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아트센터, 새로운 클래식 허브로 만들겠습니다

5월19일, 개관공연으로 출항하는 태승진 대표이사

박근영 기자 / 2023년 05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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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공연장 한쪽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는 태승진 대표이사.

클래식 음악은 모든 음악의 기본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쓰임이 있다. 교향악단이나 발레, 오페라는 기본이고 영화, 연극, 뮤지컬, 드라마, CF 등 음악을 배경으로 하는 예술 장르들에 빠지지 않고 쓰인다. 각종 전시회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도 클래식은 중요하게 대접받는다.


그러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은 서울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등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여기에 80만 부천 시민의 문화적 저력을 기반으로 서울과 경기, 인천을 아우르는 새로운 클래식 허브로 떠오르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 ‘부천아트센터’다.


1445석의 콘서트홀은 이미 각종 언론이 다투어 보도할 만큼 유명세를 탔다. 아름답고 포근하게 설계된 콘서트홀은 보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질 만큼 정겹다. 4576개 파이프와 63개 스탑, 4단 건반, 2대의 연주 콘솔로 이뤄진 파이프오르간은 세계적인 클래식 전용 홀의 위엄을 뽐낸다. 천장에 설치된 상하 구동형 음향반사판과 벽체 배너 커튼을 동시에 활용한 세밀한 음향 조정은 잔향시간을 만석 시 2.11초까지 구현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클래식에 최적화된 다양한 구조와 기능들은 보기만 해도 감탄할 지경이다. 여기에 304석의 소공연장, 공연을 위한 넓고 기능적인 연습장, 이를 뒷받침하는 한편 소규모 전시회가 가능한 31평 규모의 갤러리 등이 부천아트센터의 자랑이다.

↑↑ 녹음을 위한 연습이 진행되는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풍경.


클래식에 최적화된 1445석 콘서트홀, 필리프 헤레베허 & 상젤리제 오케스트라 등 국제적인 음악단, 장한나, 조수미, 조성진 이어지는 화려한 공연 러시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이 멋진 아트센터의 초대 대표이사가 경주출신의 태승진 대표이사라는 사실이다. 태승진 대표이사는 지난해 4월 초대 부천아트센터 대표이사로 부임한 후 1년 동안 직원들을 뽑고 그들과 함께 아트센터가 갖춰야 할 세부적인 소프트웨어들을 갖춰오는 한편 개막공연을 비롯한 각종 주요 공연을 섭외하며 지내왔다. 부천시는 1988년에 이미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보유할 만큼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높고 부천시립합창단이 있어 이 두 단체의 아트센터 입주와 업무협의가 중요한 업무이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오는 19일 역사적인 개관을 앞두고 마지막 세부적인 조율에 들어갔다.


“부천시는 문화적 열정과 수준이 매우 높은 도시입니다. 부천시 문화예술을 주도하는 공직자들도 매우 진취적이고 공연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요. 덕분에 1년 동안 스스럼없이 일해 올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부천은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부천만화박물관과 부천영상만화진흥원 등이 운영되고 부천세계비보이대회가 열릴 만큼 문화에 대한 열정과 이해가 높은 곳으로 소문나 있다. 그런 문화에 대한 성숙된 의식이 부천에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세울 수 있었던 바탕이다.


서울예술의전당에 공채2기로 입사해 32년 동안 각종 요직을 두루 거쳤고 그중에서도 클래식 공연의 활성화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태승진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라는 특성이 마음에 들어 부천아트센터 공개 채용에 응했다고 회고한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부천아트센터에 근무할 수 있다면 처우나 연봉 같은 것을 다 무시해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이곳에서 원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 콘서트홀과 연결된 집무실 TV앞에서 포즈 취한 태승진 대표이사

그런 태승진 대표이사의 열정은 앞으로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릴 공연의 대강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5월 19일 개관공연으로 부천의 자랑인 장윤성 지휘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이 오르간 이민준, 바이올린 임지영 등 쟁쟁한 연주자들과 함께 대망의 서막을 장시한다. 이후 5월 20일에는 필리프 헤레베허가 지휘하는 상젤리제 오케스트라의 공연(5월 20일)과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5월28일)이 공연한다. 6월에는 장한나 & 빈 심포니(6월 13일), 베르네 – 메클러 오르간 튜오 리사이틀(6월 17일), 요렐 페비 & KBS교향악단(6월 25일)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7월에는 조수미와 베를린 필 12첼리스트 공연(7월8일) 공연에 이어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7월9일)이 연이어 열린다. 이들이 연주할 모차르트와 베토벤, 브람스와 드보르작, 바흐와 멘델스존, 바그너, 스트라빈스킨, 슈만은 공연 목록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이들 공연들은 공연단의 위용에 걸맞게 대부분 티켓 발매와 동시에 매진되어 명실상부 부천아트센터의 출발에 청신호를 켰다. 


태승진 대표이사와 지난 해 7월 1일자로 근무를 시작한 부천아트센터 사무국, 이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부천시 문화예술 관련 공직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져 보이는 대목이다. 마침 2023년은 부천시가 시 승격 50주년을 맞는 해다. 문화도시 부천의 면모가 부천아트센터의 개관과 국제적인 수준의 공연들로 인해 한껏 빛을 발하게 된 셈이다. 여기에 약 20회로 예정된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기공연은 부천의 문화적 자부심을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


“클래식 음악은 수많은 클래식 팬들의 관심으로 탄탄한 저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부천이 지역적으로 수도권 서쪽의 클래식 애호가들의 요구와 좋은 공연에 열광하는 팬들의 열정에 부응하는 새로운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한편 태승진 대표이사는 앞으로 부천아트센터의 뛰어난 시설을 이용해 국내외 음악단체들의 리허설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이미 지난해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리허설을 통해 ‘좋은 소리’와 ‘좋은 음향’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또 아트센터 서측 벽면에 설치된 16m X 9m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아트센터 공연의 사전홍보와 주말 저녁 시간 공연영상물 상영회, 공연단과 협의를 거쳐 공연의 실시간 송출 등으로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공연을 보여줄 계획이다.


↑↑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태흥진 대표이사


문화발전 위해 기성세대 포용력 필요, 공연에 투자하는 비용 단순하게 계산해 평가할 수 없어

그런 한편 태승진 대표이사는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린 마음도 도시 문화가 발전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하며 비단 부천 뿐 아니라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모든 지자체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좋은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에 이런 부분에 대한 투자에 관대할 것을 부탁한다.


“공연 자체의 사업에 투자되는 직접적인 예산을 가지고 일일이 다소를 따지기 시작하면 문화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좋은 공연이 열리고 관객이 넘치면 공연 외적으로 다양한 부수효과들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한편 문화에 대한 세대 간 이해가 상충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기성세대들이 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우리 세대는 어렵고 가난했던 시대를 지나오면서 상대적으로 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습니다. 클래식만 해도 향유하고 싶어도 몰라서 할 수 없는 상황이지요. 또 문화를 위해 돈을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요.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우리 세대와는 다른 자유로움을 가지고 있고 문화를 소비할 줄도 압니다. 부모에게 용돈을 타서라도 공연을 보겠다는 것이지요. 이럴 때 기성세대들이 기꺼이 새로운 세대의 밑거름이 되어 주어야 문화가 발전할 수 있고 새로운 세대들은 또 그 후대를 위한 기반이 되어주는 순환이 문화발전의 토대가 되겠지요!”


태승진 대표이사는 “이제는 개미와 배짱이 동화도 개미가 노래하는 배짱이를 배척하지 않고 개미들이 배짱이의 노래를 힘든 노동의 활력으로 삼는다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소개하며 음악이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태승진 대표이사는 경주와 관련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그 자신 서울예술의전당에 근무하던 20여 년 전, 경주에서 당시의 유망한 젊은 음악인들과 세계적인 심사위원들이 함께 하는 캠프를 열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런 기회가 발판이 되어 국제적인 음악가들이 탄생하는 작은 계기가 되지 않았겠느냐며 지난 일을 회고했다.


“경주라는 도시는 특히 다른 도시와 달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도시인 만큼 그에 걸맞는 수준 높은 공연도 필요합니다. 그게 경주를 보다 경주답게 하는 요체일 것입니다!”


태승진 대표이사는 자신의 오랜 경험을 가지고 언젠가 경주에서도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더 이상 행복할 수 없겠다는 말과 우선은 부천아트센터가 제 궤도에 오르는데 혼신을 다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경주고 졸업 후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나와 서울예술의전당 공채2기로 문화예술과 인연을 맺은 독특한 이력의 태승진 대표이사가 이제 바야흐로 대한민국 최고의 클래식 허브의 신화를 향한 대장정에 들어섰다. 부천아트센터의 눈부신 활약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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