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시공간지원프로젝트 ‘공유’

김진룡 작가 ‘능화판과 서각의 조화’, 옛 서책의 정취를 되살리다

오선아 기자 / 2024년 05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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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렬매죽문판, 70x35x3.5cm, 2024.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 중 하나인 목판각인 능화판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
능화판은 조선 후기에 서책의 표지를 장식하기 위해 사용됐던 목각판으로, 각 책마다 고유의 문양을 각인해 표지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김진룡<인물사진> 작가의 개인전 ‘능화판과 서각의 조화’가 7일부터 19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 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능화판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서각작품과 함께 그 아름다움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김진룡 작가는 옛 서책 표지의 문양을 보며 각 책마다 담겨있는 다른 이야기와 정서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남아있는 능화판을 찾기 어려웠고, 이에 국학진흥원 및 영남대박물관 등의 자료를 토대로 능화판을 직접 재현하기로 결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섬세한 손길을 거쳐 탄생한 총 14점의 능화판 작품과 3점의 서각 작품이 전시된다. 작가는 단순히 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투박한 정서, 예스러운 전통을 중시한다.

↑↑ 국화당초문판, 45x28x3.5cm, 2024.

김진룡 작가는 “서각이라는 예술은 단순히 나무에 글자를 새기는 행위를 넘어서, 우리의 영혼과 정신을 담아내는 깊은 과정”이라면서 “운필과 음양의 조화를 통해 문자가 지닌 내재된 의미를 우리 마음 속에 새기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능화판을 통해,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그들이 서책 표지에 담았던 다양한 무늬를 통해 우리 민족 고유의 아름다움과 독창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전통예술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모란호접문판, 35x50x3cm, 2024.

화려한 현대 서각 작업보다는 전통적인 방식을 통해 옛 서책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것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는 작가는 담백한 색감으로 전통의 가치를 현대에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히 관람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방문객들은 직접 옛날 편지지 문양을 체험해보며, 작가와 작품 사이의 소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통의 아름다움을 더 깊이 이해하고,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전시는 (재)경주문화재단 2024 전시공간지원프로젝트 ‘공유’의 일환이다.
‘공유’는 경주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과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예술인들을 위한 전시공간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는 31명(팀)의 작가가 선정돼 갤러리달(5.7~12.29)과 갤러리스페이스Ⅱ(6.4~12.15)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재)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이사는 “공유프로젝트는 서라벌문화회관의 전시장 폐쇄로 인해 지역미술인들이 겪는 전시공간 부족과 작품 활동에 전념하기 어려운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동일한 공간에서 시리즈 형태로 전시를 진행함으로써 경주예술의전당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업작가로서 생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예술가들이 직업적 활동을 병행하며 창작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전시를 진행해도 관리가 결코 쉽지 않음을 알게됐다. 이에 대응해 지역 예술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도슨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공유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면서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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