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마을 무첨당 안주인 신순임 시인, 시집 ‘탱자가 익어 갈 때’ 펴내

솔직하고 아름다운 시로 순수한 시인의 삶 표현

오선아 기자 / 2023년 0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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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순임 시인이 최근 펴낸 시집 ‘탱자가 익어 갈 때’ 표지.

미뤘던 모시 한복 풀 먹이고/다림질하는 한낮/면티 해바라기 가슴팍 착 엉개붙어/고인 땀방울 빨아들이는데/콩국수 시켜놓았다는 지인 전화/입은 대로 뛰쳐나갔더니/골프웨어 입은 중년 부인 옆자리/앉고 보니 양말 구멍 꽤나 크다//콩국수 한 그릇 비울 동안/대자리 앉아 눈 내리깐 샤넬 가방 피해/치마 속 숨어 에어컨 바람 쬔 엄지발가락/쥐 내려도 찍소리 한 번 못 지르고/읍내라 깔본 심보, 수백 번 더 나무라고/지인이랑 옳게 눈 못 맞추고/사거리 신호까지 어기며 당도해/패댕이 친 양말/세탁기는 애기 다루듯 한다// 
-신순임의 시 ‘아줌마’

솔직하고 아름다운 시로 순수한 시인의 삶을 이야기하는 신순임 시인이 최근 시집 ‘탱자가 익어갈 때’를 발표했다.

양동마을 고택 무첨당의 안주인인 그녀는 그동안 시가와 친가의 삶, 그리고 미풍양속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소소한 일상과 자연을 진경산수화로 그려내 독자들의 마음에 안정감을 선사한다.

시집은 ‘가짜뉴스’ ‘패랭이’ ‘탱자가 익어 갈 때’ ‘연모’ ‘콩죽’ 등 5장으로 구성돼 총 75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특히 청송과 안동 지방의 토박이말이 사랑스럽게 녹아있는 작품들은 시인이 직접 그린 표지 그림과 어우러져 작품에 풍미를 더한다.

신순임 시인은 “여섯 번째 시집을 출간하면서 점차 잊혀져 가는 전통문화에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친가와 시가의 미풍양속들을 채록하고 고증받으며 정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했다”면서 “안녀자의 역할을 벗어나기도 했지만 첫 시집을 내는 듯한 설렘으로 시집을 준비했다. 아직 부족한 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토속적인 멋과 품위를 간직한 사투리가 녹아 있는 시를 지속적으로 창작할 계획이며, 전통 유교 문화가 이어지고 있는 양동마을 무첨당 종부로서, 현대 사회와 멀어진 미풍양속을 환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신순임 시인은 경상북도 청송 출신으로, 월간 조선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문단 등단했다. 현재 한국 현대시인협회 회원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 ‘무첨당의 오월’ ‘앵두세배’ ‘양동물봉골이야기’ ‘양동물봉골이야기 둘’ 그리고 ‘친정나들이’를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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