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마이프린세스(Dear My Princes)’ 정지원 플로리스트, “착실한 준비로 창업 위험 부담 줄였어요”

안정적인 물리치료사에서 감각 돋보이는 플로리스트로

엄태권 기자 / 2022년 0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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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꽃집은 각자 나름대로의 개성을 토대로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경주읍성에 위치한 ‘디어마이프린세스’의 플로리스트 정지원(34) 씨 또한 자신만의 감각을 꽃에 입히고 고객들이 원하는 꽃을 스타일링하고 있다.

이곳에 자리 잡은 지 2년 차.

2020년 9월 경,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창 힘들 법도 하지만 오히려 지원 씨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험을 채우는 등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주변에서도 인정할 ‘안정주의자’였던 정지원 씨를 만나 안정적인 10여년 경력의 물리치료사를 뒤로하고 꽃집을 창업한 계기, 그리고 창업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직장 생활 한계 느껴 시작한 꽃집 창업
‘디어마이프린세스’의 대표인 정지원 씨는 꽃집을 창업하기 전 물리치료사로 근무를 했다. 10여년간 직장 생활을 했지만 여러 상황에 한계를 느끼게 됐다고.

“물리치료사는 괜찮은 직업입니다. 급여를 비롯해 전문성을 띠고 있기에 좋은 일이었죠. 하지만 결혼 준비를 하게 되고 먼 미래를 생각하면서 조금씩 직장 생활의 한계를 느끼게 된거죠”

결혼을 앞두고 준비로 인해 잠시 직장을 쉬었던 지원 씨는 쌓여있는 경력과 차후 출산 등으로 인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평소 관심을 갖고 좋아한 플라워스타일링.

“오래전부터 꽃을 좋아했어요. ‘1주일에 한 번은 식탁에 꽃을 바꾸자’는 생각을 할 만큼 꽃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원데이 클래스를 듣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직장 생활의 한계를 알게 되고 회의감이 들기 시작해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창업이었죠. 이왕 창업하는 김에 수익창출과 동시에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자라는 생각에 꽃집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감각과 손재주가 좋았다는 정지원 씨는 원데이 클래스 강사의 호평에 많은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창업을 결정하며 지원 씨는 많은 준비를 하게 됐다. 먼저 기본적으로 전문 기술 획득을 위한 국가자격증인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남편과 상의해 창업 초기 비용을 틈틈이 모은 것이다.


“본격적인 창업을 앞두고 남편의 든든한 응원이 있었기에 창업이 가능했어요. 아무래도 창업은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이기 때문이죠. 창업을 준비하며 혹시 모를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최소 6개월은 수입이 없더라도 버틸 수 있게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다행히 창업을 한 후 예상보다 꾸준한 고객, 단골 고객들이 생겨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죠”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고 있던 2020년 9월 오픈한 ‘디어마이프린세스’는 주변의 우려를 깨고 조금씩 자리를 잡아나갔다.

코로나로 인해 웨딩, 기념일, 돌잔치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연기됐지만 정지원 씨는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노력했다.

“주변에서는 코로나에 창업을 한다고 많이들 걱정했어요. 물론 코로나가 없어 오픈하자마자 주문이 많으면 좋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한 코로나 시기에 부족한 경험을 채우는 등 장기적인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했죠. 생각보다 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주셔서 빠르게 꽃집 운영이 안정됐죠”


■고객과의 소통이 중요한 플로리스트
지원 씨는 플로리스트를 준비하거나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만의 스타일을 꽃을 통해 표현하는 능력과 고객의 취향을 빠르게 파악해 고객이 원하는 꽃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 또한 필요하고 말한다.

“일단 꽃집을 창업하려면 기본적인 기술이 필요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이전에도 취미 생활을 위해 수업을 듣기도 했지만 창업에 앞서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꽃집 창업에 앞서 창업자들은 시스템을 통해 교육을 받기에 기초는 다들 비슷한 거죠. 여기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꽃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꽃집과 차별화된 스타일, 자주 바뀌는 트렌드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방향까지 모두 꽃을 통해 표현해야 하는 거죠”


정지원 씨는 예약을 통해 주문 제작이 가능한 ‘디어마이프린세스’의 운영 방식에 과거 물리치료사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도 전했다.

“‘디어마이프린세스’는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방문하면 상담을 통해 원하는 스타일을 파악하고 제작을 하는 거죠. 그러다보니 꽃을 제작하는 시간보다 상담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예전에 물리치료사 시절 환자와의 소통을 자주했던 경험이 현재 고객과의 대화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환자나 고객 모두 원하는 걸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청년 창업지원, 그들에게 기회 제공
정지원 씨는 정부나 지자체의 청년 창업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금 더 체계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창업에 대한 생각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소한의 지원을 통해 기회를 제공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무런 기준이 없이 지원을 하거나 경쟁력이 없는 콘텐츠에 대한 지원은 지양해야겠죠. 지원에 대한 확실한 기준과 평가 등 꼭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최근 직장을 두고 창업을 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어요. 원잡(one job) 시대에서 투잡(two job) 시대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창업은 ‘성공’ 아니면 ‘폐업’의 극단적인 결말이 아닌 메인과 서브의 개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직장 생활을 하며 창업을 했는데 창업한 곳이 잘 된다면 메인과 서브가 충분히 바뀔 수도 있습니다. 약간의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준비한다면 창업은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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