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우 ㈜제이에스 엔지니어링 대표이사의 칠전팔기 창업기

컨베이어 자동화 시스템과 자동화 지게차 로봇이 주요 품목

박근영 기자 / 2022년 0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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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우 (주)제이에스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컨베이어 시스템’이라는 말은 ‘분업화’라는 말과 함께 인류의 생산활동에 일대 혁신으로 알려져 있다. 컨베이어 자동화 시스템 부품 수입과 제조분야에서 차곡차곡 실적을 올리는 한편 중국에서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자동화 지게차 로봇을 수입,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는 ㈜제이에스엔지니어링 이준우 대표이사를 만났다.

이준우 대표는 영남대학교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LG반도체에 입사 10여 년간 반도체를 설계하다 한창 벤처기업 창업열풍이 불던 시기 직장을 나와 창업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투자유치의 어려움 속에서 난항을 겪었고 5년 정도 벤처의 험난한 길에서 진통을 겪은 후 오파상으로 전업, 컨베이어 시스템과 접하게 됐다.

“제가 영어에 자신이 있어서 오파상을 시작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터회사인 AGT, 일본의 쿄와 등에서 컨베이어 핵심 부품을 수입했습니다. 이렇게 물류쪽과 인연을 맺으면서 수입과 제조를 겸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안정을 유지하던 회사에 뜻하지 않은 코로나19가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어이구, 말도 마십시오. 그냥 사방이 깜깜한 벽에 부딪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희뿐만 아니었겠지만... 세상이 전부 딱 멈춘 기분이었지요”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더 뜻밖에도 비대면 물류가 활황을 띠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컨베이어 주문이 이곳저곳에서 이전보다 훨씬 빈번해지기 시작한 것. 세상사가 늘 그렇듯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게 마련, 이준우 대표에게는 코로나19가 양지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그때 처음으로 제가 좋은 길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벤처기업 열풍이 불 때는 막차를 탄 것처럼 힘들었는데 코로나19로 세상이 어려울 때 오히려 소중한 기회를 잡은 셈이었지요”

많은 중소기업들과 많은 사업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이라 내놓고 좋아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직원들과 함께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는 이준우 대표다.

↑↑ 이준우 대표의 주력 품목 자동화 로봇 지게차.

-벤처창업 열풍 시 대기업 나와 창업, 온갖 어려움 이겨내고 컨베이어 시스템 분야에서 자리잡아. 자동화 로봇으로 비약 예상

이준우 대표는 올해부터는 물류의 활황에 맞춰 자동화 지게차 로봇을 수입해 시판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이 자동화 로봇은 이미 쿠팡 물류 판매 시스템에 올라가 판매가 시작되고 있고 쿠팡 물류기지에서 매우 중요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자율화 로봇은 주로 물류기지에서 사용될 제품으로 물류기지나 대형창고 내 자동화 시스템과 연동해 스스로 정확하게 어떤 물건을 얼마만큼 꺼내오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작업 현장에서는 이 로봇 사용으로 안전을 기할 수도 있지요”

이준우 대표는 이런 자동화 로봇으로 인해 기존의 지게차 운전자들에게는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자동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적자생존법칙이라고 위안한다. 산업현장에서 기존의 지게차가 사라지는 대신 이런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이 생기고 로봇의 행동범위를 설정하는 프로그래머가 생기고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런 한편 이준우 대표는 중국에서 로봇 지게차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로봇 산업에서 중국의 성장능력에 대해 놀라는 중이라고 고백한다. 산업 전분에서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던 것은 알고 있지만 로봇산업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투자가 이뤄져 급속히 앞서 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오파상을 하면서, 특히 컨베이어 부품을 수입하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유수의 선진국 기업들의 제품을 수입해보았지만 중국이 빠른 속도로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다고도 설명한다.

이준우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겪은 여러 가지 고초를 생각하면 아득해지는 순간이 지금도 가끔씩 떠오른다고 회고한다. 대기업에 근무하며 확보된 안정된 삶이 사업 시작하면서 온갖 풍파에 시달렸던 기억이 오히려 지금 와서 새롭다. 벤처 열풍의 끝자락에서 창업만 하면 투자하겠다던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고 몇 군데 벤처기업들을 오가며 상처가 커졌다. 오파상을 하면서 자신을 만나주기만 해도 좋아 무턱대고 물건을 넘겼다가 물품대금을 받지 못해 소송한 것만 해도 여러 건이다. 그나마 변호사비가 없어 변호사 하는 친구들에게 일일이 물어가며 달려들었던 숨 가쁜 기억도 뼈에 사무친다. 이야기 듣다 보니 칠전팔기라는 사자성어가 이준우 대표이사에게 꼭 어울린다.

그런 기억이 굿네이버스 등 몇 군데 자선단체에 작지만 꾸준히 기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려운 경험이 있던 사람이 남의 어려움과 아픔을 더 잘 아는 법, 이준우 대표이사는 앞으로 형편이 닿는 대로 나눔에도 관심을 키울 예정이라면서도 우선은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나눔이라고 강조한다.

 “저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좀 ‘엄격한 사장’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는 이상향일 뿐, 회사에서는 모두가 제 몫을 충실히 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대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급여를 많이 주는 것이고요”

솔직히 말하는 이준우 대표에게 오히려 신뢰가 간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가끔씩 직원들과 함께 소주잔 기울이며 흉금을 터놓을 때가 가장 좋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발전도상의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뚜렷이 보이는 날 선 긴장감이 이준우 대표에게도 여실히 드러난다.

↑↑ 컨베이어를 살펴보는 이준우 대표이사.

-어린이박물관학교, 셔블독서회 맴버 등 경주에서의 추억 많아. 경주중고서울동창회 주요맴버로 활약하며 경주 DNA 키우는 중

불국사가 고향인 이준우 대표는 화랑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어린이 박물관 학교를 다녔을 만큼 열성적인 경주사람이다. 여기에는 역사학과 교사이셨던 아버지 이종욱 선생님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남산으로 답사 다니며 고 윤경렬 선생님의 설명을 듣던 기억이나 김윤근 선생님이 시작한 셔블독서회에서 활동하던 기억 등을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그런 기억으로 인해 지금도 역사 서적을 읽는 것이 취미이고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갔을 때도 남들보다는 훨씬 깊이 있게 유적과 유물을 대하는 습관이 길러졌다.

이준우 대표는 동기생인 경주중고등학교 35회 서울동창회 회장 동문산악회 등반대장을 맡고 있는 열혈 향우다. 골프동호회인 옥돌 맴버로 활동하기도 하고 축구 동호회인 FC화랑 창단 맴버로 활약하며 매주 동창들을 위해 김밥을 준비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동창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털어놓는다. 최근에는 경주중고서울동창회 TV에 출연해 MC들과 티격태격하는 입담을 과시해 동문들에게 웃음을 선물하기도 했다. 역시 마지막으로 그에게 경주는 어떤 곳이냐고 물었다.

“처음 사업할 때는 경주말로 인해 정말 불편했습니다. 상대방이 촌스럽고 무식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나 이걸 캐릭터처럼 밀고 나가니까 오히려 장점이 많아지더라고요. 경주사람이라고 하면 적어도 기본을 인정해주는 면도 있었고요. 당연히 제 자부심의 원천이지요”

힘겨운 관문을 뚫고 안정된 발전기로 접어든 기업가이자 한창 고향의 기억을 보듬으며 고향 사람들과 어울리며 경주DNA를 키워가는 경주사람 이준우 대표, 물류가 대세인 세상의 기류에서 컨베이어 시스템과 자동화 로봇을 발판으로 물류 시장의 총아로 비상할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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