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수 작고 1주년 특별전-빛으로 만드는 풍정 ‘나의 살던 고향’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 기리며 경주예술학교 발자취도 재조명

오선아 기자 / 2024년 0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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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남산, 캔버스에 유채, 1939x112.1cm, 1980.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 조희수 화백의 작고 1주년을 추모하는 전시 ‘빛으로 만드는 풍정; 나의 살던 고향’이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해에서 열리고 있다.

↑↑ 양동, 캔버스에 유채, 120x120cm, 1985.

이번 전시는 경주예술학교 출신 조희수 화백의 예술적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기획으로, 당초 경주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아트앤지미술경영연구소가 주관하며, 한국수력원자력의 후원을 받아 ‘2024 한수원과 함께하는 지역 예술인 상생 프로젝트: 쌍쌍경주’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이후 알천미술관과의 협력을 통해 경주의 문화와 예술의 역사 및 기록을 되새기는 특별 전시로 확대 개최됐다.

↑↑ 조희수 화백.

조희수 화백은 1927년 출생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기 속에서도 창작활동에 몰두한 예술가이다. 그는 경주 출신 화가 황술조, 손일봉, 김준식, 박봉수의 뒤를 이어 20세기 한국 화단의 중심에서 영남구상의 맥을 이어왔다. 또한 경북 서양 화단의 최고 원로작가로서, 남한 최초의 예술 전문 교육기관인 경주예술학교 1회 졸업생으로서 그 존재 자체로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중요한 인물이다.

↑↑ 전시장 전경.

파란만장한 역사적 격변 속에서 향토적 사실주의를 추구한 원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조 화백은 리얼리티의 진실성과 서민들의 애환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예술적 통찰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친근한 풍경을 주제로 삼아, 평범한 삶의 아름다움을 정교하게 포착해냈다.

↑↑ 전시장 전경.

이번 전시에서는 조희수 화백의 경주예술학교 재학 중 촬영된 미발표 사진과 수업 노트 등으로 구성된 아카이브 100여점, 1943년의 첫 출품작 및 1949년의 최초 유화 작품을 포함해 1960년대까지의 대표작 10점을 전시한다. 또한 197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작가 소장 작품 90여점과 개인 소장가들의 귀중한 작품 20여점을 포함해 총 125점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조희수 화백의 수업 노트다. 

↑↑ 전시장 전경.

그는 1946년 경주예술학교에 입학해 1949년 5월에 졸업했으며, 재학 중 작성한 수업 노트는 ‘목가(牧歌)’라는 제목으로 1950년 8월부터 1953년 사이에 다시 정리됐다. 이 노트는 약 240페이지 분량으로, 2부 6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의 예술적 사고와 경주예술학교의 교육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조희수 화백의 노트 입문 부분은 형체, 명암, 색채, 구도, 선 등 실기 기초 수업을 시작으로, 조각미의 본질과 건축의 자율성, 예술을 구성하는 6요소, 미술용어 등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호암 문일평의 ‘예술의 성직’이 정성스럽게 필사돼 있어, 그에 대한 존경과 깊은 이해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아트앤지미술경영연구소의 박선영 소장은 조희수 화백의 예술적 업적이 지역 화단을 넘어 한국 화단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한다.


박선영 소장은 “조희수 화백의 너그러운 성품과 무욕의 삶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화가의 의지와 성실성은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있다”면서 “기획자로서 이번 전시는 한국근현대미술사에서 조희수 화백의 생을 통해 오롯이 투영돼 있는 미술사적 의미를 경주시민들과 관람객들이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가로서 치열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고향의 정취는 오늘날 삶의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많은 이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조희수를 만나고 그의 예술을 이해하고 기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9월 22일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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