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꿋꿋이 버텨낸 경주출향인 최고 맛집들

광화문 금강산, 사당동 쿵덕스 등 향우들 손꼽아 기다려

박근영 기자 / 2022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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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5일부터 전국의 식당과 카페 등 대면 고객 요식업 매장이 6인 이하 오후 11시까지로 영업인원과 제한 시간이 확장됐다. 오미크론의 창궐로 전국에 비상령이 거세진 반면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과 대면고객 비중이 높은 요식업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요구로 인해 취해진 조치다. 연일 30만명 중반대가 넘는 확진자 추세로 아직은 이 완화조치가 영업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고 있지만 밤이 짙어지면 아침이 오듯 오미크론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의 시기도 점점 가까워질 전망이다.

서울에는 각 지역별로 경주출향 인사들이 중요한 지역마다 나름대로 강점을 가지고 맛집을 꾸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과반수 이상 폐업하거나 주인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맛집들은 그야말로 최고의 맛집으로 명성을 얻고 있던 명가 중의 명가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광화문 오리 전문점 금강산.

*광화문 오리 전문점 금강산 - 광화문 향우들의 사랑방

먼저 한강 이북, 광화문에서 오랜 기간 명성을 떨쳐온 오리명가 금강산(대표 김순애 / 02-733-1500)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형편없이 줄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나마 이곳이 오랜 기간 이 지역 대표 영양식으로 알려져 왔고 구정부종합청사와 세종문화회관, 청와대 등이 가깝게 있는 데다 광화문 최고의 비즈니스 빌딩과 오피스텔 밀집 지역이라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광화문 도렴빌딩 지하에 자리잡은 금강산은 오랜 기간 근처 경주출향인들의 단골맛집으로 각광 받아왔다.

특히 근처 구 정부종합청사에 근무하는 공직자들과 법무법인 김&장에 근무하는 경주출신 변호사들에게는 언제나 마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영양식 겸 회식처로 각광 받아왔다.

오리 전문점인 만큼 주메뉴는 유황오리찜을 비롯, 오리탕수육, 오리고추볶음, 오리죽 등 모두 오리 중심 요리다. 금강산은 홀과 4인실~20인실까지 다양하게 분리되는 방들이 있어 인원에 맞는 행사를 치를 수 있다.

코로나 전 언제나 만실을 이루던 모습이 옛일이 되었지만 말이다. 김순애 사장의 간절한 바람이 코로나의 엄혹함을 대신한다.

“빨리 이 험한 시기가 마무리되어 향우들 얼굴도 보고 고객들과도 마음 놓고 만나고 싶어요. 곧 그렇게 되겠지요?

↑↑ 사당역 근처 오리전문점 쿵덕스.

* 사당역 장년층 경주고 동문들의 단골집 쿵덕스

 사당역 10번 출구 근처의 ‘쿵덕스(대표 이화숙 / 02-584-9259)’는 또 다른 오리고기 전문 맛집이다. 이곳은 신선 오리구이와 훈제 오리, 오리 고추장 주물럭이 메인이다. 오리가 주종목이지만 참숯 초벌 생삼겹살과 매실 고추장 삼겹살도 인기 있다. 여기에 경주 사람이라면 환호해마지 않는 밀면이 대기하고 있다. 물밀면과 비빔밀면이 경주 향우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특히 경주중·고 동창회 임원회를 비롯 경주고 각기수 동기회 단체 모임이 단골로 열리는 곳으로 경주고 서울동문회 사랑방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50여석 홀과 10명 규모의 방, 20명 규모로 앉을 수 있는 사이드 홀이 있어 다양한 모임에 알맞다.

그러나 이곳 역시 코로나 19로 인해 고통을 받은 것은 마찬가지다. 경주여고 출신 이화숙 사장은 영업을 시작한 이래 코로나 이후처럼 어려워 본 적이 없다며 두 손을 가로젓는다. 쿵덕스 역시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유지하는 자체가 기적일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주요 매출을 차지하던 단체 행사가 뚝 끊기고 오랜 기간 4명 이하 모임만 허용됐고 그나마 외식 자체가 대폭 감소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

“제발 이 긴 터널이 정상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인정 많고 열정 높은 경주 향우들과도 오랜 기간 못 만났잖아요. 다시 만나면 이전보다 더 정성껏 대접할 겁니다”
이화숙 사장의 바람이 간절하다.

* 잠실의 소문난 경주 한우 전문집 늘푸른 목장 
잠실에는 경주 한우를 베이스로 한 소고기구이 전문점 늘푸른목장(대표 박용석 : 02-3431-4520)이 지금도 성업중이다. 2호선 새내역(구 신천역) 주변 먹자골목에 자리잡은 늘푸른 목장은 경주고 41회 서울동기회 맴버인 박용석 사장이 경영하고 있어 동기들의 안방 같은 곳이다. 박용석 사장의 말에 따르면 이곳은 코로나 19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 없이 지나고 있다고. 이 지역이 워낙 인구 이동이 많은 유명한 먹자골목인데다 최고급 경주 한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손님들의 발길을 잡아끌기 때문.

주메뉴는 최고 인기인 경주갈비구이와 신선한 육회다. 여기에 소고기 된장찌개 맛이 기막히다.
박용석 사장은 갈수록 인기를 끄는 영업기세를 몰아 식당 규모를 늘이기도 하고 기세를 몰아 미사 신도시에 2호 체인점을 열기도 했다.

↑↑ 서초동 초원복집

* 서초동 경주 출향 원조 단골집 초원복집

서초역과 교대 사이에 자리잡은 초원복집(02-598-3654)은 나이 지긋한 출향인들에게 훨씬 잘 알려진 오랜 맛집이다. 특히 서초동 법조타운에 자리잡은 출향인 변호사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시원한 복지리, 얼큰한 복 매운탕을 기본으로 코스 복 요리가 대표적인 메뉴다.

이곳은 어느 곳보다 경주 출향인 단골고객이 많아 사장님 내외와 흉허물없이 지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경주 출향인과 상관없이 오랜 전통에 걸맞게 맛있고 친절하다는 평가가 가장 많고 단체행사 하기에 적합하다는 의견도 다수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노장층 경주 출향인사들의 행사가 자주 열렸고 그때마다 맛있는 복요리와 친절한 응대에 향우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 서초동 법조타운의 고품격 연회장소 서라벌 한정식, 재개업 기다리는 중
서초동 법조 타운에 자리잡은 유명 한정식당으로 서울 출향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라벌 한정식(대표 신동구 : 02-599-5288)은 안타깝게도 휴업상태다. 서초구 법조타운 노른자위에 자리 잡고 궁중요리의 진수를 선보이던 곳이고 경주고도보존회, 법경회 등 주요 경주출신인사들의 단골 연회장소로 사용되던 곳인데 이번 코로나 여파를 견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싼 임대료와 고액의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임시휴업중이라고.

그러나 신동구 사장은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다시 한 번 서라벌한정식의 풍성한 요리들이 향우들 앞에 펼쳐질 것이라 약속한다. 지금 잠시 폭풍우를 피하고 있을 뿐, 이 긴 터널이 끝나는 순간 움츠린 만큼 더 맛있는 음식과 친절로 향우들에게 문을 열겠다고 벼른다.

이상 경주출신 맛집들을 조사하면서 안타깝게도 더 많은 지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던 10여 곳 맛집들이 문을 닫은 것이 확인돼 코로나19가 야속하기 이를 데 없다. 그중에는 코로나19가 창궐하자마자 일찌감치 문을 닫아 피해를 최소화 한 곳도 있는 반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긴 터널을 통과하지 못하고 주저앉은 곳도 확인돼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바야흐로 코로나19 이후 오미크론 변이종은 하루 확진자수를 30만명 넘게 양산하며 펜데믹을 넘어 일상화 되고 있다. 밤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이제는 새벽이 오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된 셈이다. 이 시기에 경주 출향인 맛집을 소개하는 것은 그 긴 밤 이후에 펼쳐질 새벽을 향우들끼리 힘을 모아 이겨나가고자 함이다. 아무쪼록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끝나 경주출향인 맛집들이 다시 번성하길 바라고 오래 쉰 업소는 다시 기지개를, 폐업한 곳은 화려하게 재기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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