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트랜드의 수도, 마법의 도시 ‘에딘버라’ 여행

이종기 시민 기자 / 2022년 02월 24일
공유 / URL복사
-런던에서 ‘에딘버라’로 나르다.
런던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20여분 후, 스코트랜드 동남부에 있는 에딘버라 공항에 도착하니 밤 10시경, 자정쯤에야 예약해둔 숙소에 이르렀습니다. 런던보다 북쪽에 위치한 탓인지 여름인데도 6월의 밤은 추웠습니다.

↑↑ 스코트랜드 에딘버라성 전경.

-스코트랜드의 랜드 마크 ‘에딘버라성’에 오르다.

이튿날 아침 일찍, 우리는 바위 산위에 있는 에딘버라 성으로 올라갔습니다. 요새(要塞)처럼 가파른 성벽이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철통같이 견고한 난공불락의 성으로 보입니다. 다가오는 축제준비공사로 성 입구 광장이 다소 어수선해요. 이 성을 이곳 사람들은 ‘저항의 요새’라고 부릅니다.

스코트랜드 왕가가 여기서 잉글랜드와 맞서 싸우던 마지막 항전 터였기 때문이죠. 그들은 스코트랜드 자존심의 결정체라 여기며 명예롭게 받들고 자랑합니다.

관람료는 성인 16파운드. 성안에는 궁전, 군사시설, 박물관, 시장, 기념품 가게 등으로 사람들이 오래 거주할 수 있도록 조성된 독립된 한 마을처럼 보입니다. 전쟁박물관에는 총, 투구, 대포 등이 진열되어 있고, 전망대에 오르니 눈 아래 스코트랜드 특유의 오렌지 색 중세 가옥들의 도시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왕족만이 다녔던 ‘로얄마일’ 거리 구경
에딘버라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거리입니다. 이 시가지를 동서로 연결하는 중앙도로이죠. 16세기엔 왕족들만이 왕래하던 특별구역으로 길이가 1마일정도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이 거리에는 경제학자인 아담스미스 동상, 유명시인 로버트 동상 등이 있으며, 이곳 특산품인 위스키, 남성용 스커트, 기타 스코틀랜드 전통 의류 등이 진열된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보입니다. 거리곳곳에는 비눗방울이 뭉글뭉글 날리며, 거리 마법사들이 재미있는 마술을 하고, 치마처럼 생긴 옷을 입은 아저씨들이 백파이프를 불며 행진하는 모습이, 스코틀랜드 고유의 전통 풍경으로 정겹게 보입니다. 마치 마법의 도시에 온 것 같습니다.

↑↑ 스코트랜드 칼턴힐의 유적.

-북해를 향(向)해 있는 ‘칼튼’언덕위의 기념탑들

로얄마일 거리를 지나 넓은 잔디 언덕인 ‘칼튼 힐’에 올랐어요. 북해가 멀리 보이는 넓은 잔디 벌판인데, 아테네 신전처럼 보이는 건축물들이 서너 개 서있을 뿐 주변이 휑합니다. 이곳을 사람들은 ‘북쪽의 아테네’로 부른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전쟁 때 전사한 장병들의 추모탑이 아직 미완성으로 남아있고, 이곳 유명한 어느 철학자의 탑이 있는가 하면, 1815년 건립한 넬손 제독의 추념 탑도 북해를 향해 서있습니다. 이곳 칼튼 힐은 북해를 바라보며 잔디밭에 누워 여정의 피곤을 달래는 곳이래요.

그래서인지 스코트랜드의 여행 맛을 간직해가는 힐링코스로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북해를 쳐다보고 있으니, 손자 둘은 확 트인 공간에서 재미있게 뛰어 놀지만, 한국에서 참 멀리 왔다싶어지며 집이 그리워집니다.

-충직한 강아지 ‘보비동상’ 이야기
로열마일 거리를 걷다가 가까운 곳에 충견 강아지 동상이 있다고 해 찾아갔어요. 두 살 정도 되는 개가 그의 주인인 ‘그레이’목사와 함께 이곳을 여행하다, 갑자기 주인이 객사하여 근처 그레이 ‘프라이어공동묘지’에 묻히게 됩니다. 개는 이곳을 떠나지 않았고, 무려 14년간이나 주인무덤을 지키며 살았다고 해요.

사람들은 이 개의 충복에 감탄하여 개를 돌봐줬고, 개가 죽고 나서는 시민권까지 부여하며, 주인 무덤 옆에다 묻어주고 동상까지 세우며 주인 무덤과 함께 잘 보살펴주고 있습니다. 동상에는 ‘Greyfriars bobby’라고 쓰여 있으며 코가 유난히 반질반질 거립니다. 이 개의 코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