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난해 사망자수 2713명 ‘역대 최대’

사망 원인 1·2위는 순환계통 질환과 암
80세 이상 초고령자 사망 전체의 58.7%

이상욱 기자 / 2023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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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주지역 사망자수가 ‘2713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주지역 출생아수는 처음으로 1000명 선이 무너진 ‘981명’으로 집계돼 인구 자연감소는 1732명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사망자 중 질병에 취약한 80대 이상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매년 빨라지고 있는 고령화가 지역 내 사망자수 증가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지역 사망자는 2713명으로 1년 전보다 401명(14.8%) 증가했다.

통계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1998년 사망자수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전체 사망 원인 1·2위는 심장·뇌혈관·고혈압 등 순환계통 질환(550명, 20.3%)과 암(540명. 19.9%)이었다. 이어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378명, 13.9%)이 3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폐렴 및 만성하기도 등 호흡계통 질환(298명, 11.0%), 코로나19·호흡기 결핵 등 특정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294명, 10.8%)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사고 등 질병이환 및 사망의 외인(179명, 6.6%), 치매 등 신경계통 질환(177명, 6.5%), 간 질환 등 소화계통 질환(101명, 3.7%), 당뇨병 등 내분비, 영양 및 대사 질환(80명, 2.9%), 비뇨생식계통 질환(73명, 2.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80세 이상 초고령층 사망률 증가

사망자수 증가 추세는 특히 80세 이상 초고령층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경주지역 8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사망자에서 차지한 비중은 58.7%(1593명)였다.

2021년(55.9%)보다 2.8% 포인트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2년(40.5%)과 비교하면 무려 18.2%p 늘었다.

경주지역의 가파른 고령화에 더해 노인층에 위협적인 코로나19의 질병적 특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고령화 영향은 노인성 질병의 급격한 사망률 증가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치매로 인한 사망은 121명으로 전년 대비 27.3% 늘어났다. 노인성 질병인 고혈압의 사망자수도 1년 새 43명에서 69명으로 37.7% 증가했다.



‘자살률 크게 증가’ 예방위한 환경 조성 시급

지난해 경주지역 자살률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이 감소한 반면 경주지역은 오히려 늘어난 것.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지역 자살사망자는 80명으로 전년보다 14명(17.5%)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도 32.0명으로 1년 전보다 5.7명(17.8%)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의 자살사망자는 1만2906명으로 전년보다 446명 감소(3.3%)했고,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도 25.2명으로 0.8명(3.2%) 감소한 반면 경주지역은 증가한 것.

경주지역 최근 5년간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은 2018년 32.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27.9명, 2020년 27.7명, 2021년 26.3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급상승했다.

지난해 경북 평균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6.8명으로 경주시보다 5.2명 작았다. 도내 23개 시·군 중에서는 청도군(52.9명), 봉화군(42.9명), 영천시(42.5명), 영양군(37.2명), 고령군(36.2명), 영주시(33.6명) 다음으로 7순위였다.

이에 따라 경주시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다각도의 자살 예방사업을 추진하고 범사회적 예방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원인불명 사망자수 최근 3년간 크게 늘어

지난해 경주지역에서 숨진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망자수가 37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순환계통 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자수 다음으로 많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원인불명 사망자수는 전년보다 28명(7.4%) 늘어난 37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전국의 원인불명 사망자 수는 4만4038명으로 전년보다 6205명(16.4%) 늘어났다. 1997년 4만4100명을 기록한 뒤 2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원인불명 사망은 세계보건기구(WTO) 사인분류 지침에 따라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 징후와 임상 및 검사의 이상 소견’ 항목으로 분류된다. 이 항목은 식별분류 코드로 알파벳 ‘R’이 부여되는데 이런 이유로 흔히 ‘R코드’ 사망으로도 불린다.

경주지역에서는 1990년대 300명을 웃돌던 원인불명 사망은 200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4년 93명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20년 252명, 2021년 350명, 2022년 378명 등 3년 연속 크게 늘어났다.

대표적인 원인불명 사망 유형으로는 고령화에 따른 ‘노쇠’인데 이로 인한 지난해 사망자수가 214명으로 전체 원인불명 사망의 절반을 넘었다.

노쇠 이외 원인불명 사망자는 지난해 164명으로, 이들은 원인을 추정할 수 없는 ‘달리 부류되지 않은 증상·징후’ 사망으로 집계된 것.

통계청 관계자는 “원인불명 사망은 사망자가 늘어나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최근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당국의 철저한 원인 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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