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일 한문서당 ‘심강서당’-“글 읽는 소리 끊이지 않기를”

이필혁 기자 / 2022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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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문교육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심강서당 최태영 훈장(오른쪽)과 최상민 학생회장(왼쪽).

학생들에게 한문 서적을 무료로 제공하고 수업도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 있다. 그것도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리고 지역에서 유일하게 한문교육의 명맥을 이어가는 곳이다. 이곳은 바로 외동읍 냉천리 작은 마을 지초에 위치한 심강서당이다.

한글전용 교육 정책으로 서당에서 교육 기능은 거의 사라졌다. 현재 심강서당만이 유일한 한문교육 서당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심강서당은 해방 이후부터 운영되던 서당이다. 일반적으로 서당이 지역 양반자제 중심 교육 기능이었다면 이곳은 지역 청소년에게 한문을 가르치던 것이 시초가 됐다.
 
당시 대부분 청소년이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중학교를 진학하지 못하는 등 고등교육의 기회가 없었다. 지역 청소년들을 모아 한문공부를 시작하며 만들어진 심강서당은 배우려는 의지만 있으면 되는 곳이었다.

심강서당은 일청 최명교 선생과 벗인 정진용 선생이 훈장을 초빙해 한문교육을 시키던 것이 시초다. 외동 냉천리 작은 마을 지초에서 시작된 한문교육은 초빙 훈장이 작고하자 최명교 선생이 직접 아이들을 가리키며 이어갔다. 자신의 사랑방 한쪽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서당은 점차 배우려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농사일로 낮에 쓰이지 않는 마을 집을 빌려 교육하기 이르렀다.

마을 20여 호 중 사랑채가 있는 집을 빌려 글방으로 활용하며 1960년대 전후 지초마을은 글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서당골로 변하게 됐다.

이후 시간이 흘러 전통적인 서당이 현대교육에 밀려 교육 기능을 잃었지만 심강서당은 유일하게 전통 한문 수업을 이어가는 곳으로 남게 된다.

심강서당은 유고경전과 한문을 가르치는 서당으로 이곳에서 배움을 익히는 학생들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초등학생부터 백발의 노인들까지 모두 이곳에서 글 읽기를 개을리 하지 않고 있다. 60이 넘은 어르신도 이곳에서 학생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다.
 
오랫동안 서당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회장 최상민 씨는 “매주 수요일은 아이들이 한문 수업을 받고 월요일과 목요일은 논어와 맹자 등 성인 교육이 이뤄진다”면서 “한문을 통해 선조의 가르침을 알아가고 이를 현 시대에 반영하며 한문 교육을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심강서당은 최명교 선생의 손자인 3대 최태영 훈장이 사라져가는 전통 인성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한문 교육은 전통문화를 잇는 일이라 말했다.

그는 “한문을 알지 못하면 뜻을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전통을 잇고 한문을 통해 인성교육도 바로 서야 한다” 면서 “현재 교육이 지식 위주로 인성교육 부족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인성 교육이 필요한 시기다. 인성이 필요한 사회에서 한문 교육이야말로 인성 교육에 적합하다. 많이 읽고 많이 되새기며 행동하는 것이 바로 한문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최 훈장은 ‘서당에 글 읽는 소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라’는 최명교 선생의 유훈을 받들어 심강서당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많은 시민이 한문을 익히고 알아가는 데 작은 보탬이 되려합니다. 심강서당에서 책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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