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개 골목상권으로 관광객 찾는 이유는 ‘맛집’

대구 명물 안지랑 곱창골목 들안길 먹거리타운
방문객들의 입맛 사로잡으며 재방문의사 높아
2곳 모두 ‘20~50대 대구시민’ 가장 많이 찾아

이상욱 기자 / 2022년 02월 10일
공유 / URL복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전국의 8개 골목관광상권에 대한 관광역량을 심층진단하고, 분석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황리단길을 비롯한 골목상권의 장점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경주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난 호에는 청주 수암골, 부산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 인천 차이나타운 등 3곳의 골목상권의 분석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이번 호는 현지인의 가장 많이 찾고 있다는 대구의 ‘안지랑 곱창골목’과 ‘들안길 먹거리타운’의 조사·분석 결과를 통해 상권의 생성 과정과 현황, 그리고 시사점 등을 짚어봤다.-편집자주

↑↑ 대구 안지랑 곱찰골목 입구 전경.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구의 ‘안지랑 곱창골목’과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20~50대 대구시민이 가장 많이 찾는 골목상권이다. 이는 한국관광공사가 2개의 골목상권을 20∼50대의 현지인이 주로 방문하는 ‘동네테마형’으로 선정해 심층 조사·분석을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조사 결과 ‘안지랑 곱창골목’은 20~30대 현지인 여성이 주로 찾는 상권으로, 오전 12시부터 오전 6시 사이가 주 방문시간대로 나타났다.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40~50대 현지인 남성이 주로 찾고 있으며, 주 방문시간은 오후 2시에서 6시 사이다.

2021년 2분기 기준 월 평균 방문객은 ‘안지랑 곱창골목’이 6만2000명 수준이지만,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79만5000만명으로 이번에 조사가 진행된 8개 골목관광상권 중 월등히 많았다.
월 평균 매출액도 각각 9억4335만원, 37억1059만원이었다.

특히 현지인이 가장 많이 찾고 있다는 조사결과는 대구시민이 인정한 맛집·음식점이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까지 불러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안지랑 곱창골목의 대표메뉴 중 하나인 곱창구이.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안지랑 곱창골목 ‘젊음의 거리’로 발전

1970년대 안지랑 시장 인근에 도축장이 많아 저렴하고 신선한 소, 돼지의 부산물인 막창과 곱창을 구매하기 쉬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골목길에는 1979년부터 곱창요리 식당이 하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돼지 내장을 양념에 버무린 ‘양념곱창’이 인기를 끌었고, 이후 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곱창요리 골목길이 하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는 60여개의 곱창과 막창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밀집해 신세대의 입맛을 저격하며 사시사철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젊음의 거리’로 발전했다.

월평균 방문객 6만2000명 중 대구시민이 3만5000명(57.5%)으로 가장 많았다. 외지인은 2만6000명(42.5%)이다. 음식점 손님 10명 중 6명은 대구시민이고, 4명은 외지에서 찾아온 손님인 셈이다.

주 방문시간은 오전 12시~오전 6시가 19.4%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오전 6시~오전 11시 18.1%, 오후 2시~오후 6시 17.1%, 오전 11시~오후 2시 16.6%, 오후 6시~오후 9시 16.1%, 오후 9시~오전 12시 12.7%로 각 시간대별 방문 비율은 엇비슷했다. 시간대별 방문객 비율은 보면 안지랑 곱창골목이 24시간 내내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벽 시간대 많이 찾는 것은 곱창 및 막창을 안주로 삼아 음주하는 인구가 많아서다.

안지랑 곱창골목의 상점은 총 104개이며, 이중 외식업이 70.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소매업 17.3%, 서비스업 12.5% 등의 순이다. 전체 상점의 매출액은 2021년 2분기 기준 월 평균 9억4335억원이었으며, 그 중 외식업이 6억2615만원(66.4%)으로 가장 많았다. 방문객 연령별로는 20~30대 방문객이 37.9%로 가장 많았고, 40대~50대 34.3%, 60대 이상 23.1%, 10대 이하 4.7% 등의 순이었다.

또 이곳을 찾는 현지인 중에서는 20~30대 여성이 32.5%로 가장 많은 이유로는 앞산 공원과 앞산 카페거리 등 인근 배후 상권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곱창에 특화된 외식업 위주의 안지랑 곱창골목이 인근 앞산 카페거리 등 배후 관광지와 이동이 연계되고 있다는 것이다.

방문 목적은 곱창골목의 영향으로 ‘음식·맛집 체험’이 44.9%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이색적인 골목 경관 감상’이 19.5%였다. 골목에 대한 장소 이미지로는 ‘맛집이 밀집한 장소’ 39.0%, ‘부상하는 핫한 장소’ 19.5%,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상점이 자리하는 장소’ 14.1%였다.

재방문과 타인 추천을 묻는 질문에는 5점 만점에 모두 3.9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같은 특성을 가진 안지랑 곱창골목은 외지인들의 유입 정책과 인근의 다양한 음식자원 등의 홍보를 통한 지역 관광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외지 관광객들이 곱창을 먹기 위해 먼 거리를 와서 2~3시간 체류하고 돌아가지는 않기 때문에 인근의 관광자원, 상품들을 연계한 코스 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

또 곱창을 선호하지 않는 관광객들의 유입을 위해 인근에 맛있는 음식자원과 코스를 함께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유했다.

↑↑ 대구 수성구의 명물 들안길 먹거리타운 전경.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구 수성구 명물 ‘들안길 먹거리타운’

대구시 수성구에 위치한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1980년대 후반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수성들 들판 가운데 길이 형성돼 있어 들안길로 부르게 된 이곳에는 80년대 후반부터 시내 중심가 대형식당들이 도심의 교통체증과 주차난 등을 피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현재 전국의 미식가들이 음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일류 요리사를 비롯한 대형 우수 음식점들이 밀집돼있고, 대부분의 상점은 수준 높은 인테리어와 넓은 주차공간을 갖추고 있다.

주변에는 2021~2022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수성못을 비롯해 범어천, 국립대구박물관 등이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먹거리타운이자 수성구의 명물인 이곳은 명칭 그대로 총 403개의 상점 중 외식업이 62.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2분기 기준 들안길 먹거리타운 월 평균 관광객수는 79만5000명이다. 이중 대구시민이 50만4000명으로 전체의 63.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먹거리타운이 소재한 상동·두산동 상점의 월 평균 매출액은 37억1059만원이며, 그 중 외식업이 27억2487만원(73.4%)으로 가장 높았다. 방문객 중 평균 3만원~5만원 미만을 소비하는 경우가 41.3%로 가장 많은 가운데, 약 80% 이상이 3만원 이상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월 평균 방문객은 79만5000명이며, 이 중 40~50대가 38.4%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30대 33.8%, 60대 이상 21.6% 등의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52.4%, 여성 47.6%로 비슷했다.

방문 시간대는 오후 2시~6시가 20.0%로 가장 많았고, 오전 6시~11시 17.9%, 00시~오전 6시 17.3%, 오후 6시~9시 16.9%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40~50대 현지인 남성이 주로 찾는 상권이며, 맛집과 카페 등을 찾아 3만원 이상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외식업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곳은 방문객들이 식사시간으로 예상되는 3시간 미만 동안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금액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들안길’, ‘들안길 먹거리타운’을 키워드로 설정한 SNS 게시글은 총 738건에 불과해 인터넷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게시글은 같은 기간 황리단길이 1만9805건으로 8개 골목상권 중 비교되지 않을 만큼 월등히 많았다. 다음으로는 안지랑 곱창골목 2454건, 차이나타운 1581건, 청주 수암골 1437건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SNS 게시글의 차이는 황리단길은 20~30대 외지인 여성이, 들안길 먹거리타운에는 40~50대 현지인 남성이 가장 많이 찾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관광공사는 조사·분석결과에 대해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음식과 맛집 체험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관광객이 대부분인 대형 상권”이라며 “하지만 인터넷 및 SNS 등을 통한 화제성과 인지도는 타 골목상권에 비해 미흡한 만큼 다양한 음식의 질과 종류 등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적극 홍보해 방문객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