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바로레 이경보 테일러-“고객이 만족해야 좋은 옷입니다”

엄태권 기자 / 2022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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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양복의 대중화로 과거와는 달리 보기 힘들어진 직업인 테일러.
이경보(36) 씨는 이런 테일러를 업으로 삼고 경주에서 테일러샵 ‘디 바로레(DI VALORE)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직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다는 이경보 테일러는 청년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인 꿈과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으로 창업에 임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쉽지 않은 창업의 길에 여러 방면에서의 지원과 협조가 있다면 더 많은 청년들이 창업을 성공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경보 테일러를 만나 테일러란 무엇인지, 또 청년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소 생소한 직업, 테일러.
테일러는 예전 양복사의 일을 하는 직업으로 기성 양복이 대중화된 현재에는 그 수가 확연하게 줄었다. 이경보 씨의 말을 빌리자면 예식을 앞둔 사람들이 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일반적으로 많이 찾지 않는다는 것.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테일러를 선택했고, 경주에서 4년째 테일러샵 ‘디 바로레’를 운영해 오고 있다.

“예전부터 클래식 슈트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테일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의복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았기에 옷에 대한 역사나 스토리 같은 것도 책을 찾아 공부를 하기도 했죠”
옷에 대한 관심으로 테일러의 꿈을 꾸게 됐다는 이경보 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20대 시절 모험을 강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경주에서만 지내던 그가 무작정 서울로 올라간 것이다.

지금이야 테일러가 되기 위해선 어떤 교육이 필요하고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아무런 준비 없이 서울로 갔다고.

“배우려는 의지가 있었지만 아무런 준비가 없는 상황에서 테일러가 되기는 쉽지 않았었죠. 서울에서 한 브랜드 직영점에서 일을 했지만 결국 다시 경주로 내려오게 됐고 약간의 방황과 수제구두 관련 일을 하다가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이경보 씨는 결혼 후에야 테일러를 위한 제대로 된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혼 후 서울에서 아카데미도 다니고 과외도 받는 등 많은 준비 끝에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거죠. 무엇보다 테일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는 과정에 애기엄마의 지원과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고맙죠”

그는 테일러의 단점에 대한 물음에 단점으로 느끼는 부분은 단연코 없지만, 쉽지 않은 부분은 있다고 답했다. 제품이 만들어져 있는 기성 양복과 달리 개인적인 취향, 체형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하기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고객 개인 취향이 반영돼야 하는 만큼 많은 대화로 취향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합니다. ‘고객이 만족해야 좋은 옷’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 디 바로레 이경보 테일러.

-청년, 꿈을 향한 젊음과 열정이 있어야

이경보 씨는 자신의 꿈을 이뤘고 그 꿈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가장 큰 행복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덕분에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힘든 일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전 어떤 면에서 행복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하든지 취업을 하든지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할 경우에는 그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땐 전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했던 꿈을 이뤘고 그 일을 계속 하고 있기에 행복합니다. 특히나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습니다. 일이 너무 좋거든요”

이러한 이유로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단순히 트렌드만을 쫓는 것보단 어느 정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준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생계가 걸린 직업이니 트렌드를 쫓고 이윤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너무 트렌드와 수입을 맹목적으로 생각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볼 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자신의 꿈을 토대로 열심히 준비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청년의 가장 큰 장점은 젊음과 꿈을 향한 열정이기 때문이죠”

-창업의 난관은 경제력, 꾸준한 지원 필요
“솔직히 말하자면 대부분의 창업은 결국 자본이 있어야 합니다. 이 자본력에 따라 얼마나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는지,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지가 결정되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죠”

이경보 씨가 테일러샵을 개업했을 당시에는 청년창업 지원에 대한 정보 등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자력으로 창업을 시작했지만 좋은 아이디어, 콘텐츠를 가진 예비 청년창업가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일 직접적이고 좋은 지원은 금전적인 지원입니다. 하지만 청년창업자들의 자립심 저하 우려와 세금 투입에 대한 부담이 있기에 쉽지 않다고 봅니다. 대신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직업 교육, 컨설팅 등 청년창업가들이 창업 준비할 때 조금 더 부담 없고 안전한 길로 갈 수 있게 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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