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 좋아 경주서 ‘경주곰탕’ 연 최창호 대표

“어머니표 가마솥 곰탕으로 경주사람들과 살겠습니다”

박근영 기자 / 2023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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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을 펴고 경주곰탕을 설명하는 최창호 대표.

경주는 인구가 계속 줄어 이제 25만명도 채 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처음 경주시와 월성군을 더해 33만명이 넘었을 때와 큰 차이다. 경주의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젊은이들이 학업과 취업을 위해 큰 도시로 떠난 것도 원인이고 출생률 저하로 유년 인구가 대폭 줄어든 이유도 크다. 그런 가운데 경주의 미래 도시경쟁력과 성장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부정적인 현상이 드리운 경주에서 제대로 한 번 살아보겠다고 과감히 뛰어든 젊은 사업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것도 경쟁 치열한 ‘곰탕’을 테마로 먼저 경주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연이어 전국적인 선풍을 일으켜 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지닌 채다. ㈜저스틴 에프엔티(Justin FnT) 최창호 대표는 순전히 경주가 좋아 경주로 사업의 근거지를 옮긴, 경주로서는 무척 고맙고 반가운 사업가다.

최창호 대표가 어머니 이복선 여사와 함께 곰탕 사업을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족들을 챙기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원래 음식솜씨 좋기로 소문났던 어머니가 코로나19로 외국에 나가 사는 자녀들과 손자들에게 건강을 챙겨주겠다며 만들기 시작한 것이 곰탕이었던 것. 당시 최창호 대표는 중국 베이징에서 화학 관련 소재들과 반도체 관련 무역에 주력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익히 먹던 어머니의 곰탕을 대하고 나서 건강 먹거리 사업에 눈뜨게 되었다.


↑↑ 경주곰탕의 먹음직한 모습


어머니 곰탕의 특징은 가마솥과 꼬리만 사용하는 것, 인터넷에서 호평 후 아라정원1·2호점, 경주곰탕까지 이어져!

“어머니 곰탕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었습니다. 바로 ‘가마솥’인데 어머니는 저희 어릴 때부터 가마솥을 매우 귀하고 실용적으로 여기셨어요. 어머니 곰탕의 비법도 바로 이 가마솥에 있었던 것이고요. 특히 어머니는 곰탕 재료로 한우의 꼬리뼈만 사용하시는데 이게 진하고 구수한 곰탕 맛의 핵심이었지요!”

이렇게 해서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염려도 있었지만 이 부분에서 어머니의 고집이 워낙 완강해 결국 어머니 뜻에 따랐다는 설명이다. 요컨대 맛과 건강을 위한 어머니의 집념이 최창호 대표의 곰탕에 잔뜩 서려 있다는 것이다.

최창호 대표가 인터넷 판매에 집중한 것은 마침 코로나19로 인터넷 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이었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어서였다.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사람들을 겨냥한 ‘카우테일(Cowtail)’이란 브랜드의 어머니 표 곰탕이 인터넷 판매에서 호조를 보이고 이 곰탕을 맛본 지인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지자 최창호 대표는 2021년 경상남도 진해에서 본격적인 곰탕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진해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한 것은 마침 어머니가 겨울이면 추위를 피해 지내려고 진해에 사놓은 집이 있어서였다. 그 집을 수리해 곰탕 전문 식당으로 꾸민 것이 ‘아라정원’ 1호점이 된 것이다. 아라정원은 마침 코로나19의 맹위가 주춤하면서 요식업이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에 ‘어머니표 가마솥 곰탕’의 특별한 맛이 입소문을 타며 진해에서 2호점까지 내는 급성장을 이루었다. 그런 최창호 대표가 경주로 눈길을 돌린 데는 경주에 대한 최창호 대표 나름의 추억과 인연이 있어서였다.

“제 고향이 부산이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경주로 자주 놀러 다녔습니다. 경주가 가진 전통적인 유적들과 아름다운 환경에 사람들도 친근해서 늘 동경하던 곳이었습니다. 또 경주에서 무엇을 해서 성공하면 그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어떤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습니다”

마침 이런 생각을 하던 최창호 대표의 가슴에 급발진을 일으킬 만한 바람을 불어넣은 친구가 있었다. 이 코너 2021년 10월 14일자에 소개된 BBC글로벌 김세훈 부사장이 최창호 대표의 막역한 친구로 경주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학 재수 시절 만나 25년 넘게 돈독한 우의를 나누어오는 김세훈 대표는 진해도 좋지만 우리나라 한우의 본고장이 경주란 사실을 역설하며 최창호 대표가 경주를 곰탕사업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 합당하다고 적극 권유한 것이다.

“그래서 경주에 대한 시장조사를 해보니 경주가 역시 한우의 고장인데다 이미 경주에서 굳건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쟁쟁한 곰탕 명가들이 많았습니다. 더구나 경주는 인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속에서 사업하는 관습 같은 것이 보여 아주 조금은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 경주곰탕의 먹음직한 모습


경주 한우의 높은 브랜드와 품질, 경주라는 전통성이 향후 마케팅을 위해서 매우 유용할 것이라 판단!!

그러나 천년한우를 비롯한 경주 한우의 신뢰도 높은 브랜드와 최고품질의 경주 한우를 활용하는 한편 어느 도시도 따라 올 수 없는 ‘경주’라는 전통성이 향후 전국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 확신한 최창호 대표는 주저 없이 경주행을 선택했다.
여기에 어머니 역시 경주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을 매우 흡족하게 여겼다. 어머니는 최창호 대표에게 경주에서 곰탕을 끓이면 전국의 관광객들에게 자신의 손맛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었다고. 그 결과 경주 읍성 근처인 북성로 114에 3호점 격인 ‘경주곰탕’이 지난 5월부터 자리잡게 된 것이다. 경주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친구인 김세훈 대표와 그의 경주 지인들이 물심양면, 손발 벗고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고.

“식당 이름을 ‘경주곰탕’이라 지은 것은 앞으로 경주 분들과 어울려 오래도록 함께 살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이제 당당한 경주사람이 된 만큼 경주를 보다 사랑하고 아끼겠다는 의미도 담았고요”

최창호 대표는 처음 시작을 관광지역이 아닌 구도심에서 곰탕집을 연 것에 대해서도 ‘우선 경주시민들께 공정한 평가를 얻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 경주에서 시작한 사업인 만큼 무엇보다 경주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곰탕집이 되어야 관광객들이나 전국적인 브랜딩에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경주에서 사용하는 모든 재료는 일체 경주에서 생산되는 한우로 전격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경주에서 사업하는 만큼 당연하게 경주의 한우산업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데다 경주 한우의 우수한 품질을 충분히 검증했기 때문이다.

그런 한편 최창호 대표는 막상 경주에서 곰탕집을 열어 보니 처음 가졌던 선입견에 비해 경주분들이 훨씬 친근하고 맛에 대해서도 열려 있는 분들로 여겨졌다면서 신라가 천년 전 세계적인 국제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이 사람들에 대한 넓은 포용력 덕분이었을 것인데 경주시민들에게 그런 기질이 숨어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최창호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를 나오고 중국으로 유학, 중국 베이징〔北京〕 대학교에서 국제법 석사를 마친 후 SK에너지(구 유공)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며 자신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어 퇴사하고 상하이〔上海〕에서 ㈜저스틴 에프엔티를 창립, 화공제품과 중국 반도체 소재를 한국의 업체에 공급하는 비즈니스를 진행해 왔다. 현재도 반도체 소재를 비롯 아라미드 소재의 원료, 일반 화학제품 원료 등 전반적인 화학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최창호 대표에게는 최근 들어 만만치 않게 성장한 곰탕사업을 제 궤도에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고 앞으로는 이 일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을 각오다. 그 말인즉 앞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경주에 집중하겠다는 말이다.

“앞으로 어머니와 함께, 또 경주 시민들분들과 함께 좋은 곰탕을 만드는 데 혼신을 다 하겠습니다. 저도 경주사람이 되었으니 따듯하게 맞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최창호 대표를 만나면서 그가 반드시 경주에서 성공하기를 응원했다. 그가 경주에서 성공하는 것은 단순히 낯선 외지인이 경주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누구건 실력과 신뢰만 갖추면 경주에서 뿌리내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귀중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그래야 인구절벽 경주가 되살아나는 새로운 희망의 빛이 퍼지지 않을까? 최창호 대표와 경주곰탕이 경주에 안착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내일을 위한 경주의 새로운 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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