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성장하는 ‘아트부산’과 ‘BAMA’

적극적 해외 갤러리 유치, 지역 미술 활성화 유도

오선아 기자 / 2022년 10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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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부산 2022.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가 공동개최되며 국내미술시장에도 많은 변화와 시도가 이어졌다.

NFT를 기반으로 젊은 작가들은 트렌디하게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새로운 컬렉터인 MZ세대들이 급격히 미술시장에 유입되면서 컬렉터의 세대 변동이 이뤄지고 있는 요즘이다.

코로나19로 전체적인 경기가 위축된 상황임에도 미술경매시장은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아트페어 현장에는 역대급 관람객과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단색화 작가나 해외 유명작가의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신진작가 혹은 덜 주목받던 작가들의 작품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분할소유권 및 NFT 아트에 대한 관심과 디지털 친화적인 MZ세대의 미술시장 진입으로 온라인 미술시장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는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연스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진 부분도 있겠지만 미술품이 각종 세금에서 자유롭다는 것 역시 그들이 미술품에 주목하는 이유다.

경주에서도 지난달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경주HICO에서 ‘2022경주아트페어’를 개최했으며, 47개의 부스에서 현대미술, 조형, 미디어, 디지털 아트 등의 미술품을 선보였다. 투자와 감상이라는 미술품의 양면성으로 탄생한 아트테크를 시도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변화하는 미술시장의 흐름에 맞는 경주아트페어의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아트부산과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
한국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와 함께 국내 3대 아트페어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아트부산과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인증한 아트페어다. 지난 4월과 5월 부산 벡스코에서는 제11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와 아트부산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 미술시장의 성장세는 거침없었다.

부산화랑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에 열린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국내외 164개 갤러리가 참여 했으며, 작품 5000여점이 전시돼 약 250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65억원보다 무려 3.85배나 많은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350억원 매출을 기록한 아트부산은 올해 21개국 133개 화랑이 참여, 완판 릴레이를 펼치면서 올해 76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아트페어에서 처음 있는 판매 기록이다.

↑↑ 아트부산2022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작 ‘Picture at an Exhibition’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적극적인 해외 갤러리 유치, 국제미술행사 ‘아트부산 2022’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작 ‘Picture at an Exhibition’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Picture at an Exhibition’는 로스앤젤레스 스튜디오 안에서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그림을 감상하는 장면을 그린 작품으로 가로 길이가 무려 8.7m에 달하는 대형 작품이다.
지난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제11회 아트부산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국내 101개, 해외 32개 총 21개국 133개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첫날부터 완판 릴레이를 펼치며 미술시장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MZ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젊은 화랑들도 관람객들의 공감대를 얻었으며, 해외갤러리들도 큰 성과를 거두며 국내 아트페어 사상 최대 매출인 76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행사장 통로에 설치된 초대형 벤치는 관람객들이 쉬어가는 장소로 인기였다.

아트쇼부산 손영희 이사장은 “한국 미술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는 현시점에서 아트부산은 해외 갤러리의 한국 진출과 동시에 국내작가가 주목받을 수 있는 장의 마련에 더욱 힘쓰며, 향후 두터운 컬렉터층이 형성되는 순기능에 집중하고자 한다”면서 “지난 10년간 경험을 발판으로 새로운 10년 향한 첫걸음인 만큼, 쾌적한 관람을 위한 갤러리 부스 환경 개선에 초점을 뒀다. 앞으로 국내외 미술기관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역으로 국내 작가가 해외에 소개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아트부산의 시작, 아트쇼부산2012
아트쇼부산은 2012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위치한 벡스코 신관 완공과 함께 벡스코와 아트부산의 공동 주최로 개최된 아트페어다.

벡스코는 시설 확충 완공을 대비해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전시 컨벤션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며 경영의 조기 정상화를 꾀했고, 국제미술행사를 추진하면서 아트쇼부산 손영희 이사장과의 협업을 진행한 것. 약 1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6월 ‘아트쇼 부산2012’는 국내 42개, 해외29개 총 71개 갤러리가 참가, 약 2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당시 협회가 아닌 민간 주관사, 부산이라는 지역색 때문에 아트쇼 부산의 성공을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지만 적극적인 해외 갤러리 유치와 마케팅 전략으로 빛을 발했다.

2015년부터는 지금의 아트부산으로 사업명을 변경해 진행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주요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참가 갤러리 수준, 방문객 수, 매출액, 운영 등 국내 최고의 점수를 기록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국내 아트페어 평가에서 키아프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해마다 아트부산을 찾는다는 미술작가 A씨는(42세, 대구시 범어동) “아트부산에 오면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과 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많은 도움도 되고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면서 “동시대 미술의 동향을 빨리 파악할 수 있어 해마다 잊지 않고 찾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미술시장은 지난 10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애호가층이 넓어졌고, 2021년부터는 MZ세대 컬렉터가 굉장히 늘었다. 아트부산은 전문 컬렉터로서의 지식과 소양, 안목을 키우는 프로그램인 YCC(Young Collectors Circle) 미술 강좌를 서울과 부산에서 개설해 미술시장 선순환 발전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밖에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돕고, 더 다양한 이들과 소통을 위해 지난 상반기 서울 강남에 아트부산 사무실을 열었다. 미술계 ‘핫이슈’로 떠오르는 NFT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아트부산과 별개의 NFT 아트페어도 매년 열 계획이다.

↑↑ BAMA 2022.

#지역미술 활성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usan Alternative Market of Art · 이하 BAMA)
지난 4월 부산 벡스코에서 제11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국내외 164개 갤러리에서 5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던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서는 독일의 명문 갤러리 ‘에스더 쉬퍼’, ‘쾨닉’ 과 국내 정상급 화랑인 국제갤러리, 가나아트 등이 참여했다. 특히 MZ세대의 새로운 감각의 갤러리들과 부산갤러리의 동시대 미술작품을 선보이며 미술시장의 흐름을 선도했다.

이번 BAMA에서는 탄소중립 생활 실천의 중요성을 인식, 환경적인 부분을 고려해 아트페어로는 최초로 플라스틱 없는 아트페어를 지향했다.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로 모든 구성품들을 구성했으며, 블루칩 특별전, K-콘텐츠와 VR, AR뷰잉 룸, 바마자체 개발 뷰잉룸 등 디지털 뉴딜 사업을 확대, NFT 등을 선보였다. 특히 NFT 공식 협찬사인 닉플레이스와의 협업을 통해 아트페어 최초 디지털 보증서 발행을 실시하는 등 NFT의 다각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를 주관하는 (사)부산화랑협회는 1980년 설립 이후, 부산, 울산, 경남 지역 50여개 주요 화랑을 주축으로 미술문화네트워크 발전에 기여해 온 단체다.

이들의 첫 번째 부산국제화랑미술제는 아트쇼부산2012와 개최 시기를 맞췄다.
같은 기간 제1회 아트쇼부산2012와 제1회 부산국제화랑미술제가 동시에 열린 것.
아트페어는 부산화랑협회 회원사들의 오랜숙원이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마이애미, 스위스 바젤도 메인 아트페어와 함께 위성페어가 진행되듯 부산화랑협회는 아트쇼부산2012의 위성페어로 다양한 구매층의 욕구를 해소하고자 함께 추진했던 것.

그렇게 부산화랑협회는 첫 번째 부산국제화랑미술제를 해운대 센텀호텔에서 자체적으로 개최했다.
부산화랑협회와 BAMA운영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1회 부산국제화랑미술제는 ‘만남-출발’을 컨셉으로 국내외 77개 화랑이 참여 800여작가의 작품 2500여점이 80개 객실에서 전시됐다. 당시 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이자 출판인인 톨만이 수집한 일본 판화를 감상할 수 있는 ‘톨만 컬렉션전’과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중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중국 현대미술특별전’ 등을 함께 진행, 행사 기간에는 홍성민 교수와 방송인 조영남 특별강의를 통해 많은 관람객을 확보했다.

이후 2013년부터는 아트쇼부산과 개최 시기를 달리해 독자적으로 해운대 센텀시티 KNN월석 아트홀에서 진행했으며, 제3회 국제화랑아트페어는 KNN과 공동 주최해 벡스코 제1전시장 1홀에서 진행했다.

당시 이우환, 박서보, 김흥수, 김춘수, 이왈종, 김병종 등 블루칩 작가들, 전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장이었던 故이두식 화백, 영화배우 하정우, 김혜진, 앤디워홀, 무라카미타카시, 쿠사마 야요이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또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들뿐만아니라 알란 찰톤, 도미니크 뮬렘, 권터 움버그, 피터 짐머만, 필립 꼬녜, 헤밀턴 아규아, 클라우디오 수자핀토 등 그동안 부산에서 보기 드물었던 작품들을 선보이며 아트페어의 위상을 높여갔다.

지역의 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인 만큼 부산화랑은 저마다 부산의 작가를 한 명 이상씩 참가시키며, 아트페어를 통해 부산 미술의 활성화를 유도했다.

2019년에는 국내아트페어 처음으로 고미술 섹션을 도입해 큰 호평을 얻었으며,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전시, BAMA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해 회화, 조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작품을 보고 살 수 있도록했다. 또한 서울 인사아트센터와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백화점에서 프리뷰 겸 컬래버레이션 전시를 진행,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5만여 관람객이 찾아 60억원의 판매총액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성과를 거뒀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제화랑아트페어는 부산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임에도 서울 및 해외 화랑을 적극 유치해 행사 전체 수준을 높이고 활력을 더하자는 취지가 성공전략이 되고 있다.

BAMA 특색으로 자리잡은 고미술섹션, 유키스의 이준영, 탤런트 김혜진, 팝아티스트 낸시랭 등이 출품한 ‘연예인 특별전’, ‘부울경’이라 불리는 경남지역 출신 11명의 신진작가 특별전과 미술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이뤄진 ‘예비작가 특별전’ 등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참신한 시도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화랑협회는 지난해부터 봄에 벡스코에서 열린 BAMA에 이어 가을 미술주간을 맞아 호텔을 예술문화플랫폼으로 활용한 부산국제호텔아트페어를 개최하고 있다.

부산화랑협회 윤영숙 회장은 “2021년 국내외 갤러리들과 미술애호가, 부산 시민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으로 국내 3대 아트페어로 성장하게 됐다. 결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부터는 수준 높은 세계적인 아트페어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 부산 화랑협회는 과학과 기술, 문화가 융합할 때 그 사이에서 창조의 꽃이 피리라는 것을 믿는다. BAMA로 인해 문화 예술로 꽃 피우고 기술과 관광으로 열매 맺는 부산의 미래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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