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예술인, 화랑 성장 이끄는 아트페어

아트제주, 콘텐츠 질적향상 초점
키아프 5년간 프리즈와 공동개최

오선아 기자 / 2022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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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아프 2022.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가 공동개최되며 국내미술시장에도 많은 변화와 시도가 이어졌다.

NFT를 기반으로 젊은 작가들은 트렌디하게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새로운 컬렉터인 MZ세대들이 급격히 미술시장에 유입되면서 컬렉터의 세대 변동이 이뤄지고 있는 요즘이다.

코로나19로 전체적인 경기가 위축된 상황임에도 미술경매시장은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아트페어 현장에는 역대급 관람객과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단색화 작가나 해외 유명작가의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신진작가 혹은 덜 주목받던 작가들의 작품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분할소유권 및 NFT 아트에 대한 관심과 디지털 친화적인 MZ세대의 미술시장 진입으로 온라인 미술시장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는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연스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진 부분도 있겠지만 미술품이 각종 세금에서 자유롭다는 것 역시 그들이 미술품에 주목하는 이유다.

경주에서도 지난달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경주HICO에서 ‘2022경주아트페어’를 개최했으며, 47개의 부스에서 현대미술, 조형, 미디어, 디지털 아트 등의 미술품을 선보였다.

투자와 감상이라는 미술품의 양면성으로 탄생한 아트테크를 시도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변화하는 미술시장의 흐름에 맞는 경주아트페어의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아트제주 2022.

#아트제주 2022
난 8월 4일부터 나흘간 롯데호텔제주 컨벤션에서는 아트제주2022가 열려 역대 최다 관람객과 매출을 기록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사)섬아트제주과 주관, 롯데호텔제주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후원한 이번 아트제주는 총관람객 1만3000여명이 찾았으며 작품 거래액 32억여원을 잠정 달성하며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다.

아트제주 2022는 ‘ART WILL MAKE US DREAM’이라는 슬로건 아래 여성, 흑인, 장애인, 90년대생 등 MZ 세대의 다양성 키워드와 기후변화와 같은 세계적 이슈에 초점을 맞춘 작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건용, 이배, 김춘수 등 포스트 단색화 작가들과 베르나르 프리츠, 아야코 로카쿠, 마키 호소카와, 존 버거맨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해 지금 미술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 총 1300여점을 선보였다.

이우환, 김창열 등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김춘수, 오병욱, 이근화, 남관 등 국내 중견 작가의 작품이 다수 판매됐고, 해외 작가로는 요셉보이스, 카우스, 앤토니리스터, 타파즈와 아돌프테가 등이 컬렉터 품에 안겼다.

또한 제주 출신 또는 제주 이주 작가를 조명한 특별전 SPOTLITE도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받았으며 2, 30대 MZ세대 작가들이 현장에서도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세계 100대 컬렉터 중 한 명인 아라리오 김창일 회장이 아트제주 패어장을 방문해 특별전에 참여한 작품을 포한 20여점 가량을 구입했다는 후문이다.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진행된 이번 아트제주는 30대가 전체 관람객의 3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방학 등 휴가철을 맞아 자녀와 함께 소장할 작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가족 단위 컬렉터가 늘어나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아트제주의 새로운 양상을 보였다.

더불어 현대카드 프로젝트로 마련된 국제레지던시 가파도 AiR의 올해 입주작가인 영국 출신 앤디 휴즈, 이탈리아 출신 아그네스 갈리오토, 김유선, 지니 서, 안정주&전소정 작가도 특별전으로 참여해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게다가 웹사이트를 통해 아트제주 출품작을 미리 볼 수 있는 ‘온라인 뷰잉룸’을 오픈해 행사 시작 전부터 컬렉터들의 기대를 모았으며, 7월 한 달간 열린 컬렉터 양성프로그램인 ‘아트제주 아카데미’를 통해서도 많은 미술 애호가들을 발굴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

#아트제주 2016, 제주 새로운 도시브랜드
2016년 7월 제주에 국내외 갤러리 40여개가 참가하는 최대규모 아트페어가 중문 롯데호텔 제주에서 문을 열었다.

제주를 국제적인 예술 관광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국내외 갤러리들 간의 예술 통섭을 통해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예술 사업 교류의 중심지로 만들고, 제주를 예술관광도시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창조하고자 마련된 것.

㈜아트제주가 주최, 주관한 첫 회 아트제주 2016에서는 국내주요 화랑을 비롯해 프랑스, 뉴욕, 중국 상하이 갤러리 등이 참여해 1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외에도 아트경매쇼, 특별아트세미나, 개그맨이자 서양화가인 임혁필의 커리커쳐 시연 등 연계행사를 진행하며 관람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듬해 아트제주2017은 ㈜아트제주가 주최하고 ㈜아트제주와 지역의 언론사 JIBS와 공동 주관하며 규모를 확대했다.

제주의 특성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두 번째 아트제주는 중문에 위치한 하얏트 리젠시 제주의 객실과 연회장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50여개 갤러리와 25여개 공예전 부스가 참가, 2000여점의 작품이 전시·판매됐다.

게다가 어린이 창작미술대회 ‘키즈스타’, 방송인 허수경의 ‘아트토크’, ‘아트 컨퍼런스’ 등을 진행해 잠정적 컬렉터들에게 미술시장의 장벽을 낮추고자 했다.

제주 최대 규모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한 아트제주는 2018년 3회차는 외형을 일부 축소하고 작가와 작품선정에 내실을 기하며 역대 최고 매출성과를 기록했다. 국내외 3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세계적인 작가, 엄선된 작품 1000여점을 선보였고, 나흘간 5000여명이 방문, 약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

양적향상보다 질적 향상에 초점을 맞췄던 아트제주는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했고, 올해는 호텔객실서 진행됐던 아트제주를 여름휴가철 기간에 맞춰 부스형식 아트페어로 탈바꿈했다.

아트제주 조서영 총괄팀장은 “아트제주를 찾는 분들에게는 제주의 작가들 또 관광객들에게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이 특별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면서 “여느 아트페어에서 볼 수 있지만 제주도민들은 보지 못했던 작품들, 혹은 제주만의 특별한 작품 등 보고 싶은 니즈를 충족시킬만한 작품 구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는 시설적인 한계가 있다. 새로운 컨벤션이 지어지면 모르겠지만 아직은 없다. 그러다 보니 아트페어 규모를 확장하기보다는 콘텐츠의 질적향상이 중요하다. 규모에 맞게 모든 갤러리가 고루 소개되고, 컨펌될 수 있도록 내년에는 더욱 수준 높은 갤러리와 다양한 작품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 프리즈 서울, 한화 약 600억원 대의 피카소 작품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관람객.

#미술 애호가들을 들썩이게 했던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지난달 개막해 전국의 미술 애호가들을 들썩이게 했던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프리즈는 2003년 영국에서 시작된 아트페어로 아트 바젤과 함께 세계 2대 아트페어다. 2019년 10월, 한국화랑협회는 프리즈와 서울에서 미술 장터를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아시아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던 프리즈가 키아프의 손을 잡으면서 공동 협력 체제로 아트페어 행사가 열렸다.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것이다.
 
세계적인 아트페어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만큼 보여지는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프리즈 서울에는 국내외 갤러리 110여곳이 참여했다. 행사장은 활동 기간 12년 이하의 아시아 갤러리들을 선보이는 포커스 아시아와 고대부터 20세기까지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전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들이 모인 메인 섹션으로 구성됐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뉴욕의 아쿠아벨라 갤러리에 관람객들이 넘쳐난다.
프리즈 사상 최고가인 파블로 피카소의 1937년 작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 여인’을 SNS에 인증하기 위한 MZ세대들로 가득한 것. 작품 가격만 한화로 약 600억원이다.
 
이번 프리즈서울은 파블로 피카소, 조지 콘도, 알베르토 자코메티, 앙리 마티스 등 미술책에 등장하는 거장들의 작품들도 많았으며,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유물, 로마의 대리석 조각과 이집트목조석관 등을 선보이며 세계 2대 아트페어의 위용을 보였다.

프리즈 서울은 관람객 7만명을 기록했으며, 하루 더 진행한 키아프의 방문객은 8만8000명이다.
특히 올해 런칭한 키아프 플러스는 신진 작가와 뉴미디어 아트, 그리고 NFT를 선보였다. 또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이 공동으로 기획한 토크 프로그램, 인천공항 특별전시회, 삼청 나이트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표갤러리 표선미 대표는 “키아프 2022를 통해 한국 사람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실감했다. 특히 MZ세대 고객이 증가하며 젊은 컬렉터가 많아진 것 같다. 코로나로 침체됐던 오프라인 미술시장이 좀더 활성화 됐으며, 이번 키아프를 통해 전세계 관람객들을 만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갤러리 반디트라소 안진옥 대표는 “이번 키아프를 통해 많은 MZ세대 컬렉터들을 만났다. 그들은 한국 및 해외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즐겼으며, 그들 자신의 컬렉션을 보다 다양화 할 수 있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박물관 관계자 및 해외 갤러리들은 한국 작가들 작품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이들의 작품을 해외에 선보이기 위해 상호 협력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한편 프리즈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산했던 키아프에 대해 화랑 관계자들은 5년간 프리즈와 키아프의 공동개최는 키아프는 물론 국내 미술시장, 화랑 전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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