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떠난 폐교, 지역 주민이 활기 불어넣다

마을회가 중심, 수익 사업 마을소득으로 활용

이필혁 기자 / 2021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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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활력을 불어넣다
폐교를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직접 활용해 체험학습장과 휴양소, 교육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폐교를 지역 주민과 개인이 특색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곳이 인기를 끌고 있다.

↑↑ 김영갑갤러리

-기억의 공간이 된 폐교 ‘김영갑갤러리’

많은 폐교 활용 사례 중 인상적인 곳은 화려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곳만은 아니다. 폐교가 가진 공간에 작가의 고집과 사랑을 고스란히 담아내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김영갑갤러리 같은 곳이다.
김영갑갤러리는 제주시 성산읍 신산초 삼달분교를 전시공간으로 변모한 곳이다. 2002년 문을 연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은 제주에 정착해 제주 풍광을 사진으로 담는데 열정을 쏟은 김영갑 사진작가의 사진과 유품 등을 전시하는 곳이다. 고 김영갑 작가는 2001년 사진 전시 갤러리로 사용하기 위해 폐교를 임대해 공사하다 2002년 루게릭 진단을 받았다. 개관을 포기하지 않고 2002년 개관해 운영하다 2005년 세상을 떠났다.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모여 김영갑갤러리를 이어오고 있다.

↑↑ 김영갑갤러리

 1985년 제주에 정착해 2005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평생 제주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남겼던 김 작가는 폐교를 개조해 갤러리를 마련했다. 섬을 누비며 자연 풍경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이 오롯이 갤러리에 전시돼 있다. 찾아가기 힘든 곳이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영갑갤러리 관계자는 “생업이 따로 없던 작가가 밥값을 아껴가며 사진에 집중했고 제주도를 떠나지 않았던 작가였다”면서 “대자연의 신비와 경외감을 통해 신명과 아름다움을 얻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폐교가 단순히 공간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영감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 오월학교,

-폐교에서 쉼터로 춘천 오월학교

강원도 춘천시에서 도심을 한참을 지나면 오월리의 폐교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카페와 레스토랑, 목공 체험 등의 시설을 갖추고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을 다시 학교로 향하고 있다. 이곳은 1982년 폐교한 곳으로 지암초등학교 가덕분교장이 자리하던 곳이다. 폐교 이후 방치되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한 것이다.

↑↑ 오월학교

시골마을에 아무것도 볼 것 없던 폐교에서 카페와 체험 공간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주변에도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나 둘 작은 카페가 들어서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동네도 활기가 생겨난 것이다.

↑↑ 오월학교

동네 주민은 “이곳은 아무것도 볼 것 없는 말 그대로 시골 동네였다. 활용되지 않던 폐교를 통해 동네가 활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 명월국립학교

-주민이 만들어가는 폐교
-명월국립학교

제주시 한림읍에서도 시골인 명월리에 위치한 명월국민학교는 마을 주민이 만들어가는 폐교다. 명월국민학교는 2018년 명월리 마을회가 폐교 재산을 임대해 카페로 문을 연 곳이다. 넓은 운동장과 외관, 내부 인터리어 등을 뉴트로 형식의 이색 카페로 꾸몄고 다양한 소품이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다.

↑↑ 명월국립학교

카페반과 소품반, 갤러리반으로 공간을 나눠 다양한 메뉴와 소품, 기념사진 등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이 추억 하나쯤 남겨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곳은 다른 곳과 확연히 구별되는 성공적인 지역 주민 주도형 사업이다. 카페 운영은 마을회가 맡고 있고 운영을 통한 수익은 마을 발전으로 쓰이게 된다. 명월국민학교가 생겨나면서 지역 주민은 일자리를 갖게 되게 수익을 통해 마을 발전까지 내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 명월국립학교

 명월초등학교 관계자는 “주민의 추억이 쌓인 학교가 오랫동안 방치돼 안타까웠다. 지자체나 개인이 학교를 운영하기보다는 주민이 나서서 학교를 살리려는 노력이 있었다”면서 “학교가 살아야 주민과 동네도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어음분교 1963.

-어음분교 1963

어음분교도 마을 주민이 주체가 돼 지역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곳이다.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어음분교장은 1999년 폐교된 채로 방치된 곳이었다. 어음2리 마을회가 무상으로 임대해 카페와 독채 펜션으로 재탄생하면서 지역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외관은 새롭게 단장했지만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인테리어는 이곳이 폐교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이곳은 카페와 함께 독채 펜션 운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 어음분교 1963.

제주지역에는 마을회가 중심이 돼 폐교를 운영하는 곳이 많은 상황이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역에 폐교가 많지만 관광지의 특성을 살려 폐교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지역 주민, 마을회가 중심이 돼 폐교를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면서 “수익 사업을 하더라도 수익을 마을 소득으로 활용하면 무상 임대가 가능하기에 지역 주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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