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출신 예성호 도예가, 락쿠연기전 통해 인간의 고유함 전달

오선아 기자 / 2023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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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지문을 새겨 넣은 듯한 작품은 작업자의 삶의 궤적이며, 흔적이다.
경주출신 예성호 도예가의 여덟째 개인전 ‘락쿠연기(煙器)전’이 26일까지 인사동 통일화랑에서 열린다.

대학원에서 환경도자와 도자조형디자인을 연구한 예성호 도예가는 이번 전시에서 지문을 통해 락쿠라는 변화무쌍한 도자예술에 담아내고 있다.

락쿠는 독특한 도예기법 중 하나로, 전체 제작 과정이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흙과 물로 성형한 도자기를 가마에서 불로 달구어 만들고, 그것을 톱밥에 묻혀 연기를 내며 그을린 후 물에 담가 냉감시켜 색깔과 질감이 바로 눈앞에서 확인되는 기법이다. <사진>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그 관계의 일부로 지나치게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개인의 순수성과 고유함이 상실되는 것.

이러한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원이나 사각형 같은 간단한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해 지문을 단순화하고 추상화했다. 곡선, 직선, 점, 면 등을 활용해 지문을 연출했으며, 이러한 지문은 개인의 고유함과 순수성을 상징하는 도구로, 현대 사회의 획일화된 관계 구조를 비판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예성호 도예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이 지닌 외적 고유함 중에 유일하게 공통 속성을 지녔음에도 서로 다른 흔적, 바로 지문은 단일화, 획일화되지 않는 인간 고유 정체성의 대표적 표식”이라면서 “획일화된 틀 속에서도 복제되거나 변치 않는 진정한 인간 정체성의 현재와 미래,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고유함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예성호 도예가는 단국대 대학원 도예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도자도형디자인 박사과정에 있다. 현재 한국기초조형학회 정회원, 한국도자학회 회원, 대한민국환경미술대전 초대작가, 국제조형미술협회 추천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서울, 대전, 인천, 여주에서 8번의 개인전과 40여회의 단체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미소 도예공방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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