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남면 청년농업인 홍석민 씨, “준비만 됐다면 매력적인 창업 양봉”

타 업종과 같이 농업도 많은 고민과 공부 필요해

엄태권 기자 / 2022년 04월 28일
공유 / URL복사
↑↑ 양남면 청년농업인 홍석민 씨. 그는 지자체의 지원으로 신제품 개발을 준비하는 등 도전정신을 가지고 양봉업에 임하고 있다.

양남면에서 양봉업을 하고 있는 홍석민(32) 씨. 지난해 경상북도에서 지원하는 ‘청년농업인 자립기반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는 그는 경주지역에서 양봉업을 이어가고 있는 몇 안 되는 젊은 청년 중 하나다.

20년 넘게 양봉업을 하고 있는 부모님의 뒤를 잇고 있지만 석민 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고자 다양한 시도를 준비하는 중이다.

최근 양봉업을 포함한 농업에 청년농부들이 하나둘씩 관심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다른 업종과 같이 농업도 많은 공부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농업이지만 나름대로의 매력과 장점이 있다고 말하는 양남면의 홍석민 씨를 만나 양봉업, 농업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친숙한 양봉업, 새로운 도전 중
홍석민 씨의 부모님은 양남면에서 20년 넘는 세월을 양봉업에 종사해 오고 있는 전문가다. 때문에 석민 씨는 중학생 때부터 양봉업 소일거리를 돕기도 했으며, 대학 또한 관련 학과를 선택했다.

“학창시절 부모님의 일을 도우면서 처음으로 양봉을 접하게 됐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작은 소일거리를 돕기 시작했던 것이 지금에 이르렀죠. 대학교도 양봉 관련 학과를 가게 됐고 대학원도 나오면서 현재는 새로운 제품 개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렇게 양봉업을 하고 있는 이유가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친숙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때부터 계속 봐왔고 친숙하면서도 잘 알기에 선택한 양봉업. 홍석민 씨는 젊은 청년으로 가업을 잇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신제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경상북도에서 지원하는 ‘청년농업인 자립기반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신제품 개발에 원동력을 얻게 됐다. 기존 양봉농가에서 판매하던 상당한 효능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화분을 좀 더 맛있고 쉽게 먹을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는 것.

석민 씨는 먹기가 불편한 화분을 꿀과 섞어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했으며,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북도로부터 청년농업인 지원사업에 선정돼 받은 지원금으로 제품을 만들고 포장하는 기계를 구비했으며, 식약처의 승인과 동시에 출품할 수 있게 포장지 디자인까지 완성돼 있다.

다만 국내에서 처음 승인을 받는 가공식품이라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석민 씨의 설명이다.

“벌꿀과 화분은 가공식품이 아니지만 화분과 벌꿀을 섞은 ‘꿀에 빠진 꽃화분’은 가공식품으로 분류되기에 정식 승인이 떨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하지만 꿀벌이 가져다주는 화분을 더 맛있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기에 판매가 시작되면 괜찮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경북도 지원사업으로 마련한 포장 기계.

■많은 준비가 필요한 농업창업
최근 지자체별로 청년농부와 귀농 인구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면서 농업창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홍석민 씨는 창업으로서의 농업은 상당히 괜찮은 업종이지만,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농업은 외식업을 비롯한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자본금이 적게 듭니다. 특히 양봉업은 작은 부지에서도 충분히 꾸려 나갈 수 있기에 매력 있는 업종입니다. 기본적으로 농업은 일 년 동안 고생을 하게 되면 최소한의 수익이 보장되는 편입니다. 또한 정책적인 지원도 다양합니다.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교육, 컨설팅과 같이 전문지식을 갖춘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의 지원도 타 업종에 비해 많은 편이기 때문이죠. 다만 농업에 대해 너무 쉽게, 육체적으로만 일을 한다고 판단해 무작정 창업을 한다면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특히 시나 도의 정책적인 지원 외에도 개인적인 창업자의 공부가 추가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농사를 짓거나 양봉업을 하면 최소한의 수입은 보장됩니다. 물론 고생한 만큼 벌지는 못하죠. 농업은 생산부터 판매까지 직접 해야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양봉업을 예로 들면 꿀벌들을 관리해서 꿀을 담아 도매로 넘기거나 온·오프라인에 판매를 할 수 있죠. 도매로 넘기게 되면 많게는 50%까지 수입이 감소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새로 양봉업에 도전하려면 꿀벌 관리법부터 온·오프라인 판로 구상까지 많은 고민과 배움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석민 씨는 양봉업을 비롯한 농업에 대한 정보나 경험을 SNS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으니 꼭 참고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농업에 연륜이 있고 경험이 많은 분들 중에 자녀들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늦게나마 영상과 자료를 SNS에 올리는 방법을 배워 본인들의 경험을 농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기도 합니다. 결국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요즘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거죠”

■청년창업, 매력적인 농업
홍석민 씨는 경주에도 제법 많은 청년농업인들이 생겨났지만 본인과 같은 가업을 잇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아이템과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농업에 뛰어들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청년들이 농업에 관심을 갖고 창업을 시작한다면 기존의 방식과는 또 다른 창의적인 것들이 생겨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서다.

“저도 아직 어린 나이라 뭔가 조언을 하기는 어려운 입장입니다. 하지만 젊은 청년들이 농업에 관심을 갖고 뛰어든다면 경주의 농업도 많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단순히 벌꿀이나 화분 등 양봉의 부산물만을 판매하는 것보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다른 양봉농가와 차별화를 가져 오고자 도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길이 쉽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벌에게 쏘여서 부은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많은 준비와 고민,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타 업종과 비교해도 매력적인 업종이 농업이라고 생각합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