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예술제 내년 예산 대폭 축소…지속가능성 우려

예술제의 질과 지역민 만족도 위한 전반적인 재정비 집중

오선아 기자 / 2023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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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예총 산하 국악, 음악, 연극 협회 간의 협업으로 구현된 뮤지컬 ‘세 그루 아래 만나다’ 공연.

신라예술제의 내년 예산이 대폭 축소됨에 따라, 예술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주시의회는 지난 13일 열린 제27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내년도 경주시의 본예산을 확정했다. 이 중 지역을 신라문화제를 이원화한 종합예술제 신라예술제 예산이 대폭 축소됐다.

원래 4억원(도비 1억2000만원, 시비 2억8000만원)에서 시비가 2억1000만원 삭감됐다. 신라예술제 경우 도비 매칭사업으로 도비 역시 줄게된다.

1962년부터 시작돼 올해 50회를 맞이한 신라문화제는 지난해부터 예술제와 축제로 이원화돼 진행됐다. 지난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시내 봉황대 일원에서 개최된 신라예술제는 경주예총이 주관해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선보였다.

특히 ‘세 그루 아래 만나다’라는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판타지 타임슬립 뮤지컬은 경주예총 산하 국악, 음악, 연극 협회 간의 협업으로 구현됐으며, 그밖에 제50회 신라문화제를 기념하기 위한 사진, 문인화, 미술 작품 전시인 ‘다시, 경주를 노래하다’가 진행됐다. 또 국악협회의 ‘육부촌 풍물퍼레이드’, 연예예술인협회의 ‘시민화합한마당’, 문인협회의 ‘향가·시낭송’, 미술협회의 야외드로잉 퍼포먼스 및 전시 ‘경주를 담다’ 등이 신라예술제 기간 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11월 24일 진행된 제50회 신라문화제 평가보고에서 지역예술인의 협업을 이끌어낸 시도는 좋았느나 시연자 중심의 콘텐츠 기획과 다각도의 효율적인 운영방안 재검토가 요구됐다. 보다 구체적인 사항으로는 ‘예술성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 기획’과 ‘콘텐츠 기획단계부터 명확한 수요자 예측이 필요’, ‘야외공연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연출방안 필요’, ‘예술제 개최 장소 및 프로그램 등의 재검토’, ‘콘텐츠별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과감한 결단’ 등이 요구된 바 있다.

신라예술제 참여 기준의 모호함으로 인해 소외감을 느꼈다는 예술인 A 씨는 “신라예술제에서 재정적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과 예술인들 간에 진정한 소통의 공간이 형성되는 것”이라면서 “신라예술제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의 선정 기준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만 신라예술제에 관심을 가져도 충분히 성공적인 예술제가 될 것”이라면서 “경주예총이 주관하는 예술제인 만큼 소외되는 지역예술인 없이 진정으로 시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제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주예총 김상용 회장은 “신라예술제 예산 삭감은 예술인 전체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의 예술제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경주지역 예술인들의 역량과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한 해였다”면서 “신라예술제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 각 협회별 답습이 아닌 독창적인 콘텐츠 개발에 노력할 것이며, 전문가 영입 등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해 내실있는 신라예술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예술제의 질과 지역예술인과 지역민의 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이는데 집중해 더욱 성장한 신라예술제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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