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잘츠브루크의 샤프베르크 산마을 이야기

이종기 시민 기자 / 2022년 0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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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프베르크산 빨간 산악 열차.

▼빨간 산악열차 탑승
우리는 잘츠브루크에 있는 샤프베르크 산 정상을 오르기 위해 8월 8일 아침, 빨간 기차를탔습니다. 이 기차는 빨간색으로 12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산악열차입니다. 그간 차량 정비는 해 오고 있지만 철로 노선은 물론, 차량 기본 틀은 그대로라고 합니다.
 
지난 역사를 되새기며, 주변 경관을 천천히 만끽하기 위해 열차제작기술이 좋아진 지금까지도 그 프레임을 바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차량 한 칸에 10여 명이 마주 보고 앉는데, 거의 45도 각도로 증기를 뿜어내며 느릿느릿 씩씩하게 올라갑니다.

노선 20여km를 좁은 철길을 따라 30분 정도 주파하는데, 나무숲을 지나고, 좁은 굴도 지나고, 잔디 능선을 지나면서 지그재그로 300여m 오르면, 중간역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잠깐 정차를 하고 나서, 삐이익∼ 기적 소리를 길게 내뱉고는 씩씩거리며 다시 오릅니다. 아래로 「볼브강 호수」와 「잘츠감머굿」 지역 주변의 아름다운 집과 마을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승객들은 차창 밖으로 손을 뻗어보기도,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 에서
종착역인 샤프베르크에서 내려, 산 정상까지는 300여m 쯤, 각자 개인별로 가벼운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걸어 올랐습니다. 잔디밭 능선 사이로 펼쳐지는 경관은 여러 가지. 푸른 하늘 맑은 공기 속에 행글라이드 하는 사람들이 새처럼 하늘을 날아, 저 아래 멀리 호수 쪽으로 날아가곤 합니다.
주변 잔디밭에 ‘사운드 오브 뮤직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인, 어린 아이들이 ’ 도레미송‘을 부르던 초원의 촬영지가 나타났습니다. 관람객들이 몰려 촬영을 하고 쉬면서, 산 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에 탄성을 지르기도 합니다.

↑↑ 사프배르크 산 정상 행그라이드.

▼샤프베르크 산 정상에서 주변 둘러보기
산 정상(해발 1783m)엔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요. 호텔, 식당, 전망대. 테이블 의자 등. 정상 둘레를 트레킹 코스를 따라 산책도 가능하지요. 저 멀리 아래로 7개 호수의 에메랄드색 푸른 강물이며, 볼프강 호수의 아름다운 경관이 보입니다. 그리고 정상 주변의 절벽 간의 아찔한 모습, 아랫마을 숲속에 있는 울긋불긋한 집들, 2시간 구경으로 사방 비유를 둘러보고 나니 가슴도 뻥 뚫리고 머리도 맑아졌습니다.

↑↑ 볼프강호수 장크트 길겐마을.

▼평화스런 볼프강 호수 마을
빨간 기차를 다시 타고 내려와 볼프강 호수를 구경하기 위해 호수 초입에 있는 마을 ‘장크트 길겐’ 에 왔어요. 오래된 중세도시의 낭만적인 모습에 평화가 가득한 듯 보이는 이 마을이, 유명한 음악가인 모짜르트의 외갓집이 있던 마을입니다.
 
어릴 때 그가 이곳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거리에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동상이 있고, 그가 어릴 때의 악기와 악보 소품들을 전시하는 모차르트 박물관도 있어요. 보트를 빌려 타고 1시간 정도 동네 앞 강변을 둘러보았어요. 초등학교 4학년 짜리 손주 녀석의 노젓는 솜씨가 어찌나 의젓한지 칭찬을 해주었어요. 언제 한번 다시 가보고 싶은 잊지 못할, 낭만적인 호수와 그 도시였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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