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마애불 지지암반 침하 ‘보존대책 마련’ 시급

국립문화재연구원 중점관리대상
문화유산 점검 결과 공개
첨성대 등 국보·보물 등 6건 C등급
골굴암 마애여래좌상 등 2건 E등급

이상욱 기자 / 2023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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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에 설치된 ‘변위계 및 상시계측시스템’. <제공: 국립문화재연구원>

5㎝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경주 남산열암곡 마애불상을 지지하는 암반이 침하하고 있어 보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나타났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지난 8일 공개한 ‘2022년 중점 관리 대상 문화재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열암곡 마애불상의 점검 결과 주의관찰이 필요한 C등급을 받았다.
열암곡 마애불은 지난 2007년 5월 경주남산에서 발견된 엎어진 상태로 발견된 불상이다.

발견 당시 불상은 머리가 아래쪽을 향한 채 엎어진 상태였지만 오뚝한 콧날과 아래쪽 바위 사이 간격이 불과 5cm 떨어져 원형이 보존된 상태였다.

발견 이후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불상을 세우기 위한 용역을 수차례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국립문화재연구원의 점검 결과 암반 침하가 확인돼 불상을 안전하게 보존·관리하기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구원은 마애불상이 있는 암반의 상·하부와 중심에 센서를 설치해 수치를 측정한 결과 암반 침하 또는 미끄러지는 현상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19∼2022년까지 계측 결과를 보면 암반의 중간부가 수직 방향으로 최대 6.5㎜까지 침하했다”며 “상부는 경사면을 따라 최대 3.1㎜가량 미끄러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3년간 계측한 내용을 보면 불상의 오른쪽 이마, 대좌(臺座·불상을 올려놓는 대)의 오른쪽 부분 등 오른쪽에설치한 센서 변화량이 왼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향후 불상을 안전하게 보존·관리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암반 상부(불상 하부)에서 최대 21㎜가량, 하부에서도 9㎜ 내외의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최근 주변 정비 등이 이뤄졌으나 향후 지진 등으로 큰 폭의 침하 또는 미끄러짐이 발생할 수 있어 근본적인 보존 방안을 수립해 안정적인 상태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년에 평균 2㎜ 정도 변화가 있었다면 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경주시에 결과를 통보했으며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첨성대 동측 기단부 미미한 침하 지속 국보인 ‘경주 첨성대’ 역시 꾸준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의 모니터링 점점 결과 ‘C등급’으로 평가받은 것.

분석 결과 첨성대 몸체와 기초부에서 눈에 띄는 구조적 변형은 없었으나, 기단부에서 침하 여부를 계측한 수치가 일부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재 표면의 오염도 역시 유형에 따라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원은 2016년 지진 이후 기울기 수치 변화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고, 상단정자석 가운데 일부는 2018년 대비 5㎜가량 안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 모니터링(관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북측 기단부는 초기 대비 -2㎜ 내외에서 증감하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동측 기단부는 침하 수치가 미미하지만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석재의 표면 풍화 상태는 비교적 건전하고, 생물오염의 활력도 비교 결과에서도 오염이 급격히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보탑 기단부 상부 빗물 고여 현장관리 필요

국보인 ‘경주 불국사 다보탑’은 석탑서측면 북측 옥개받침석에서 염풍화와 박리·박락, 균열이 발견돼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원이 보존처리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석탑의 일부 표면에도 박리·박락, 입상분해, 지의류 서식이 발견돼 보존처리 후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또 석탑 기단부 상부에 빗물이 고이며 기단 내부로 침수되는 현상이 발견돼 배수로 주기적 점검과 청소 등 상시적인 현장관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따라 다보탑의 관리등급은 주의관찰에 해당하는 ‘C등급’으로 판단했다.

↑↑ 석굴암 석굴 전경. <제공: 국립문화재연구원>


석굴암 내 제6상(야차상) 보존조치 필요

역시 국보인 경주 석굴암 석굴도 ‘C등급’을 받았다. 조사 결과 석굴암 내·외부, 공조실 돔 등의 균열부에서 추가적인 변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조 설비와 관련해 지반 전달 진동도 기준치 대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설비의 안정적 운용과 장기적인 미세진동 영향을 감안해 공조 설비를 실외에 별도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팔부신중 제6상(야차상) 왼쪽 팔에서 박리·박락이 확인돼 보존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분황사 모전석탑 백화현상 확대

국보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은 지난 1915년 해체수리에 사용된 석탑 내부 보수물질로 인해 표면을 하얗게 만드는 백화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원은 백화 발생 물질의 유출 방향이 변경·확대되고 있어 주기적인 점검과 보존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원은 “백화현상은 1층 탑신석 남쪽면 우측과 동쪽면 좌측에서 추가로 발견됐고, 백화발생 물질의 유출방향은 탑신 중심으로 변경·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2017년부터 2022년까지 3회 모니터링 분석 결과 빛을 이용해 식물체 생육을 진단하는 정규화식생지수가 평균 0.008로 양호하지만, 향후 모니터링을 위해 주변 수목 정비가 필요한 것으

로 진단했다. 연구원 모니터링 결과 분황사 모전석탑 역시 ‘C등급’을 받았다.


석빙고 천장 석재 일부 균열 등 발견

보물인 석빙고는 주의관찰이 필요한 C등급을 받았다. 연구원은 석빙고 천장인 홍예 좌우측을 중심으로 석재 균열과 박락, 표면 오염 등이 부분적으로 확인돼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석재 표면 박리의 경우 실내 온·습도 변화에 따라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빗물에 의한 내부오염, 변색, 생물 피해, 부분적인 토사 유입 등이 확인돼 주기적인 현장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석빙고 동·서측 및 북측 벽면의 석재에는 배부름이 확인되나 진행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악동 마애여래삼존상 ‘E등급’

선도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보물 ‘경주 서악동 마애여래삼존상’은 수리에 해당되는 ‘E등급’을 받았다. 
마애여래삼존상의 본존불 좌우측면에 다수의 수직·수평·교차 방향의 다양한 불연속면이 발달돼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특히 마애여래삼존상을 받치고 있는 암반 균열의 진행양상이 우려돼 손상을 지연시킬 수 있는 장기적 보존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암반의 가장 자리와 상부에 초본류, 좌측 불상 주변에는 지의류 등의 생물피해가 확인되는 만큼 보존처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연구원은 “암반의 가장자리와 상부, 좌측 불상 주변에 생물로 인한 피해가 확인돼 보존처리가 필요하다”면서 “학술연구 결과와 암반의 재질적 특성을 고려한 보존방안 마련과 함께 지속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굴암 마애여래좌상 암반 보존상태 취약

보물인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도 수리가 필요한 ‘E등급’을 받았다. 마애여래좌상은 응회암 재질로 높은 공극율과 약한 강도로 인해 조각 부분의 박리박락, 입상분해, 탈락 등 표면손상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하부는 공 동화에 따라 구조안정성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또 본존불 좌우측면에 불연속면이 수직과 수평, 교차 등 다양한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고, 다층형태인 것으로 나타나 지속적인 관찰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암반 표면 오염 또한 2018년부터 넓어지고 있으며, 강장가리와 상부 등은 초본류 등의 생물이 확인돼 보존처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원은 “암반 전체의 보존 상태가 매우 취약한 상태이며, 암반 표면풍화 및 하부 공동부에 대한 보존처리가 필요하다”면서 “경주시가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에 대한 보존처리를 올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지난해 점검한 중점 관리 대상은 국보, 보물, 사적 등 총 26건이다. 이 가운데 ‘주의 관찰’ (C등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례는 총 17건이었고, ‘정밀 진단’(D 등급)은 1건, ‘수리’(E 등급) 8건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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