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금령총·서봉총 금제 허리띠 보물된다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예고

이상욱 기자 / 2023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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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령총에서 발굴된 금제 허리띠. [제공: 문화재청]

신라시대 고분문화를 보여주는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와 ‘경주 서봉총 출토 금제 허리띠’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 등 문화유산을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31일 예고했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발굴할 당시 출토됐다. 이 허리띠는 꾸밈 장식의 크기가 작은 편인데, 다른 신라 무덤에서 나온 드리개 장식보다 길이가 짧아 무덤 주인을 미성년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금실이 감긴 연필형(원뿔형) 드리개와 곡옥의 모자 부분에 난집(장식에 테두리를 만들어 보석 등을 물리는 방법)을 두르고 유리를 채워 넣어 장식한 방법 등은 유일한 사례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이 무덤은 발굴 당시 부장품 가운데 특이한 금제 방울이 들어 있어 ‘금령총’이라 부른다.

금령총은 무덤 내부에 직사각형의 구덩이를 파고 덧널을 설치한 신라 특유의 돌무지덧널무덤으로 발굴 당시 출토된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는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또 이듬해인 1963년엔 ‘금관’이 보물로 지정됐었다.

↑↑ 금령총에서 발굴된 금제 허리띠. [제공: 문화재청]

또 다른 고분인 서봉총에서 1926년 발굴한 금 허리띠는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유물이다. 이 허리띠의 띠꾸미개는 금관총 출토 금제 허리띠(1962년 국보 지정)의 띠꾸미개와 더불어 가장 화려한 장식성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 또 허리띠의 드리개 장식은 대부분이 금제로 이뤄져 있고,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금제 허리띠 중 드리개 길이가 가장 길다.

서봉총 금제 허리띠는 띠꾸미개 내부 문양, 드리개 장식 기법 등으로 볼 때 신라 금제 허리띠 중 가장 먼저 제작된 황남대총 남분 허리띠와 가장 마지막으로 제작된 금령총 허리띠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신라 금제 허리띠 제작기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어 학술적 의미가 높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서봉총은 스웨덴의 한자인 ‘서전(瑞典)’의 ‘서’ 자와 봉황의 ‘봉’ 자를 합쳐 지었다. 일제강점기 조선을 방문한 스웨덴의 왕자가 봉황 장식의 금관을 발굴해 별칭을 붙였다.

쌍무덤의 북분에 해당하는 서봉총에서 발굴된 금관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됐으며, 금제 귀걸이, ‘연수원년신묘(延壽元年辛卯)’ 기록이 있는 은제 합 등 많은 유물들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들 무덤에서 발굴된 허리띠는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크고, 신라 금제 허리띠 제작 기술의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문화재청은 △부처 앞에 깨끗한 물을 담아 바치는 도구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 음각앵무문 정병’ △조선의 개국공신인 복재(復齋) 정총(1358~1397)의 유고 시문집인 ‘복재선생집’ △안동 선찰사의 목조석가여래좌상과 복장 유물 등
을 각각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된 ‘부안 내소사 동종’(구리로 만든 종)을 국보로 승격하기로 했다. 부안 내소사 동종은 정교한 장식과 기법으로 고려 후기 걸작으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국보와 보물로 지정 예고한 이들 문화유산에 대해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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