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향가낭송문화예술원, 향가의 보전과 보급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윤태희 시민 기자 / 2024년 06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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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회 경주시지회 노인대학 어르신들과 향가와 시조를 어르신들과 함께 낭독하고 있다.

행여나 다칠세라 너릉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맷힌 열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냐
조국-정완영(1919~2016)



정완영의 대표작인 ‘조국’은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창작시기는 많이 거슬러 올라가 1948년 해방공간이라고 한다.

일제의 질곡에서 해방된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좌우로 분열되어 혼라니 극에 다다랐던 시기에 도국을 염려하고 안타까워하는 시인의 마음이 가얏고의 비유를 통해 잘 표현된 작품이다.

경주향가낭송문화예술원은 지난달 28일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산하 노인대학에서 향가, 시조, 가사를 주제로 한 해설과 낭송 시간을 가졌다.

어르신들에게 향가 낭송 시범을 선보인 김지욱 부원장과 박현순 자문위원은 낭송을 함께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경주향가낭송문화예술원은 신라향가연구소와 함께 향가의 보전과 활용을 새로운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특히 향가를 이야기, 시극, 낭송 등 다양한 형식으로 해설과 함께 문화 소외 계층의 어르신들과 청소년에게 전달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경상북도 교육지원청 후원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손자손녀 향가낭송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이번 콘서트는 경북 지역 청소년들에게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현재 향가낭송 콘서트에 참가자 경북에 거주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만 5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의 손자, 손녀로 구성된 팀을 모집 중에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조손 팀은 30일까지 경주향가낭송문화예술원 사무국(010-3574-2602)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팀당 2만원이다. 선발된 팀에게는 10월 콘서트 출연 기회와 함께 출연료가 지급될 예정이다.

경주향가낭송문화예술원 류소희 원장은 “경주시민이라면 향가의 발원지인 경주에서 향가 한 수 정도는 암기할 수 있도록 향가의 보전과 보급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한다”면서 “10월에 예정인 시낭송·향가 콘서트를 통해서도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조손 팀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향가낭송문화예술원은 2020년 8월 창립 준비회의를 거쳐 2021년 공식 발족한 향가 낭송 관련 최초의 단체로, 7명의 사범들이 상시로 향가 낭송 교육과 지원을 하고 있다. 초등 방과 후 교육, 시극, 향가 시 낭송 콘서트, 문체부 인정 향가 낭송자격증 과정 운영 등을 시민과 함께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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