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 전문점 ‘오늘호두’ 김대용 씨, “창업, 많은 고민과 절박함 있어야…”

엄태권 기자 / 2022년 0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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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야 볼 수 있는 간식거리 중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호두과자’.
평상 시에는 좀처럼 쉽게 접할 수 없는 이 호두과자를 경주에서 전문적으로 만들어 파는 곳이 있다. 바로 ‘오늘 호두’.

김대용(39) 씨는 호두과자라는 친근하면서도 흔하지는 않은 아이템으로 창업해 6년째 ‘오늘 호두’를 운영해 오고 있다.

오늘 호두를 운영해오면서 경험을 쌓기까지 여러 방면으로 고민도 많이 했고 힘들기도 했다는 그는
청년창업을 위해서는 ‘멘토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열정과 절박함이 있어야 흔히 말하는 ‘자리 잡기’가 가능하다고 전한다.
경주읍성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오늘 호두’의 사장 김대용(39) 씨를 만나 그만의 창업 이야기와 청년창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전공을 살린 창업
김대용 씨의 고향은 부산이다. 그가 이곳 경주에서 ‘오늘 호두’를 창업하게 된 것은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하고 경주사람인 배우자를 만나면서다.

서라벌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를 졸업한 대용 씨는 보문관광단지 한 리조트에서 근무를 하게 됐고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 경주에 정착하게 됐다.

“경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를 만나게 됐고, 그렇게 경주에서 지낸지 20여년이 흘렀네요. ‘오늘 호두’는 당시의 직장을 그만두고 경주에 정착을 하기 위해 시작을 하게 됐던 거죠. 벌써 6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창업의 길에 들어선 김대용 씨는 윗세대와 아래 세대 전부 좋아할 법한 아이템을 찾던 중 호두과자를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실제 호두과자로 창업을 하기까지 길진 않은 시간이지만 깊은 고민을 거듭했다는 대용 씨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호두과자’와 꼭 필요한, 주식이 아닌 기호식품으로서의 ‘호두과자’ 사이에서 생각이 많았다고 한다.

“호두과자가 여러 연령층에서 인지도가 있지만 굳이 먹어야할 필요까진 없는 기호식품이었죠. 과거 경주에 호두과자 전문점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현재는 없기에 괜찮다는 생각과 기호식품이라 과연 잘 될까라는 고민이 컸었죠”

창업준비부터 시작까지 2개월 남짓 소요가 됐지만 전공을 살린 창업이어서 그나마 적은 시간이 소비됐다고 김대용 씨는 말했다.

“요즘 창업하시는 분들을 보면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창업을 위한 아이템에 대한 고민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작을 하기도 하거든요. 물론 저도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전공을 살렸기에 시간을 단축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음식이든 다른 것이든 창업에는 최소 6개월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6개월의 시간에는 품목을 정하는 것부터 직·간접적인 경험치를 쌓는 시간인거죠”


■창업에 필요한 요소 ‘멘토와 절박함’

대용 씨는 창업을 준비하던 때와 지금 창업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창업자들을 위한 가장 필요한 것은 ‘멘토’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누군가 약간의 방향성과 경험을 전해줬으면 창업자들이 조금 더 쉽고 잘,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또한,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경주에서도 이런 ‘멘토’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전했다.

“제가 창업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누군가의 조언이었습니다. 지금은 6년간의 경험과 루틴이 쌓였지만 불과 2~3년 전만 해도 힘이 많이 들었죠. 최근 경주시에서도 많은 예산을 투입해 청년창업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렇게 지원 받은 청년창업자들이 경험을 전해받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결국 아이템이 좋아도 경험부족으로 창업한지 불과 1~2년 만에 정상괘도에 올라가지도 못한 채 문을 닫게 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하는 거죠. 단순히 청년창업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기 보다는 예산과 함께 이러한 멘토 시스템을 구축해 연결시켜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용 씨는 이런 경험을 전해주는 멘토 못지않게 창업에 중요한 요소로 창업자의 ‘절박함’이라고도 했다. 열정도 중요하고 도전 정신도 중요하지만 절박함이 없다면 길게 나아가기 힘들다고.

“창업은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청년창업자의 경우 누구 못지않은 미래를 향한 열정으로 창업의 길을 시작하게 되는데 지자체의 지원으로 창업을 할 경우 ‘절박함’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템은 좋은데 자본금이 부족하다면 정책지원금으로 해결할 수도 있겠죠. 다만 여기에 추가로 창업자의 투자가 있어야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하겠죠”

■고객들 신뢰의 중요성
김대용 씨의 ‘오늘 호두’는 상호에서 보듯이 오늘 만든 호두과자만을 판매하고 있다. 배우자와 함께 고민해 결정한 ‘오늘 호두’에서 주는 첫인상만큼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전했다.

“처음 음식을 맛본 손님은 만족하지 못했다면 다음은 없습니다. 반대로 첫 손님이 만족했다면 그 손님으로 인해 더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게 되죠. ‘오늘 호두’도 손님들을 위해 호두과자와 호두파이로 메뉴를 단순화했습니다. 단순화한 만큼 메뉴에 대한 연구와 변화되는 날씨에 대비해 온도나 반죽 등 조절해서 최상의 제품을 만드는 저만의 노하우를 가지게 됐습니다. 손님들에게도 변하지 않는 맛을 전달할 수 있게 됐고요. 그래서 현재까지 가게를 운영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늘 호두’를 찾는 고객을 위해 판매 후 남는 제품들은 전량 지역 내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한편으로는 아까울 수 있을 법하지만 전날 남은 제품을 다음날 팔게 된다면 ‘오늘 호두’라는 상호로 얻은 신뢰가 의미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해진 수량이 없기 때문에 어떤 날은 남기도 하고 부족하기도 합니다. 어제 수량이 부족했다고 오늘 조금 더 많이 만들면 오히려 더 손해를 보기도 하죠. 또한 ‘오늘 호두’는 당일 판매하지 못한 제품들은 지역 내 복지시설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오늘 남은 제품에 대한 미련을 깨끗하게 지울 수 있기 때문이죠”

대용 씨는 청년창업자들에게 본인의 이야기가 ‘멘토’로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희망했다.

“호두과자가 아닌 무엇이든 괜찮은 아이템이 있다면 도전해보길 권합니다. 다만 많은 고민과 절박함, 그리고 사업체에 대한 애착이 생기는 여러 시도도 좋다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오늘 호두’라는 상호명부터 로고, 간판, 실내 디자인 등 직접 참여해 고민했기에 더 많은 애착이 생겼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고민에서 호두과자라는 한 우물을 팠기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거 같습니다. 이러한 창업 경험이 지역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청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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