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가장 많은 가해자는 ‘아들과 배우자’

지역 노인학대 최근 4년 평균 ‘41건’
노인 유기 등 학대 유형 다양해져

이재욱 기자 / 2024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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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 내 노인학대 사례가 줄지 않고 있어 관련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인을 학대한 가해자의 상당수가 해당 노인의 아들과 배우자인 것으로 나타나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이웃들의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의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 경주지역 노인학대 신고·판정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학대 유형도 다양해졌다.

노인학대 신고접수는 2020년 37건, 2021년 31건, 2022년 48건, 2023년 48건으로 증가추세다.

지난해 노인학대 유형으로는 정서적 학대가 43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가 34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경제적 학대 5건, 자기방임 3건, 방임 1건 등의 순으로 노인학대 사례가 확인됐다. 정서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는 지난 2020년부터 4년간 가장 많은 학대 유형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22년엔 성적 학대 2건, 유기 1건 등 앞서 발생하지 않은 사례도 나와 노인학대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 동안 총 48건의 노인학대 사례 중 45건은 가정 내 이뤄진 학대로 밝혀져 주변 이웃들의 관심도 중요해졌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학대행위자와 피해 노인의 관계다. 자료 분석 결과 학대 행위자는 배우자와 아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학대행위자로 △배우자 17건 △아들 16건으로 배우자와 아들에 의해 학대를 당한 경우가 전체의 68.8%를 차지했다. 이어 △딸 5건 △본인 3건 △기관 3건 △타인 2건 △며느리 1건 △친척 1건 등의 순이었다. 배우자와 아들의 학대는 지난 2020년부터 줄곧 가장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대피해 노인 가구형태는 노인독거와 노인부부 형태에서 주로 발생했다.

2023년 △노인독거 14건 △노인부부 21건 △자녀동거 12건 △손자녀동거 1건 순으로 노인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학대 신고와 학대 사례가 늘어나면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상담도 증가했다. 경주지역을 담당하는 경북동부노인보호전문기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학대상담 4089건 △일반상담 697건 등 총 4786건에서 2022년에는 △학대상담 4252건 △일반상담 1238건 등 총 5490건으로 1400여건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내 노인 인구 비율이 25.9%에 도달하면서, 함께 증가하고 있는 노인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이웃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학대로 드러난 사례들을 모은 통계자료이기 때문에 실제로 일어나는 노인학대는 더 많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우리의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학대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가정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학대의 경우 피해자 본인과 이웃들의 관심이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늘어나는 노인학대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노인학대 관련 범죄자의 취업 제한 대상 기관을 확대하고, 취업 실태를 공개해 재학대 예방을 강화한다. 노인학대 관련 범죄 경력이 있는 자는 노인복지시설이나 의료기관, 치매안심센터 등 13개 기간 외 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노인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는 비영리법인에도 취업할 수 없다. 노인학대 관련 신고는 노인보호전문기관(1577-1389) 또는 경찰서(112)로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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