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적 시각으로 바라본 ‘탑’

경주출신 건축가 정상현 씨가 쓴 ‘塔의 신비를 찾아서’ 발간

오선아 기자 / 2023년 0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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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책부록에 첨부돼있는 9층탑 개념도 도면.

문화재인 탑을 역사·문화적 배경이 아닌 건축적인 측면으로 바라본 책이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주출신 건축가 정상현 씨가 쓴 ‘塔의 신비를 찾아서’가 최근 시공문화사에서 출간된 것.


이 책은 수많은 전란을 거치면서 대부분 소실돼 이제는 그 형상조차도 추측하기 어려운 신라와 백제탑의 본모습을 구현한 의미있는 기록서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문화재를 코믹하게, 사투리와 농담이 섞여 않게 쉽게 읽히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찰주본기와 삼국유사 등의 기록, 그리고 축조될 당시 귀중한 탑의 모습을 남기기 위해 선조들이 바위 등에 새겨 놓은 흔적 등의 사료가 그 단초가 됐다고 했다.


책은 △신라의 목탑-신라의 일반목탑, 신라의 사찰목탑 △신라의 석탑-신라의 일반석탑, 신라의 석판탑, 신라의 전탑 △백제의 석탑-백제의 석탑, 백제의 일반석탑 △백제의 목탑-백제의 사찰목탑 등 총 4파트로 구성돼 있으며, 탑의 사진과 도면을 엮은 별책을 부록으로 첨부됐다.


저자 정상현은 “2002년 우연히 마주한 옥룡암 바위에 희미하게 새겨진 9층탑의 신비를 마주하며 긴 여정이 시작됐고, 이후 20여년간의 현장답사와 사료분석을 통해 이 책이 출간된 것”이라며 “이 책을 통해 단순히 건축구조물의 범위를 떠나 삶의 지혜와 과학적 축조술이 녹아있는 선조들의 신비로운 건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선조들의 문화유산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 다음 세대들에게 선조들의 훌륭한 건축물의 본모습을 전해주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라며 “이 책이 과거 지혜롭고 과학적이었던 선조들을 만나는 건축역사서이자 교양서가 되길 바라며, 언젠가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의견이 같이 수렴돼 선조들의 훌륭한 작품을 완벽하게 분석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역사학자 이영철 씨는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만들었을 때 그 유용성으로 큰 화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체계에 익숙한 사람들이 망원경 보기를 거부한 것과 같이 이 책 ‘탑의 신비를 찾아서’도 한국 탑파 연구의 권위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불편한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진지한 논쟁과 토론을 통해 걸러져야 할 것”이라면서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꼭 말하고 싶은 요지는 우리 문화의 자긍심이다. 바로 ‘대리석이 아닌 화강암의 미학’인 것으로 현장감이 넘치면서도 논리적 깊이를 갖춘 저자의 신선한 충격의 배타적 지혜를 책<사진>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저자 정상현은 1954년 경상북도 경주출생으로 대구고를 거쳐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대우건설에서 10여년을 근무하며 두 차례 해외 근무를 했고, 이후 서울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며 현재 한국의 역사적 건축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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