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중개사 박재평 대표의 아주 특별한 보험세상

배상책임보험업의 강자, 연간 9500억 수준 리스크 관리

박근영 기자 / 2021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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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적인 보험영역을 설명하는 박재평 대표이사.

보험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아직은 편하지 않다.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보험료가 부담되어 망설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대체적으로 지인으로 인해 보험을 가입하고 나서 금방 설계해준 지인이 그만두는 경우가 잦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염려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보험은 다양화되고 있고 어려운 질병이나 위험한 사고들이 항상 존재하는 만큼 보험은 더 다양하고 전문화될 수밖에 없다.

㈜피엔에스보험중개 박재평 대표이사는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며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보험의 범주를 일찌감치 뛰어넘어 전문성을 한껏 발휘하는 아주 특별한 보험중개사(Insurance Broker)다.

“보험업은 보험회사가 직접 고용하는 직원들과 대리점, 흔히 보험설계사라고 하는 분들, 그리고 제가 하는 보험중개사가 있습니다. 보험 중개사는 국내 보험상품은 물론 해외 보험상품까지 전부 취급하며 고객의 필요나 리스크의 종류에 따라 보험회사들과 직접 연결해 고객에 맞게 컨설팅해 주는 사업자입니다. 보험내용의 설계나 보험료율까지 조정이 가능하지요!”

-배상책임보험 전문 - 임원배상, 임상시험배상, 건축설계, 사이버·미디어 전문인 배상 등 차별화된 영역의 전문가
박재평 대표 역시 일반적인 보험업무를 모두 처리하고 있지만 이것은 업무의 일부일 뿐, 실제로는 일반인에게는 매우 낯선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전문중개사다.

“저의 전문분야는 배상책임보험입니다.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임원배상책임보험, 의료·제약·헬스케어·바이오 등 생명공학기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배상책임보험, 건축설계회사를 대상으로 한 건축설계, CM전문인배상책임보험, IT 기업이나 게임회사·미디어 분야에 필요한 사이버보험, 미디어전문인배상책임보험 등입니다”

여러 가지 보험상품에 어리둥절해 하자 박 대표가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한다.

“대개 상장기업의 임원들은 책임성 높은 결정에 시달리는데 자신의 결정에 문제가 생겨 피해나 손해가 났을 때 회사에 대해서만 아니고 결정권자인 임원에게 개인적으로 책임을 묻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에 대비해 민형사상 책임에서 법률비용까지, 상당수의 임원들이 미리 보험을 들고 있지요”

초기에는 이 보험이 생소했으나 이제 어지간한 상장사 임원들은 대체적으로 이 보험에 가입할 만큼 일반화 되어 있고 일찍 이 분야에 공을 들인 만큼 이 분야 탑 클레스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건축설계회사를 대상으로 한 ‘건축설계보험’은 박재평 대표의 실력이 십분 발휘된 ‘보석’ 같은 분야다. 이 보험은 이름 그대로 건축설계사들이 주로 드는 보험으로 특히 전세계로 진출한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설계사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제적인 첨단건축은 사소한 실수 하나라도 큰 리스크를 수반합니다. 설계에 따른 비용도 엄청나게 비싸지만 건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손해배상의 책임도 크게 따르지요. 그런 점을 세밀히 들여다보고 보험을 설계해 놓으면 보다 안정감 있게 설계를 할 수 있지요”

박 대표가 보험 설계를 해준 대표적인 건물을 나열하자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올림픽스타디움, 아제르바이잔 석유공사인 SOCAR TOWER(본사), 우즈베키스탄 아이스링크경기장, 카타르 월드컵경기장, 알투마마 스타디움, 카루사일플라자타워 등 말만 들어도 놀랍다. 국내에 보험 설계한 건축으로는 수도권의 새로운 명소로 부각될 ‘춘천 레고랜드’, 서울외국인학교, 주한 프랑스대사관 등이다. 건축분야 국내1위 회사인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범건축 등 국내 굴지의 건축회사들이 박재평 대표의 고객이다.

질병이 다양해지고 국제적으로 번지는 양상이 심각해지는 만큼 제약사들의 임상시험도 갈수록 다양화되고 첨예해진다. 당연히 리스크도 크다. 박재평 대표는 최근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과 관련한 보험을 치밀하게 연구·설계해 이 분야에서도 상당한 고객을 유치했다. 뿐만 아니라 루게릭 치료제, 헌터라제, 백혈병, 파킨슨병 치료제, 면역질환 치료제 등에 대한 국내 및 해외 임상시험에도 꾸준히 보험설계를 해왔다. 생명공학분야인 녹십자, 일양약품, 루트로닉, 오스코텍, 티움바이오, 메드팩토, 유바이오로직스 등 20여개 회사가 박재평 대표의 고객이다.

“특히 임상실험에 관해서는 정보의 보호가 가장 중요한 만큼 보험 설계 전 반드시 건건마다 비밀유지계약서를 씁니다. 자칫 중대한 정보가 새나갈 경우 해당 제약사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 대표는 인터넷 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엄청난 유저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 분야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도 일찌감치 눈을 떴다. IT 기업이나 게임회사, 미디어 분야에 필요한 사이버보험, 미디어전문인배상책임보험 등에 해박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게임회사, IT, 미디어 분야 기업으로 게임빌, 컴투스, iMBC 등 게이머나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기업들이 박재평 대표의 고객이다.

이밖에도 일반 기업들의 다양한 리스크에 맞춘 보험설계를 담당, 코리아나화장품, SFA그룹, 탑엔지니어링, 파워로직스, 텔레칩스 등 중견 상장 기업 15여 곳을 오랜 기간 관리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이렇게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보험 설계를 하다보니 박재평 대표는 자칫 자신이 업무를 실수할 우려까지 고려, 자신에게 맞은 보험도 따로 들어놓았을 정도라고.

“이처럼 다양한 직종에 걸쳐서 전문성을 발휘하게 된 대는 저 나름의 프론티어 정신 같은 것이 컸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가 추구하는 분야가 모두 공부를 깊이 해야 하는 분야라 남들이 따라 하기 힘들다 보니 경쟁률이 낮지요. 이런 이점을 미리 선점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연구해 왔지요”

↑↑ 박재평 대표가 보험 설계한 설계사들이 지은 대표적인 건축물들. 위 좌로부터 카타르 루사일플라자 타워, 아제르바이잔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 춘천 레고랜드(진행중),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영남대 법대 출신, 9년 고시공부가 전문 보험중개사 비결로 승화, 지금은 오히려 이 길에 만족 !!

그런 한편, 박 대표가 전문적인 보험중개사로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남대 법대생 출신이라는 장점이 작용했다.

“판·검사의 꿈을 안고 무려 9년에 걸쳐 사법시험에 도전했지만 모두 떨어졌어요. 그 꿈을 포기하고 나니 문득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나이는 들대로 들어서 취업하기도 어렵고 개인사업을 하려니 자금도 없었지요”

막막하던 그때 마침 신문에 난 보험중개사시험 광고를 보고 급격히 관심이 생겼다. 마침 시험과목에 법학 관련 시험이 있는 것을 알고 자신감도 생겼다.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보험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처음부터 자신의 목표를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으로 잡았다. 그런 목표를 세웠던 가장 큰 이유는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분야에서 ‘법’에 익숙해야 하는데 법대를 포함 13년이나 법 공부를 해온 자신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분야였기 때문.

“처음 보험회사에 입사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지인영업을 위해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그때 저는 망설임 없이 컴퓨터 켜놓고 배상책임보험에 관련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초기에 남들은 천편일률적인 상품으로 지인영업을 시작해 수입이 부쩍부쩍 올랐지만 저는 못 본 체 했습니다. 처음부터 지인영업을 해서는 오래가기 힘들다고 생각해 심지어 저희 가족들에게도 보험 들라고 해본 적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더군요!”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던 박재평 대표는 결국 자신의 아성을 구축하게 된다. 박 대표는 자신이 올린 첫 번째 계약의 순간을 지금도 잊지 않는다. SK와이번스가 쌍방울로부터 야구단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야구단 운영에 따른 리스크를 분석해 무작정 구단 인수 TF 관계자들을 찾아 갔고 치밀한 설득 끝에 마침내 SK계열 보험회사를 제치고 보험계약을 체결했던 것. 당시 이 일이 애초에 SK계열사에서 취급할 수 없는 전문영역이었다는 것을 알았고 꼼꼼하게 리스크를 제시하면서도 훨씬 저렴한 보험료로 대응했던 것이 계약의 관건이었다. 그후 SK와이번스는 아직도 박재평 대표와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주고객이 되었다.

“제 일의 가장 큰 장점은 저에게 부담을 가지지 않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필요에 의해 저를 찾는 분들이고 그분들을 통해 또 다른 분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요. 이게 제가 추구하는 보험업의 가장 다른 점이지요!”

이렇게 전문분야를 아우르는 박재평 대표는 매년 12월이 되면 보험사업을 통해 자신이 얼마만큼 기업과 국가에 기여했는지를 평가해보곤 한다. 그 결과 놀랍게도 2020년은 무려 9500억원의 리스크를 관리했고 올해 역시 이미 9600억원의 리스크를 관리했다.

“제가 법조인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한 것으로 인해 뜻밖에 다른 꿈을 이루었지요. 지금은 오히려 훨씬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런 한편 박 대표는 고향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에도 누구 못지않게 열심이다. 영남대법대·로스쿨재경동창회 부회장 겸 총무, 영남대재경총동창회 이사, 서울천마합창단 사무국장을 오랜 기간 맡고 있으며 집안 모임인 월명회(명계출신월성박씨서울종친회)에서 총무를 맡은 지도 10년 훨씬 넘었다.

사전에 알지는 못했어도 일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주 사람들을 만나 뜻밖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는 박재평 대표는 고향사람 만나는 즐거움이 봉사의 노고를 말끔히 씻어준단다. 젊어서 아버지를 여의고 이제는 어머니마저 계시지 않아 경주를 떠올릴 때마다 애틋함이 크다는 박재평 대표는 은퇴하면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집안가계도를 정리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글로벌 시장의 전문 보험중개사의 꿈치고는 전혀 엉뚱한 전통에로의 복귀인 셈이다. 원래 그가 보험업을 시작했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 그 꿈 역시 멋지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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