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지역사회’

편견의 시선을 거둬야 할 때

이재욱 기자 / 2024년 0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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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애가원 전경.

고물가 고금리로 사회복지시설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본지는 지난호에서 아동양육시설 등 사회복지시설들의 운영난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이어 지역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인 ‘애가원’과 경북 유일의 출산지원시설인 ‘누리영타운’ 역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시설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다음은 애가원 관계자와 일문일답.


경주애가원은 어떤 곳인가?


경주애가원은 1957년에 설립된 모자원(母子院)으로 6·25전쟁 미망인과 그 자녀를 보호하는 일을 시작으로 현재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의해 18세 미만(취학 중인 경우에는 22세 미만) 자녀를 동반한 한부모가족에게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주거 등을 지원하는 전문기관이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이곳을 어떤 경로로 알게 되며, 현재 시설 이용(입주) 현황은 어떠한가?

온라인, 오프라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경우 지역 생활정보지, 현수막 등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타지역 거주자의 경우 온라인 검색 혹은 유관기관 연계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애가원은 11가정의 모자(母子) 가정이 입주해 있으며, 무상주거, 상담, 경제적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 받고 있다.



입주자격과 혜택은 어떤 점이 있는가?

이혼·사별·미혼모 등 18세 미만의 자녀를 양육하는 무주택 저소득(차상위 또는 수급자) 모자가정이 입주 대상이다. 
다문화가정·북한이탈주민 등은 어머니가 한국 국적이 아니더라도 자녀가 한국 국적이면 입주가능하며, 자격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 상담을 통해 긴급 임시 입주도 가능하다.

입주 시 △빌라형 독립생활공간(약 13평) 무상거주 △공공요금 무상지원(일부) △아이돌봄·후원금·장학금·교육비 연계 △전문자격증·취/창업·LH입주연계 등의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동일 건물 내에 출산지원시설 누리영타운이(위기임신출산지원센터) 함께 운영되고 있어서 출산부터 양육까지 한부모와 관련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운영함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면?

후원 감소, 인력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대한 낮은 인지도이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주거복지정책이 다양화되고 대상이 확대되면서 사회복지시설에 입주하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설 거주에 따른 장점 혹은 단점이 있다면?

자녀에 대한 안전한 생활환경 제공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저소득 모자세대의 경우 어머니가 혼자서 경제활동과 자녀양육을 병행하기 때문에 방과 후에 아동에 대한 결식 및 방임의 우려가 크다. 그러나 우리 원에서는 아이돌봄서비스 제공은 물론 외부인에 대한 출입제한과 심리치료, 체험활동 프로그램 등을 다양하게 제공해 어머니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들에게도 7년 이상 무상거주로 인한 경제적 이익 뿐만 아니라 전문자격증 취득 기회 제공 등 교육·의료·상담 등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연계하여 한부모가족의 자립을 위한 종합정보센터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233건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참여인원이 1만8526명이나 됐을정도로 시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어머니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시설거주에 대한 편견은 당사자가 극복해야 할 난관이기도 하다.



경주애가원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꼭 알리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모자원에 거주한다고 하면 단체 혹은 공동생활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으며, 직원들의 간섭이나 인권침해의 소지도 클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생활인 인권조사에서도 거주자들의 독립성과 인권보호에 앞장서는 시설로 평가 받은 바 있다. 경주애가원은 사회복지시설이기보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지역사회이고 주민공동체이다.

사무실 및 직원들은 그 지역사회 안의 복지관이며, 자립을 위한 조력자들이다. 지역사회 종합사회복지관이 주민역량을 강화시키고 지역사회복지를 실천에 앞장서듯이 경주애가원도 단순한 주거복지시설이 아닌 한부모가족종합정보센터로서 한부모가족에게 개별적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입주자들의 자립역량 강화에 힘쓰는 곳이라는 개방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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