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사라리에서 기원전 1세기 청동거울 확인

中 전한시대 청백경 국내서 첫 발굴
한국문화재재단 발굴조사 결과 발표

이상욱 기자 / 2024년 05월 09일
공유 / URL복사
↑↑ 경주시 서면 사라리 덧널무덤 1호에서 출토된 청동거울 조각. <사진:한국문화재재단>

경주에서 기원전 1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거울 조각이 발견됐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8일 경주시 서면 사라리 124-2번지 일대에서 널무덤 2기, 덧널무덤 2기, 청동기시대 및 삼국시대 생활 유구 등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발굴조사 결과 덧널무덤 한 곳에서 그동안 국내에서 알려진 바 없는 청동거울 조각이 나왔다.

청동거울 조각은 무덤에 묻힌 피장자의 가슴 쪽에서 출토됐다. 거울 일부 끝자락에 마모 흔적이 있어 피장자가 상당기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거울 조각에는 ‘…承之可(승지가)…’라고 새긴 명문 일부도 확인됐다.

청동거울은 일본 규슈(九州) 후쿠오카(福岡) 다테이와(立岩) 유물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 10호 독널무덤에서 중국 전한(前漢)시대(기원전 202년∼기원후 8년)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청백경(淸白鏡)이 출토된 바 있다. 이 청백경에는 ‘외승환지가태(外承驩之可兌)’의 명문이 ‘외승지가태(外承之可兌)’로 새겨져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청동거울의 명문, 글자형태 등이 청백경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까지 국내에서 알려진 사례가 없는 청백경이 사라리 유적에서 처음 출토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무덤에서는 이외에도 옻칠한 나무 칼집에 철검을 끼운 형태의 칠초철검(漆鞘鐵劍), 기원전 1세기경부터 확인되는 청동거울인 성운문경(星雲文鏡) 조각 1점, 옻칠 흔적이 남은 칠기류 등도 나왔다.

재단 측은 “출토된 유물로 봐서 무덤 피장자는 당시 상당한 권력을 가졌던 인물로 판단된다”며 “기원전 1세기 당시 권력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유물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이번에 조사한 무덤들이 원삼국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장급 무덤인 경주 사라리 130호 무덤보다 최대 100년 앞서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경주 북서쪽 일대에 최소 기원전 100년 이전에 정치 세력 집단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초기 신라의 정치집단 세력을 연구에 있어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가진 자료”라고 밝혔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