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산 박대성 ‘소산수묵 : 개방과 포용’展

박대성 화백의 화업과 동시대 미술계 끼친 영향 조망

오선아 기자 / 2023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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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성, 코리아판타지, 2022, Ink on paper, 1200x500, 솔거미술관 소장.

그림의 섬세한 선들에 시선을 던지는 순간, 고요하게 펼쳐진 수묵의 세계에 서양화의 기법과 정신이 끼어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수묵 기법과 서양화의 관점이 조화롭게 융화된 작품이었다. 소산 박대성 화백의 화업과 그가 동시대 미술계에 끼친 영향을 조망하는 전시 ‘소산수묵 : 개방과 포용’이 경주솔거미술관 박대성관 전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소산 박대성 화백의 90년대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한데 모아진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또 임서와 소산체 연구를 통해 이뤄낸 수작들과 올해 석굴암과 불교 최고의 교리를 통해 그려낸 미 발표작 ‘인드라망’도 함께 선보인다.

박 화백은 과거의 법도와 기법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수묵 기법을 지키면서도, 창조를 위해 서양화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녹여낸다. 그림의 모든 선과 면, 그리고 색상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작가의 끊임없는 탐구 정신과 실험적인 정신인 것.

↑↑ 박대성, 불밝힘굴, 2009, Ink on paper, 122.5x242.5cm, 솔거미술관 소장.

전통을 지키되 창조를 위한 개방과 포용,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동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한 박 화백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을 보는 이는 그 풍경을 통해 작가의 끊임없는 창조력과 개방적인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박대성 화백은 명필가와 명화가의 먹선을 따라가며 호흡과 흐름을 배우는 하도 작업을 통해 자유로운 필치로 붓을 운용하는 방법을 오랜 시간 동안 연구했다. 그의 독창적인 수묵화법은 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부각됐으며, 그 중 ‘천년배산’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 박대성, 천년배산, 1996, Ink on paper, 88x243.5cm, 솔거미술관 소장.

‘천년배산’은 수묵의 법도와 기법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접근법에서 벗어나, 서양화의 관점과 동아시아 3국의 수묵기법이 융화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오랜 하도작업을 통해 얻어진 탄탄한 기초와 다양한 장르의 기법을 포용하고 적용하는 실험적인 작가정신이 반영돼 있다.

부단한 노력과 포용을 통해 현재의 소산 수묵을 완성한 박대성 화백은 한국 수묵화의 대가이자 대표 작가로서 유럽과 북미 등을 순회하며 소산 수묵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김성조 사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소산 선생의 독창적인 수묵화법과 그 완성 과정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면서 “관람객들이 소산 선생의 수묵에 대한 집념과 정신을 작품을 통해 느끼고, 스스로를 통찰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시는 내년 6월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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