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품은 영화관의 변신은 ‘따봉’ !!

미사신도시 롯데시네마 도서관 기능도 함께

박근영 기자 / 2022년 07월 07일
공유 / URL복사
↑↑ 도서관을 픔은 허남시 미사신도시 롯데시네마 전경.

한때 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영화가 사양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텔레비전이 나오고 심지어 컬러 텔레비전에 초고화질을 탑재한 초대형 LED 커브드 화면까지 나왔지만 영화 산업은 오히려 탄탄대로다. 영화관에서 느낄 수 있는 몰입도와 가정용 텔레비전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음향시설과 역시 텔레비전 화면이 발 벗고 따라와도 넘기 어려운 거대 화면이 주는 즐거움이 영화시장의 아성을 탄탄히 받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스마트폰의 보급과 다양한 영상매체들의 스마트 앱 진출은 텔레비전 수요자들을 급격히 스마트폰으로 몰아넣고 있다. 스마트폰은 또 출판시장을 구렁텅이에 몰아넣기도 했다. 유튜버와 SNS, 스마트폰으로 제공되는 무한대의 콘텐츠들은 책 속에 빠져 있던 사람들을 속속 건져 올려 스마트폰 세상으로 끌어갔다. 한편에서는 이북(E-Book)이 출판 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하며 급격히 종이책을 세상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 아직도 종이 책을 읽는 50대 이상 독자들의 향수에 젖은 방어가 아니라면 책은 어쩌면 곧 사멸할 가장 선제적인 문화장르가 될 지도 모른다.

역설적이게도 스마트폰 보급에도 끄덕없는, 오히려 스마트폰과 SNS가 가장 큰 홍보 대행역할을 해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영화관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책을 끌어 안았다. 서울 근교 미사신도시에 새로 만들어진 롯데시네마 미사관에는 영화관 주변 전체를 거대한 도서관으로 꾸몄다. 그냥 책만 대충 비치해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읽기 편하게 독서용 좌석들도 넉넉하게 배치해 두었다. 손이 닿을 높이에는 각종 도서들이 전시되었고 손이 닿지 않는 부분에는 삼성동의 별마루 도서관에서 전시한 것처럼 플라스틱으로 표지와 책등을 제작한 가짜책들이 보기 좋게 전시되어 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영화 보기 전에 책을 볼 수 있어서 신선했고요. 마침 읽다가 만 책이 있어서 다음에 이북이나 실제 책으로 구매해 볼까 싶습니다”

롯데시네마에서 만난 어느 젊은 관객은 영화건 책이건 시원한 에어컨 속에 있으니 피서가 자연스럽게 된다며 영화관의 순기능을 반겼다. 영화관이 자신과 크게 상관없어 보이는 책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또 다른 문화적 효과를 보고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그야말로 따봉인 셈이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