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뮤지엄 ‘계림’건립, 시의회서 ‘제동’걸려

경주시의회 임시회서 관련 안건 ‘목록삭제’
예산 2배 증액된 ‘문화예술창작소’는 통과

이상욱 기자 / 2023년 1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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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이 투자해 경주 엑스포공원에 조성하려는 미디어아트뮤지엄 ‘계림’이 경주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지난 3일 열린 제278회 경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미디어아트뮤지엄 ‘계림’ 건립을 위한 2023년도 제5차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이 ‘목록삭제’돼 수정가결됐다.

경주시에 따르면 ‘계림’은 덱스터스튜디오 등이 223억원을 투자해 경주 엑스포공원 내 2만9910㎡ 부지에 연면적 8730㎡,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건물 내부에는 전시실과 사무실, 주차장 등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20일 경북도와 경주시, 덱스터스튜디오, 문화유산기술연구소, 재단법인 문화엑스포는 ‘계림’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었다.

당시 업무협약에 따르면 계림은 명화와 추상적인 공간을 소재로 하는 타 미디어아트와 달리 신라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독창적 콘텐츠로 꾸며진다고 밝혔다.

아시아 최대 VFX스튜디오·실감콘텐츠 전문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와 대한민국 대표 디지털헤리티지·문화유산 콘텐츠 전문기업인 문화유산기술연구소의 협업으로 어디서도 접할 수 없는 독창적 역사문화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이었다. 또 협약에 따라 경주시와 경북도, 문화엑스포는 사업부지 제공과 행정 지원 등을 맡고, 덱스터스튜디오와 문화유산기술연구소는 콘텐츠와 하드웨어 구축·운영 등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업무협약 체결에 이어 이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 후 지난 6월 경북도 공유재산심의와 8월 경북도의회 공유재산심의에서 원안 가결되는 등 순항했다. 하지만 이번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일단 제동이 걸린 것.

앞서 열린 시의회 문화도시위원회 안건 심의에서는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높았다.

의원들은 먼저 사업 부지인 경주 엑스포공원은 도·시유지와 국유지로 사업자가 일정기간 무상사용 후 운영권을 넘기는 기부채납 기간을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또 기부채납 기간이 대부분 15년 이상인데 운영권 이관 후 노후된 건물의 보수, 유지 등 관리비 또한 부담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일부 의원은 미디어아트뮤지엄 콘텐츠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기도 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지역의 문화유산 등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뮤지엄의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으로 경주 문화관광자원의 디지털 대전환을 선도하고, 지역 관광산업의 진흥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심의에서는 목록삭제 동의안이 발의돼 결국 안건은 통과하지 못했다.



물천분교에 조성하는 문화예술창작소 ‘원안가결’

폐교된 물천분교에 추진하는 문화예술창작소 조성과 관련 예산 증액과 사업내용 변경을 위한 2023년 제5차 경주시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이 이번 임시회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지난 8대 의회에서 통과될 당시 사업비 35억원으로 폐교된 물천분교를 리모델링한다는 것이 주요 계획이었다.

하지만 건축물 정밀안전점검 진단결과 E등급을 받아 리모델링이 불가해짐에 따라 폐교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하는 것으로 사업 내용을 변경하기 위해 이번 임시회에 상정한 것. 이에 따라 사업비도 당초 35억원에서 8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사업비는 전액 시비로 충당한다.

사업 규모도 당초 부지 9550㎡에 폐교 건물 877.22㎡를 리모델링하는 것에서 연면적 1361㎡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폐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한 뒤 오는 2026년까지 건물 내 창작실, 전시실, 체험장, 야외공원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문화예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기반시설 확충을 통해 문화예술도시 경주의 위상제고와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고 제안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8대 의회에서도 제기됐던 건물 노후화 문제, 향후 운영비 부담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원안 가결한 경주시의회와 두 배 넘는 예산증액을 추진한 경주시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당초 경주시는 2020년 물천분교를 시립미술관 건립 후보지로 정했다가 2021년 문화예술창작소로 변경했고, 당시 시의회에서도 한 차례 보류 끝에 통과되는 등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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