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넘커피’ 이시환 대표-“재창업도 관심 가질 필요 있어”

카페 창업, 어떤 카페 만들지는 창업자 몫

엄태권 기자 / 2022년 06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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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를 만드는 ‘바넘커피’의 이시환 대표 

500여개의 카페가 있는 경주.
골목마다 카페 하나쯤 찾기는 어렵지 않다. 황리단길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골목당 3~4개의 카페가 들어선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문을 연 카페에서는 젊은 사장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는 만큼 청년창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업종이기도 하다.

‘바넘(BARNUM) 커피’의 이시환(34) 대표는 경주에 카페가 많은 것에 대해 타 업종에 비해 창업에 대한 접근이 쉽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본만 있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구비되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물론, 크게 힘들어 보이지 않고 깔끔한 바리스타의 모습이 카페 창업을 이끈다는 것.

이 대표는 카페가 타 업종 대비 창업이 쉽긴 하지만 그 카페를 어떻게, 어떤 카페로 남을지는 결국 창업자의 몫이라고 전했다.

‘커피 향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이시환 대표를 만나 그만의 창업 스토리와 청년창업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커피가 좋아 시작한 바리스타
이시환 대표는 젊은 나이에 비해 바리스타 경력이 길다. 올해로 15년째.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커피 만드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아르바이트로 카페일을 처음 접하게 됐다는 이 대표는 당시 커피를 넘겨받은 손님의 한마디에 바리스타에 푹 빠지게 됐다고.

“15여년 전부터 경주에도 카페가 많이 생기기 시작했고 커피가 유행했죠. 커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었기도 하고 특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제가 드린 커피를 마신 손님이 ‘커피 맛이 좋다’는 말에 이제껏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들 중에는 저와 같이 손님들의 말 한마디에 카페를 시작하고 오랫동안 운영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시환 대표는 현재 카페 2곳을 운영 중에 있다. 월성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에 위치한 ‘바넘커피’와 황오동 경주체육사 옆에 자리한 ‘COFFEEUP’이 이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다.

오픈 8개월 차에 접어든 ‘바넘커피’는 이시환 대표의 15년 바리스타 경력이 녹아든 만큼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다. ‘COFFEEUP’은 로스터리 카페로 이 대표가 8년 전에 처음 창업한 곳이다.
 
‘COFFEEUP’에서 자신의 실력을 쌓고 그 만의 경험을 ‘바넘커피’를 통해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것.
이시환 대표는 손님들에게 좋은 기억을 전해주는 카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커피를 좋아서 시작한 카페인 만큼 손님들이 ‘바넘커피’를 단순히 유명한, 이름이 알려진 카페가 아닌 커피향이 좋은, 커피맛이 좋은 카페로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손님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향과 카페 분위기에 빠져서 빈 잔을 들며 ‘어? 내가 언제 다 마셨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카페를 만들고 싶습니다”

↑↑ ‘바넘커피’ 전경.

-어떤 카페가 될 지는 창업자의 몫
이시환 대표는 예비창업자들이 카페를 선택하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카페가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편입니다. 창업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창업비용에 여유가 있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준비되는 프랜차이즈도 많습니다. 카페 운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바리스타 기술을 익혔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업종인거죠”

이 대표는 경주에 카페가 많은 것에 대해서도 좋게 바라보고 있었다.

“경주에 카페가 참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커피 수요 인구를 나누기에 수익적인 부분에서는 부정적일 수 있죠. 하지만 카페가 많은 덕분에 서로 경쟁하며, 더 맛있고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에 개인적으로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는 바리스타가 외형적으로 보이는 깔끔하고 자유로운 모습이 전부라는 생각은 경계를 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카페를 오픈하려는 분들 중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단순히 보이는 모습만 보고 창업하려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카페를 운영하면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바리스타의 모습 이면에 굳은 일도 상당히 많이 하게 됩니다. 손님들이 비운 잔을 정리하고 카페 청소부터 설거지, 그리고 간단한 배관 정비라든가 전기는 어느 정도 손을 볼 줄 알아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거죠. 이러한 부분들을 사전에 자세히 알아보고 준비한 다음 카페 창업을 진행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시환 대표는 어떤 카페를 만들지는 창업자의 몫임을 강조했다. 단순히 이익을 위할 수도 있고, 자신이 추구하는 커피에 대한 가치를 목표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 또한 아직까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라는 것.

“카페를 운영하면 당연히 수익부분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점포를 늘린다거나 운영에 대해서 아직까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요. 확실한건 커피가 좋아 카페를 창업한 만큼 커피의 향과 맛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 이시환 대표만의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바넘커피'

-재창업자에 대한 관심도 필요
이시환 대표는 8년 전 첫 창업을 했기에 창업에 대한 지원은 없었다고 회상하며, 첫 창업에 대한 지원도 좋지만 재창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 ‘COFFEEUP’을 오픈했을 때 제가 알기로는 창업자에게 지원해주는 정책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몰랐을 수도 있죠. 지금은 청년창업에 대한 지원이 많습니다. 청년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국민의 세금이 지원금으로 나가는 만큼 꼼꼼하고 세심한 준비가 필요한 거죠. 지원을 받은 창업자가 단기간에 폐업을 한다면 그만큼 세금이 낭비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첫 창업자에 대한 지원만큼 재창업자도 정책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재창업자들은 본인이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기에 더 악착같이 준비할 거라 생각합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전국적으로 재창업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지만 각종 서류와 경쟁이 심해 쉽지 않은 상황이죠. 지자체에서 재창업자에 관심을 갖는다면 그들의 경험을 처음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시환 대표는 청년들이 창업을 선택하기에 앞서 창업이 과연 본인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젊음이라는 것이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반면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는 안정적인 직장 생활이 성격에 맞지 않기도 하고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는 한계로 인해 창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창업을 선택한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상황일 것입니다. 자신의 가게를 운영 한다면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반대로 가게에 신경쓰느라 24시간 묶여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내 성격이 창업에 맞을 지, 어떤 업종을 어떻게 창업할 것인지 많은 고민과 공부가 필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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