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공주 무덤서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 확인

쪽샘 44호분 10년 발굴 성과 공개
말다래, 직물 등 최초 확인 사례 많아

오선아 기자 / 2023년 07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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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샘44호분에서 발굴된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 재현품.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분에서 비단벌레 장식을 한 새로운 형태의 말다래가 확인됐다.
또 삼국시대 직물 중 삼색경금과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 등도 최초로 확인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4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시사회를 갖고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쪽샘44호분 발굴 10년간의 대장정을 마친 성과를 대중에게 공개했다.

5세기 후반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에서는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를 비롯해 바둑돌, 금동관, 금동신발 등 총 780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은 착장 장신구와 부장유물 조합의 정밀분석을 통해 44호분의 주인공은 키 130cm 내외, 10세 전후로 추정되는 신라 왕실 공주로 추정했다.

실제 발굴일 수 총1350일 조사과정을 통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돌무지덧널무덤의 전체 구조와 축조 공정을 복원했다. 또 보존과학, 의류직물학, 토목공학, 지질학 등 여러 학문과 협업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 성과를 냈다.

특히 2020년 발굴조사 당시 주인공의 머리맡에 마련된 부장 공간에서 수백점이 확인됐던 비단벌레 금동장식이 말다래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 비단벌레 말다래 발굴모습.

말다래는 말을 탄 사람의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아래에 늘어뜨리는 판으로, 그간 신라고분에서 출토된 말다래는 모두 하늘을 날아오르는 천마문양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쪽샘44호분에서 발굴된 말다래의 바탕틀은 대나무 살을 엮은 편조물 위에 직물을 여러겹 덧댄 양식으로 천마총 출토 ‘죽제 천마문 말다래’와 유사한 구조다. 반면 비단벌레 1쌍을 올린 나뭇잎 모양 ‘금동심엽형 장식’과 ‘보요구반구형장식’, ‘금동대’로 구성된 영롱화고 화려한 꽃무늬 패턴으로 제작된 말다래는 첫 사례다.<사진>

심현철 특별연구관은 “비단벌레 금동장식을 십자 형태로 만들어 장식한 말다래는 신라고분에서는 처음 확인됐고, 이러한 모티브가 경주 주변으로 퍼져나간 현상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밝혔다.

앞서 금관총에서 비단벌레를 이용한 심엽형장식편이 확인된 바 있으며, 경산 임당 5A호에서는 금동심엽형장식과 보요부반구형장식이 일체화된 형태의 장신구가 안장과 공반돼 확인된 바 있다.

또 이번 발굴을 통해 금동관, 은허리띠, 금동신발 등에서 다양한 직물이 확인됐고, 연구소는 삼국시대 토기와 칠기의 문양을 모티브로 출토 직물 재현품을 선보이며 이해를 도왔다.

심 연구관은 “금동관에서 발견된 삼색경금은 실제로 삼국시대 직물 중 최초로 확인된 실물자료”라면서 “염색에 사용된 재료들도 최초로 확인됐는데, 홍색은 꼭두서니, 자색은 자근이 사용됐다. 그러나 황색의 경우, 연구 진행 중이며 재현품은 치자로 대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동신발에는 가죽, 견직물,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 등이 확인됐으며, 해당 직물들은 앞으로 직물연구사에 중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2020년 발견된 금동관 주변 폭 5cm의 유기물 다발과 다발을 감싸고 있는 직물흔이 피장자의 머리카락으로 확인됐다. 현미경 분석결과 유기물 다발 주변에 두개골편이 확인된 점, 황성분이 검출된 점 등을 미뤄 사람의 모발로 추정되는 것. 이로써 1cm 내외 두께로 모발을 모아 직물로 감거나 장식한 흔적을 통해 고대인의 머리장식, 꾸밈새를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확보됐다.

쪽샘유적 발굴관이란 이름으로 유적지 전체를 반구 형태의 건축물로 덮고 있는 쪽샘 44호분은 관광객들이 많이 밀집돼있는 황리단길, 대릉원과 인접해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현장이다.

앞으로 쪽샘유적발굴관의 활용에 대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원 측은 “보존 방향이 결정되기까지 약 2년 동안 유적 보존 및 연구를 위해 고분을 발굴한 역순으로 실제 고분을 축조하는 고분재현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정부혁신과 적극행정의 하나로 발굴성과 유물의 출토·보존처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다양한 체험 행사를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국민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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