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문화예술, 시민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성의 길

경주신문 기자 / 2024년 10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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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애
디딤ESG교육원 대표
경주신문 독자위원
경주를 가득 채운 가을의 풍성한 문화예술 인문학 프로그램들이 시민과 관광객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성황리에 마무리된 신라예술제는 7개 예술협회가 참여해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경주의 가을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에 더해, 이번 주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제51회 신라문화제는 천년의 수도 경주를 더욱 빛낼 예정이다. 대릉원을 배경으로 펼쳐질 신라복 패션쇼, 다양한 예술가들의 거리 공연, 실크로드 페스타까지, 경주의 역사와 예술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다가오는 2025년 APEC 경주 개최를 앞두고, 경주의 문화 프로그램들은 더욱 발전할 여지가 많다. 글로벌 행사를 유치하는 만큼, 경주의 문화적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주의 예술을 선보일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신라문화제와 신라예술제가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도시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행사들은 대부분 관주도이거나 공모형으로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무료로 즐길수 있는 볼거리들이다. 경주의 무료 문화 프로그램이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 단체에 여러번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기에 종사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생계는 보장되기 어렵다. 무료로 진행되는 관주도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성행하는 이상 개인이나 단체가 유료로 하는 프로그램에 시민들은 돈을 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주라는 지역적 특색으로 주제가 한정적인 공모형은 창작자들의 창작력 저하와 참여자들의 문화 소비 방식에 대한 문제는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문화 소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창작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며, 문화가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대안으로는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제안한다.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콘텐츠는 무료로 유지하고, 프리미엄 체험이나 심화된 프로그램에는 일정한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문화의 가치를 인식하게 되고, 예술가들은 창작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두 번째로는 문화 멤버십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액의 멤버십 가입비를 받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멤버십 회원들은 할인된 티켓이나 특별 체험의 기회를 누릴 수 있으며, 이러한 제도는 참여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낸다. 

 세 번째로는 민간 후원 및 기업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관 주도의 프로그램이 예산 문제로 인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만큼, 민간 기업의 후원은 필수적이다. 특히 지역 기업이나 관광업 관련 기업들이 문화 프로그램을 후원하게 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예술가들에게는 안정적인 재정적 지원이 제공된다. 

네 번째로는 자체 제작 콘텐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이나 프로그램과 관련된 기념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경주의 문화 콘텐츠를 상품화해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그 수익을 창작자들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구축하면 예술가들이 더 자유롭게 창작에 몰두할 수 있다. 

다섯 번째로는 참여형 크라우드 펀딩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시민들이 특정 프로젝트나 공연에 직접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을 통해 참여자들의 관심과 애착을 높일 수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 행사를 지원하면,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확보될 것이다. 여섯 번째 대안은 전문가 및 시민 교육 프로그램 강화이다. 창작자들에게는 경영과 마케팅에 대한 교육을 제공해 예술 활동의 수익화를 돕고, 시민들에게는 예술 소비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을 진행해 문화에 대한 참여 의식을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문화 생태계를 유지하는 적극적인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문화 상품권이나 지역 화폐 사용을 장려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시민들이 문화 프로그램 참여 시 사용할 수 있는 문화 상품권을 제공하거나, 지역 화폐로 프로그램 이용을 유도하면, 지역 경제와 문화 예술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대안들은 문화예술인들에게 연중 지속적인 참여와 창작 기회를 제공하며, 경제적 독립을 이루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경주의 문화 프로그램은 단순히 무료 행사를 넘어서, 창작자에게는 안정적인 보상을, 참여자에게는 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2025년 APEC의 성공적인 개최를 문화로 뒷받침하는 요인이자, 경주의 문화가 산업으로 발전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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