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둔치 친수공간 자리매김까지 오랜 세월 걸려

1990년 10월 개발필요성 나온 뒤 2004년 완료
남천과 서천 잇는 ‘수변문화 힐링로드’ 조성 중

이상욱 기자 / 2022년 04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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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친환경 공간으로 시민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는 ‘서천둔치’의 옛 모습은 어땠을까?
32년 전 본지 기사에 담긴 사진 한 장에는 그때 당시의 서천 풍경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왼쪽 사진>
사진에는 하천 제방과 바로 밑에서 무성히 자라 오른 수풀, 그리고 강물 줄기 등 개발 전 모습이 담겼다.

↑↑ 본지 45호에는 1990년 당시 서천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서천 둔치 개발 필요성이 제기된 사실을 보도했다.

본지 45호(1990년 10월 26일자)에는 홍수 때 재해를 막기 위한 콘크리트 제방만 있었던 사진과 함께 당시 서천의 개발 필요성을 제기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천년 경주의 역사를 지켜온 젖줄 서천을 현실과 부합되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개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서천의 개발은 지역사회에서 처음으로 제기되는 방안이어서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전한다.

이 같은 의견은 지역발전연구회 정기세미나에서 나왔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했다.

또 개발 방안으로는 기본적으로 고속도로 진입로 부근에서 유림까지 4km를 전면적으로 추진한다는 것. 세부적인 내용으로는 여름철 우수기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물넘이둑을 서천교를 중심으로 2개 이상 설치해, 물넘이둑 안쪽을 가능한 한 호수로 만들고, 하천 바닥은 준설해 퇴적물로 인한 범람을 막는다는 것이다.

또한 강변은 양쪽 모두 제방을 일정한 높이까지 쌓아 이면도로와 분리하고, 제방 아래에 각각 고수부지를 조성해 호수와 함께 시민 위락시설로 사용하는 한편, 제방과 고수부지 지하에는 현재 시내에서 흘러들어오는 오수를 처리할 수 있는 오수관을 매설해 유림 아래쪽으로 정화 처리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보도했다.

이에 드는 예산은 하천 바닥을 준설해 나오는 골재와 모래를 재산으로 처분할 경우 오히려 예산을 충당하고도 남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서천 개발이 현재의 기대대로 추진된다면 서울의 한강변 개발과는 달리 고도로서의 상징성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조경 전문가의 참여와 강변도로와의 조화 여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했다.

이 같은 제안이 경주시 정책으로 정해지고 예산이 반영된 것은 1993년으로 추정된다. 1994년 8월 23일자 본지 제215호에는 그해 상반기 주요 시책사업 추진 상황에서 서천고수부지 조성 관련 예산이 포함된 것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당시 본지는 예산 1억원을 들여 잔디식재, 객토 등 서천고수부지 조성 사업을 설계 중에 있다는 내용을 도표를 통해 보도했다.

이후 제220호(1995년 1월 1일자)에는 경주시 신년 추진 사업으로 ‘서천 고수부지 정비’ 사업에 대해 요약 보도했다. 당시 기사에는 ‘경주시는 서천 고수부지를 더 확충하고 지난해까지 정비한 공간에는 생활체육시설(3만4280㎡)과 부대시설(1만2520㎡)을 만들 예정이다’고 했다.

생활체육시설은 잔디축구장, 배드민턴장, 사이클링장, 족구장, 배구장 등이고, 부대시설은 산책로, 진입로, 계단, 배수시설, 주차장 등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도면으로 이 계획을 상세하게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완료되지 못했고 주차장 용도로만 사용돼왔지만, 현재 서천둔치의 기본 틀이 정립된 시기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서천둔치 개발 전과 공사 진행 모습, 그리고 완료된 모습.

-서천둔치, 개발 필요성 제기 14년여 만에 완성

서천둔치 조성 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인 2003년이었다. 고 백상승 전 시장의 역점 추진사업이었다. 본지 제617호(2003년 9월 8일자)는 서천둔치 개발이 본격 추진된다는 보도를 통해 사업 내용을 소개했다.

↑↑ 2003년 11월 17일자 신문에는 ‘2005년까지 서천둔치 조성 마무리’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어 제626호(2003년 11월 17일자)에는 ‘2005년까지 서천둔치 조성 마무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각각의 기사에는 ‘방치된 서천둔치 개발 사업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경주시는 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남천·북천·서천 등 3대 하천 둔치를 국제문화관광도시에 걸 맞는 여가·레저·자연학습단지로 만들기로 하고, 우선 서천둔치를 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로 살펴본 당시 사업계획은 이렇다.

‘서천교에서 북천 합류지점까지 길이는 2214m, 넓이 32~65m, 총면적 14만6000㎡ 규모다. 이 면적에 성토가 끝나면 자전거도로 2120m, 조깅코스 1950m, 산책로 1000m를 조성한다. 또 각종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광장과 주차장, 농구장, 족구장을 각각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체력단련 공간을 제공하기로 한다’는 소식이다. 앞서 그해 7월엔 경주시는 서천둔치 조성 및 이용시설 설치사업 보고서를 완료했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진 2004년 4월경 완료됐다. 당초 조성하려 했던 농구장, 족구장 등 각종 체육시설이 들어설 자리를 잔디광장으로 만들고, 산책로, 자전거도로, 인라인스케이트 도로 등만 갖춰 공사를 마무리한 것이다.

본지 662호(2004년 8월 16일자)에는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지만, 공사가 축소된 이유는 명확하게 찾을 수 없었다. 다만, 관리관청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했다.

그리고 홍수로부터의 안전문제 등을 우려하면서 시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어쨌던 서천둔치 조성사업은 1990년 10월 개발 필요성이 제기된 지 14년여 만에 완료된 셈이다.

이후 서천둔치는 북천둔치로 이어지고, 보문관광단지까지 이르는 강변 산책로가 조성되면서 현재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친수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 지난해 남천 둔치 모습.

-내년 말까지 남천둔치와 서천·북천 연결된다

2022년 현재 경주 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남천·서천·북천 둔치는 업그레이드 중이다.
경주시가 서천·북천·남천을 연결하는 수변문화 힐링로드 조성 사업을 내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연결되지 않은 남천둔치와 서천둔치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완공되면 남천과 서천, 북천, 그리고 보문관광단지까지의 이어지는 친수공간이 조성된다.

남천의 교촌교와 형산강 합류부인 문천교까지의 1.7km 구간에 둔치를 조성하는 이 사업은 현재 1차분 공사가 공정률 50%를 넘어섰다. 시는 4월 2차분 공사 착공과 함께 6월 1차분 공사를 완료하고, 오는 12월 2차분 공사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년 말까지 산책로 정비를 완료하고 전체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남천둔치에는 3400㎡ 면적에 잔디를 식재하고, 1.7km 길이의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가 설치된다. 또 체육시설을 비롯해 가로등, 화장실 등 부대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친수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서천둔치와 연결되는 새로운 힐링로드가 조성돼 시민들에게 휴식·운동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호에서는 본지에 실렸던 과거 개발 전 서천 풍경 사진을 통해 향후 추진되는 사업을 짚어볼 수 있어 기록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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