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상연구소, “경주라는 도시가 주는 느낌이 좋아서 왔습니다”

청년들의 아이디어로 지역만의 문화 만들겠다

이재욱 기자 / 2022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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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일상연구소 허용규 씨.

“앞만보고 달리다가 경주에 와보니 경주라는 도시의 분위기와 느낌, 그리고 이곳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이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청년일상연구소 허용규 씨의 말이다. 허용규 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용규 씨는 2015년 경주에서 잠시 일했던 시기에 가진 좋았던 기억에 의존해 2019년 지역으로 이주해오게 됐다.

“2015년 즈음에 경주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탭으로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했던 저에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당시 1년 동안 경주에 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경주에 다시오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지역에서 1년을 머물고, 인천에서 직장을 얻어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평소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용규 씨는 직장생활을 이어가기보다는 경주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 30살을 기점으로 직장을 관두고 지역으로 이주해온 것.

“회사생활은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해줬지만, 회사와 집만을 반복하게 되는 단조로운 생활이 지속됐습니다. 더 늦으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도시를 떠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무작정 경주로 다시 내려오게 됐습니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던 경주에 돌아와보니 새로운 일거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사업을 시작하기에도 자금이 여의치 않았고 지인들도 없는 곳에서 용규 씨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을 구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


“경주에 돌아오고 제가 일했던 게스트하우스를 찾았지만 폐업한 상태였습니다. 급하게 머물 곳을 정하고 이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여행을 좋아했던 터라 여행사에서 일도 해보고, 문화해설사도 잠시 하며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경주라는 도시를 좋아한 용규 씨는 지역을 알리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지역의 문화와 예술, 일상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물도 제작해봤지만 무언가 조금씩 부족했었다고 했다.

“경주는 특색이 있는 도시인데 항상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콘텐츠와 특색은 있는데 그것을 함께 즐기고, 주위에 알릴 청년들이 함께할 자리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용규 씨는 대도시에 있는 청년문화가 지역에는 없었기 때문에 그런 문화를 만들어보고자 시작하게 된 것이 청년일상연구소라고 설명했다.


청년일상연구소는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 지역에 필요한 것들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지역 청년들을 위한 소모임형식의 비영리단체다. 뜻이 맞는 청년들이 함께 지역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기획하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사업에 신청해 사업을 시작한다.

청년일상연구소는 2020년 작은 프로젝트들을 기획 진행하며, 21년 ‘내 삶의 문화기획자 양성과정’을 통해 청년기획단 35명을 배출, ‘2021감포 기억을 담은 목욕탕-신천탕’. ‘여기도 청년있어요?!’ 전국 청년 네트워크 팟캐스트 등을 운영했다.

올해는 청년 문화생산자와 어촌마을 상생 프로젝트로 ‘문화로 들썩, 예술로 들썩’을 진행한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상반기에는 ‘아트레지던시’, 하반기에는 ‘감포에코투어’로 감포라는 어촌마을을 재조명하고, 지역의 문화예술가들과 감포주민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감포를 주제로 짧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감포를 알게 됐고, 경주의 바다 ‘감포’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어 프로젝트 장소로 감포를 정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감포 뿐만 아니라 경주 곳곳을 활성화해 살고 싶은 지역, 청년들이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청년일상연구소는 현재 20여명의 지역 청년들이 뜻을 모아 함께하고 있고, 지역을 위해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참여하고 싶으면 누구나 청년일상연구소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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