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 어린이집 줄고, 노인시설은 늘어

경주지역 어린이집 5년 새 46곳 줄어
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은 105곳 증가

이상욱 기자 / 2024년 0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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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 내 어린이집이 줄고 있는 반면, 노인시설은 증가하면서 저출생·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유소년 인구는 줄고 고령 인구는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초고령화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보건복지부의 보육통계와 노인복지지시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주에서 운영 중인 어린이집은 111곳으로 2018년 157곳보다 46곳(29.3%) 감소했다.

최근 5년 새 어린이집 10곳 중 약 3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특히 어린이집 가운데 민간 및 가정 어린이집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가정 어린이집은 지난해 38곳으로 2018년 61곳 대비 23곳(37.7%) 줄었다. 민간 어린이집도 46곳으로 같은기간 26곳(36.1%)이나 줄었다. 반면 국·공립 어린이집은 12곳으로 2곳 늘었다.

어린이집이 줄어들면서 경주지역 23개 읍·면·동 중 산내면, 황오동, 황남동 등 3곳에는 어린이집이 한 곳도 운영되지 않았다.

어린이집이 미설치된 지역은 2018년 황남동 1곳에서 지난해 3곳으로 늘어났다.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영유아 수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18년 5936명이던 어린이집 영유아는 2023년 말 기준 4360명으로 1576명(26.5%)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의 어린이집 수는 2만8954곳으로 2018년 3만9171곳 대비 1만217곳(26.1%) 줄어들었다. 또 경북은 1310곳으로 2018년 1844곳 대비 534곳(29.0%) 감소해 5년 새 경주지역 어린이집 감소비율(29.3%)이 전국 및 경북 평균보다 상회했다.



노인복지시설은 5년 새 ‘15.5%’ 증가

반면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시설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주지역 노인복지시설은 762곳으로, 2018년 660곳 대비 102곳(15.5%) 늘었다.

노인복지시설에는 노인주거복지시설, 노인의료복지시설, 노인여가복지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노인일자리기관 등이 있다. 이들 노인시설 가운데 단기보호, 방문간호, 방문요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노인복지시설은 85곳으로 2018년 14곳 대비 71곳 늘었다. 5년새 5배 이상 증가한 것.

또 5년 전 전혀 운영되지 않았던 치매전담용 장기요양기관도 지난해 10곳으로 증가했다.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 노인여가시설은 지난해 637곳으로 노인복지시설의 83.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노인일자리기관은 2018년부터 1곳만 운영되고 있고, 학대피해노인전용쉼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로시설,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 등 ‘노인주거복지시설’은 2곳으로 5년 전에 비해 1곳이 감소했다.

문제는 저출산·고령화가 가팔라지면서 노인시설과 어린이집의 증감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부나 지자체의 저출산 정책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지만, 폐원하는 어린이집 시설의 속도는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부족이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보육 품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영·유아 인구가 부족한 지역의 어린이집·유치원이 소멸될 가능성이 높아 해당 지역의 인구소멸을 더욱 가속화 시킬 수도 있다”면서 “보육시설 수급계획과 정책 개발 등과 함께 육아인프라 취약지역의 보육기관 지원, 영아 돌봄 지원 등의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 인구 유출 방지와 늘어나는 고령 인구에 대비해 양질의 일자리 정책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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