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테임스강 수상 관광

이종기 시민 기자 / 2021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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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왕림 그리니치 천문대 시계.

-테임스 강변에 있는 영국 왕림 그리니치 천문대를 가다.

런던 근처 전철역에 내려 ‘그리니치 공원’으로 향해 걸었습니다. 넓은 잔디밭을 지나, 테임스강이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공원언덕에 ‘영국 왕림 그리니치 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가 있었습니다. 세계표준시인 지구경도의 원점(0도)이 정해져있던 세계 유일의 천문대인데, 그 시계가 바로 내 눈앞에 있는 기둥에 붙어있답니다.

이 천문대는 1675년 찰스2세에 의해 영국이 대항해시대를 맞아, 항해술 연구와 세계의 ‘시, 공간(時, 空間)’장악을 위해 세워졌다고해요. 그리고 워싱톤 회의(1884)에서 이 천문대를 지나는 선(線)을 ‘본초자오선(本初子午線)’으로 하여 세계 각국에 선포했다고 합니다. 이 곳은 영국 왕실이 휴게소로 이용하던 왕실 정원으로 테임스강을 내려다보던 망루가 있던 자리라고 합니다. 2차 대전 때 켐프리지 대학으로 옮겼다가 1998년 문을 닫았고, 지금은 원조 천문대 박물관 역할만 하고 있어요. 그리니치란 이름은 이곳 런던 주변 동네 이름(Greenwich)을 따서 지은 것으로, 테임스 강과 런던시내 일부가 내려다보이는 공기 맑고 조용한 곳입니다. 옛 고교시절 책에서만 보고 그 이름을 열심히 암기하던 그 천문대를 반세기가 지난 지금, 수륙만리 건너와서 직접 볼 줄이야.

↑↑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 건물 전경.

-천문대 근처에 있는 영국 ‘울프’장군의 동상

천문대 앞 쉼터에 하늘로 높이 솟은 멋진 동상이 멀리 테임스강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천문대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아닌 가 여겼는데, 영국 제임스 울프(1727-1759)장군의 동상이더군요. 그는 영국군이 카나다의 지배권을 놓고 프랑스 군과 7년간의 싸움 끝에, 1759년 퀘백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카나다를 영국령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용감한 장군입니다. 30대의 젊은 나이로 전사함으로써 국가에 충성을 다한 그의 혼을 기리며, 또 이곳 그리니치에서 살았다고 해서 동상을 세웠다고 하는 데, 아마도 이 대영제국의 천문대를 잘 지켜 주십사 하는 바람에서 이 장군을 옆에 모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국 ‘국립해양박물관’과 ‘넬손제독 겔러리’
이 공원 아래에 대영제국의 해양역사를 눈여겨 볼 수 있는 ‘국립해양박물관’이 있습니다.
250여만점의 해양수집품이 보존되어 있고, 영국해군의 발자취도 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곳에는 트라팔카 해전에서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를 물리쳐 승리한 넬손 제독의 기념관이 있습니다. 해전관련 유물, 전투기록자료, 주화등 기념유품들을 별도 공간에 진열하여 놓고, 그를 국민의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습니다.

그는 적의 총탄을 맞고 숨질 때 “내 임무를 다할 수 있게 해준 신(神)께 감사한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3시간 만에 숨졌다고 해요. 그때 생긴 총탄 자국과 핏자국이 선명한 제복도 걸려있어요. 이곳 그리니치는 영국의수도 런던 옆에 붙어 있으면서, 대영 제국의 패권의 상징적인 도시로 보입니다. 제국의 패권에 열정적이던 엘리자베스 1세의 고향이며, 그녀에게 충직했던 울프 장군이 살았던 곳이에요.

‘세계의 모든 시간은 그리니치 천문대로부터 흘러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곳에 세계의 모든 시간과 공간까지 장악, 그 원점의 본산인 천문대를 만들고, 해양역사관까지 세우고, 국가에 충성한 유명장군을 추념하는 동상, 기념관을 만들어 그 내력을 잘 보존하는 것을 볼 때, 섬나라 영국인의 자존심과 강인한 민족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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