한 표현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독특한 감성을 선사하고 있다.

↑↑ 계수나무

동국대 불교미술학과 교수이자 불교미술 작가인 정병국 작가는 “앞으로 예경의 대상인 전통불화 양식에서 벗어나, 한국 전통사상을 기반으로 평화롭고 행복한 정서를 자연과 조화롭게 연결한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다”면서 “오늘날 민화의 태동이 불교미술에 뿌리를 두고 있듯, 제도적이고 체계적인 불교관에서 민중불교로의 전환 과정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 사슴이야기

불교적 해석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삶을 반영한 레파토리를 선보이겠다는 작가.

이어 그는 “앞으로의 작품은 전통불화를 현대에 맞게 전환하는 기초를 마련할 것이다. 2026년에는 제가 40년간 추구해온 불교미술의 결정판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경주와 연계된 불교미술의 정수를 바탕으로 역사적이고 자연적인 요소를 결합한 작품을 통해, 경주에서 꽃피운 한국적인 불교미술을 선보이고 싶다”고 언급했다.

↑↑ 오리이야기

라우갤러리 송휘 관장은 “이번 전시는 사찰 문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통해, 우리 전통 미술에 깊이 뿌리내린 자연 요소들이 지니는 상징적 의미를 조명하는 전시”라면서 “전통 이미지에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담겨져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상징들을 현대적 시각에서 다시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관람객들이 잊고 있었던 전통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병국 작가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 태산, 서울, 부산, 대구, 울산, 경주 등에서 12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는 국제교류전 및 200여회의 그룹전에도 참여했으며, 특히 동국대 WISE 캠퍼스의 정각원 괘불탱 제작과 보은 법주사의 청동대불 108법당 벽화 설계 등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국가문화유산청 문화유산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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