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시인, 24명 미술인과 만나 꽃으로 피어나다

개막식에서는 기타 어울린 멋진 시낭송회도

박근영 기자 / 2022년 0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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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서울 대학로 혜화아트센터 2관에서 ‘시가 꽃으로 피어날 때’라는 이름의 뜻깊은 전시회가 열렸다. 12명의 시인이 24명의 미술가들과 함께 한 작업은 모두 36편의 시화(詩畫) 작품으로 탄생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시 운영위원장인 최대남 시인과 부위원장 이호남 시인 및 행사 기획하고 주도한 오정후 시인을 비롯해 함께 참가한 시인들은 아예 이번 시화전을 기념하는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전회에 출품된 36점 이외에 각 시인들이 쓴 24편의 시가 더해져 역시 ‘시가 꽃으로 피어날 때’라는 한정판 300권의 시집으로 탄생한 것이다.

행사는 시와 그림뿐 아니라 문화인들의 축제다운 이벤트도 함께 열렸다. 개회식에서는 경주 황성공원에서 시민들 시낭송으로 만났던 최대남 시인을 비롯 구지평, 김주윤, 이은유, 이재섭 등 12명의 시인이 자신이 쓴 시를 기타리스트 신현대 씨의 기타 연주에 맞춰 낭송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행사 운영위원장 최대남 시인은 이번 전시회가 여느 시화전처럼 시에 맞춰 그림을 그리지 않고 반대로 그려진 그림에 시를 얹는 작업이어서 시인들이 어느 때보다 긴장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에 출품된 시화들은 한결같이 봄을 기다리듯 아름다운 꽃으로 채워졌다.
입춘이 막 지나면서 시작한 전시회라 봄을 미리 앞당긴 듯 전시회장이 밝고 아름다웠다.
한편 같은 장소에서 2월 13일 오후 3시에는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이호남 시인이 출판기념회를 함께 열어 눈길을 끌었다.

조선 후기 권신인 김창집은 시와 그림에 각별한 조예가 있어 당시 중국까지 소문날 만큼 명성을 떨치던 시인 사천 이병연과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겸재 정선을 수시로 불러 시화를 동시에 즐기는 즐거움을 누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렇듯 당대 시인과 화가가 수시로 시와 그림으로 교류했으니 어딘가에 이병연 & 정선의 합작품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시대 이병연과 정선이 함께 어울린 멋진 콜라보 기획전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행사가 끝난 뒤인 2월 17일부터 4월 30일까지 동성고등학교 샛별관 2층에서 계속 전시돼 학생들의 정서 함양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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