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행복학교, “여고생이 된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어르신 7명, 포항고 부설 방송통신고 진학

윤태희 시민 기자 / 2024년 03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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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째 늦깎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경주행복학교에서 고등학교 입학생이 탄생해 화제다.

늦은 나이에 고등학교를 입학하게 된 7명의 은빛여고생은 이용학(83), 박양희(81), 길삼예(75), 정석자(75), 고정숙(74), 구복순(73), 김임선(71) 어르신이다. 이들 어르신들은 포항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로 진학한다.

10일 입학식을 가질 이 학교 여고생들의 평균연령은 70대 후반으로 경주행복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한글을 배워 자유롭게 읽고 쓰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26일엔 경주행복학교 권희숙 교감의 진행으로 특별한 대화도 있었다. 이날 강석근 교장의 ‘학교 연혁 및 현황 소개, 송선화 담임교사, 김성춘 고문, 조기현 자문위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번에 고등학교를 입학하는 81세 박양희 학생의 글도 소개됐다. 박양희 학생은 ‘배움은 늘 신기하다’는 제목의 글로 경주행복학교에서의 추억을 떠올렸다.

‘처음 학교에 입학해서 학생이 되었다는 것이 자부심이 들었다. 학교에 가는 날이 항상 기다려진다. 학교 오면 반 친구 만나서 서로 마주 보며 웃으며 대화도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학교 다닌 지가 3년이 되었지만 즐겁기만 하루하루였다. 학교와서 저는 영어 시간이 많이 기다려진다. 배워도 금방 잊어버리지만 배우고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선생님 모두 감사감사합니다. 첫째 영어로 이름 쓸 줄 알게 된 것, 송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회시간에 사회 돌아가는 실정을 알게 돼서 신기하다. 그리고 저에게 영원히 남는 것은 수학여행 가면서 차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았을 때 눈앞에서 연분홍색 벚꽃 나무가 송이송이 피어 있는 꽃들을 볼 때 나의 마음이 환한 것 같았었다. 또 출렁다리를 건널 때가 영원히 남을 추억이 되었다’

이 같이 학교를 다닌 소감과 감사한 마음이 전달되면서 이날 만남의 자리는 감동으로 마무리됐다.

권희숙 교감은 “경북도에는 다수의 문해학교가 있는 가운데 경주행복학교는 2023년 2월 경북 최초로 학력인정 중학교를 운영해오며 졸업생을 배출했고, 이어 올해 고등학교 입학생 7명이 탄생해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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