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여정 끝에 열린 ‘지방자치시대’ 이젠 꽃피워야

지방의회 1961년 전면 해산 후
30년 만인 1991년 부활 2022년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 ‘자치분권 2.0시대’

이상욱 기자 / 2022년 02월 10일
공유 / URL복사
↑↑ 2022년 1월 13일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본격 시행되며 ‘자치분권 2.0시대’ 개막을 축하했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 따라 지난 1월 13일 경주시의회가 ‘자치분권 2.0시대’를 열었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지난 2020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뒤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주시의회는 인사권 독립, 인사위원회 설치, 정책지원 전문 인력 도입, 의원겸직신고 공개제도 도입,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지방의회의 역량과 책임이 강화되는 등 변화가 시작됐다.

올해부터 새로운 지방자치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표현되고 있는 ‘자치분권 2.0시대’는 어떤 의미일까?
이를 알려면 7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방자치법(법률 제32호)은 지난 1949년 7월 4일 최초로 제정 공포됐다. 그러나 1950년 6.25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지방자치제는 곧바로 실시되지 못했다. 이후 1952년 4월 최초로 시·읍·면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실시됐고, 그해 5월 1일 초대 읍·면의회가 개원했다. 그러다 3대 의회가 개원 중이던 1961년 5월 16일 군사혁명위포고 제4호에 의거 지방의회는 해산되고 만다. 당시 자치단체장도 임명제로 전환하면서 지방자치제도는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지방자치제가 다시 싹을 틔우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30년이 지난 1991년에서야 기초자치단체 시·군·구의원을 뽑는 선거가 실시된 것이다. 경주에서는 그해 3월 16일 제4대 경주시의회 및 제1대 경주군의회 의원 선거를 실시했고, 4월 15일 경주시의회 의원 17명, 경주군의회 의원 13명으로 각각 개원했다.

지방자치제가 30년 만에 부활되면서 이 시기부터를 ‘자치분권 1.0시대’로 지칭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31년이 지난 2022년 1월 13일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시행되면서 ‘자치분권 2.0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 같은 역사를 거치면서 경주시의회는 1995년 또 다른 변화를 맞는다.
1995년 1월 1일 경주시와 경주군이 통합 경주시로 출범하면서 통합 1대 경주시의회가 29인의 의원으로 개원하게 된 것.

1989년 11월 창간한 본지는 1991년 경주시의회·경주군의회 개원부터 통합 1대 경주시의회를 거쳐 2022년 현재 8대 경주시의회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를 기록해왔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1991년 지방자치제가 30년 만에 부활하면서 개원한 경주시의회와 경주군의회 개원 소식이다.

↑↑ 본지 제68호는 지난 1991년 4월 15일 30년만에 부활한 경주시·군의회 개원 소식을 전했다.

본지 68호 1면에는 1991년 4월 15일 열린 경주시·군의회 개원식 모습을 지면에 담았다.
당시 기사에는 ‘시·군민들의 기대 속에 30년 만에 부활된 자치의회 의원들은 단체장, 내빈들과 함께 개원 테이프를 끊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날 경주시의회는 임시 의장의 사회로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를 열었고, 지금은 고인이 된 이동천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고 전했다. 경주군의회도 역시 임시회를 열고 투표 결과 치열한 접전 끝에 정운화 의장이 선출됐다.

본지에는 ‘의장단 선출을 마친 시·군의회는 이날 오후 각각 개원식을 가졌고, 역사적인 지방자치의 서막을 열며 정식으로 업무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렇게 시작한 시·군의회는 1995년 경주시와 경주군이 통합 경주시로 출범하면서 시의회도 통합된다. 당시 29인의 시의원으로 구성된 통합 1대 경주시의회는 그해 1월 1일 개원하고, 초대 의장으로 고 이동천 의원이 당선됐다.

 
↑↑ 지난 1995년 7월 1일 열린 통합 제2대 경주시의회 개원 모습을 보도했다.

그러나 1995년은 지방선거가 있었다. 6월 27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경주시의원 33명이 선출됐다. 이어 7월 1일 제2대 경주시의회가 개원했고, 의장단 선거에서는 초선의 박재우 의원이 제2대 통합 경주시의회 의장에 선출됐다.

경주시의회는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에 이어 1995년 통합 의회를 거쳐 현재는 제8대 시의회에 이르고 있다.

8대 경주시의회 의원 수는 총 21명. 2대 시의회 의원 33명에 비하면 12명이 줄었다. 인구감소에 따라 의원정수도 인구에 비례해 조정된 탓이다.

8대 지방의회의 가장 큰 변화는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에 따라 향후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열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지방자치시대를 활짝 열기에는 제8대 시의회의 남은 임기가 너무 짧다.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치분권 2.0시대’의 정착은 제9대 경주시의회의 몫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