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전통시장에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경주신문 기자 / 2024년 0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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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말 시민기자
지난 9일 북경주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안강전통시장을 구경했다. 전통시장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그리 많은 노점상들이 없었다.

5분 정도 걸어서 남북으로 길게 뻗은 도로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종류의 물건들을 사고 팔고 하였다. 

마른 갈치에 달려드는 파리를 쫓으며 “마른 갈치 5000원, 마른 갈치 좋아요. 쫄여서 먹으면 밥 한공기 뚝딱합니다. 마른 포 사세요”를 외치는 노점 아저씨의 외침에 시장 나온 사람들이 별 반응을 하지 않는다. 시장 사거리에서 북쪽으로 발길을 돌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웅성웅성거린다.

좌판에는 문어가 족히 30여개는 있어 보인다. 어디에서 가져온 문어일까? 제법 큰 것도 있고 아주 조그마한 문어도 있다. 살려는 사람들이 이것저것을 한참 보더니 중간 정도 크기의 문어를 가지고 흥정을 한다. 5000원 디스카운트 해달라고 하고, 주인은 안된다고 한다. 사고파는 모습이 참 재밌다. 한참 말을 주고 받더니 주인이 디스카운트해서 팔았다. 문어를 구입한 사람은 싱글벙글 기분이 좋아 보인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할아버지가 고추와 가지, 호박을 팔고 있다. 할머니들이 채소를 파는 것은 많이 보았는데 할아버지가 농산물을 파는 것은 조금은 흥미로왔다. 내 고향 스리랑카에서도 주로 어머니나 할머니가 노점상에서 자기가 키운 농작물이나 달걀, 닭 등을 파는데 나이드신 할아버지가 채소를 파는 모습이 참 이채로왔다. 할아버지는 물건을 사는 아주머니에게 고추와 가지를 덤으로 더 얹어 주었는데 마음이 넉넉하신 거 같다.

와송이라는 열매도 팔고 있고, 쪽파 씨앗과 단호박을 파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길 한 복판에서는 1톤 트럭에 조그마한 무를 파는 아저씨, 아줌마가 있는데 차로를 가로막고 있어서 뒤에서 오는 승용차 운전사가 계속해서 빵빵 울려댄다. 길을 비키라는 울림인거 같다. 빵빵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그만한 무를 파는 아저씨는 찾아 온 손님들에게 파는 물건이 좋다고 계속 자랑을 하고 있다.

큰길 끝쪽에 조그마한 골목길이 있다. 할머니 100여명이 앉아 장사를 하고 있다. 햇땅콩, 단감, 콩잎, 대추, 마늘, 앙파, 올갱이 등 없는 것이 없다. 할머니들은 모두 집 텃밭에서 재배한 각종의 채소들을 조금씩 가져와서 팔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팔면 하루에 얼마나 벌까? 궁금해진다. 마트나 대형 상점보다는 채소나 과일의 값이 싸 보인다.


남쪽으로 걸음을 옮겨본다. 한 참 걷다 보니 안강전통시장이라는 간판이 나온다. 현대식으로 잘 지어져 있다. 그런데 시장 장옥 안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좀 전에 다녔던 남북으로 뻗은 길가에는 어깨가 서로 맞닿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는데, 이곳은 좀전에 다닌 곳 만큼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이것저것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가게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있다. 조금 있으면 추석 명절이다. 그래서 전통시장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 가게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선생님, 이곳 시장에는 사람들이 항상 이렇게 많은가요?”

가게 주인은 대답하기를 “안강전통시장은 안강지역에 살고 있는 2만여명의 주민들이 4·9일 장을 보러 온다”고 하였다.

안강읍 주민들 뿐만아니라 경주시내에 사는 시민들도 안강지역에서만 나는 특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안강장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안강전통시장은 역사가 깊은 곳이라고 한다. 경주시 안강읍 양월리에 위치해 있다.

1923년부터 장이 서기 시작해 102년째 그 자리에서 전통시장이 열리고 있다. 더 넓은 안강평야에서 생산된 단감, 고추, 참깨, 마늘, 배추 등과 그 주변인 강동이나 천북에서 재배된 신선하고 청결한 갖가지 농산물, 그리고 포항 등 바닷가에서 가져온 어패류, 젓갈류, 생선류 등 수산물과 대구 등지에서 원정온 옷, 신발, 모자, 장신구, 잡화류 등 공산품으로 노점상에 수많은 물건들이 진열된다.

나의 고향에도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알룻 아우르다(Aluth Avurudda)가 있다.

음력으로 매년 4월 보름날에 이 명절을 즐긴다. 한국과 약간 다른 점은 설날이면서 추석이다. 스리랑카에서는 매년 4월은 곡식과 과일의 수확철이다. 풍요의 결실과 함께 넉넉하게 한 해를 시작하는 의미의 명절이다.

갓 거두어들인 곡식과 과일로 갖가지 명절 음식을 만들고 선물꾸러미를 들고 부모님 계신 고향집으로 형제자매들이 모인다.

전통놀이도 하고 고향 친구들과 술과 음식을 나누면서 회포도 푼다. 아~ 그립구나. 그날이.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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