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 앞, 맛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쭈사랑불쭈꾸미’

오경철·황연신 부부사장, 앞으로 프랜차이즈 본격화 예정

경주신문 기자 / 2021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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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쭈사랑불쭈꾸미 간판 아래에서 포즈를 취한 부부사장.

지난 2019년 11월 19일, 본지 창간 3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리는 날 점심시간, 뉴코리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송재용 단장이 이끄는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가평군 어린이 합창단, CTS 어린이 합창단 단원들 80여명이 분황사 옆 소문난 맛집 ‘쭈사랑불쭈꾸미’에 대거 자리잡았었다.

마침 이날은 문화고에서 매년 기획해온 뉴코리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초청공연이 1차 열렸다. 빠듯한 예산으로 두 차례 공연을 치러야 하는 송재용 단장은 문화고등학교 박홍근 교장에게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때 단원들 식사라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한 박홍근 교장이 문화고 졸업생이자 평소 자선과 나눔을 실천해 온 오경철 사장을 주선했다. 오경철 사장은 흔쾌히 이를 수락, 자신의 식당에 단원들을 초대해 경주의 명물 ‘쭈사랑불쭈꾸미’를 대접했다. 불쭈꾸미를 먹은 단원들이 이구동성 이렇게 맛있는 쭈꾸미를 먹게 될 줄 몰랐다며 환호했다.

당시 이 일을 직접 목격한 기자는 오경철 사장의 넉넉한 마음에 감사하는 한편 이 맛있는 불쭈미 식당을 본지에 제대로 소개하고 싶다는 의견을 오경철 사장에게 전하고 허락 받았다. 오 사장의 따뜻한 마음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불쭈꾸미 자체의 특별한 맛이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9년 말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의 파동은 세계적인 불황을 초래했고 특히 요식업소들에게 치명타를 안겼다. 취재하고 기사화 하겠다는 약속을 해놓고도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취재를 미루다 보니 2년이 훌쩍 지났다.

↑↑ 메뉴를 설명하는 오경철 황연신 부부사장.

-변함없는 시스템 통한 꾸준한 맛이 비결, 처음 시작할 때 직원들이 그대로 근무하고 있어!

다행히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겼고 위드코로나 국면으로 접어 들었기에 경주와 서울 출향인의 여러 맛집 중 가장 먼저 ‘쭈사랑불쭈꾸미’를 떠올렸다. 송재용 단장을 통해 인터뷰 요청을 확인한 바, 오경철 사장은 흔쾌히 탐방을 허락했다.

인터뷰에 앞서 오 사장 몰래 미식가로 알려진 변성희 교수(한국관광정보정책연구원 원장)와 미리 가서 불쭈꾸미를 먹으며 다시 한 번 맛을 음미했다. 2년 전에 먹던 맛과 전혀 다를 게 없다. 식당을 나와 근처 분황사와 황룡사지를 거닐다 약속시간이 되어 다시 ‘쭈사랑불쭈꾸미’를 방문, 오경철 사장을 찾았다. 오사장은 잠시 기다리라며 부인 황연신 사장을 홀로 불렀다.

“사실은 저는 쭈사랑불쭈꾸미의 총괄본부장쯤 되고 아내가 우리 식당의 정식 사장님입니다”

첫 대면부터 유쾌한 모습이었다. 아내의 전문성과 대표성을 기꺼이 인정하며 인터뷰를 시작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했다.

“아까 보니까 매장에 두 분 중 아무도 안 계시던데 그래도 됩니까?”

그러자 부부가 의미 깊은 웃음을 띤다.

“사실은 저희 부부가 꼭 지키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직원들 대부분 처음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쭉 함께 해온 분들이라서 주방은 주방대로 홀은 홀 대로 체계적으로 잘 돌아가거든요”

코로나19로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다음으로 나갔다.

“당연히 힘들었지요. 매출이 이전에 비해 반 이상 줄었는데요. 다행히 포장해 가시는 고객들과 배달 고객들이 늘어나 그나마 이렇게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고객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지요!!”

특히나 쭈사랑불쭈미는 매장 규모와 매출액 기준으로 인해 정부가 지급하는 코로나지원금 혜택도 받지 못했지만 그 와중에도 각종 SNS 정보를 접한 관광객들의 방문과 오랜 경주의 단골 고객들의 방문 또는 포장 주문으로 인해 직원들의 축소조차 없이 유지할 수 있었다.

쭈사랑불쭈꾸미는 2015년 7월 4일 문을 열어 이제 만 6년 반을 넘긴 맛집이다. 이전에는 감포에서 무려 20년간 정식으로 횟집을 경영했다는 오경철·황연신 부부사장은 횟집들이 급격히 일식집으로 바뀌던 시기, 수산 쪽에서 오래 일해 온 강점과 ‘건강을 추구하는 맛’의 변화를 간파해 쭈꾸미집으로 승부를 걸었다고. 이게 코로나 사태 전 연간 10만 명 방문을 자랑하는 쭈사랑불쭈꾸미 신화의 시작이었다.
쭈사랑불쭈꾸미의 메뉴는 당연히 불쭈꾸미가 중심이고 사이드 메뉴들이 바뀌며 구성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불쭈꾸미가 메인인 쭈사랑 A, B, C 세 세트!! 여기에는 불쭈꾸미 볶음에 샐러드와 묵사발이 나오고 세트 별로 A-피자, B-고기만두, C-새우튀김이 따로 나온다. 여기에 쭈꾸미와 제육볶음이 함께 나오는 서브 메뉴가 있어 돼지 고기 좋아하는 고객의 입맛을 고려했다.

“사실은 저희 가족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이런 메뉴를 고심 끝에 만들었습니다. 매콤한 불쭈꾸미가 어린이들이나 매운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는 부담이 될 수 있는데 피자와 만두 등이 그것을 완화시켜주지요. 술 한 잔 드실 분들에게는 새우튀김이 좋고요”

이를테면 세대별 기호별 요구를 모두 충족한 셈. 그 외 오랜 횟집의 오징어, 도다리, 우럭 등 각종 회를 준비하고 있고 물회와 횟밥, 오징어 통찜 등을 따로 마련하고 있지만 메인 메뉴는 역시 불쭈꾸미다!!
쭈사랑불쭈미가 빠른 시간 맛집으로 소문 난 바탕에는 무엇보다 부부사장이 없어도 시스템화 된 엄격한 레시피가 있다. 여기에 쭈사랑불쭈꾸미의 공공연한 강점들이 포진하고 있다.

↑↑ 불쭈꾸미 볶음, 쭈사랑C세트 - 왕새우튀김이 들었다.

-네이버 맛집 리뷰 363개, 하나도 돈 들인 곳 없어!! 코로나19 이후 프랜차이즈 본격화 계획.

네이버에는 쭈사랑불쭈꾸미에 대해 무려 363개의 맛집 리뷰가 올라와 있는데 가장 높은 ‘점수가 음식이 맛있어요(36%)’고 다음으로 ‘주차하기 쉽다(21.4%)’는 리뷰가 있다. 가성비가 좋다는 리뷰(17%)와 매장이 넓어서 좋다는 리뷰(14.2%)가 다음을 잇고 양이 많다는 리뷰(11.4%)도 올라와 있다.

음식에 대한 추천이 65%에 육박하는 것은 쭈사랑불쭈꾸미에 대한 근본적 만족감을 잘 나타내주는 지표다.

여기에 5~60 대는 거뜬히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은 주차의 걱정을 없애준다. 전체 120석 매장은 10~20석씩 낮은 분리대로 나누어져 있어 개인 고객이건 단체 고객이건 용도에 맞게 이용하기에도 좋다. 고객의 80%가 경주시민들일 만큼 붙박이 고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고 관광지로서 주말이면 전국에서 몰려오는 관광객들에게 맛과 함께 중요한 방문 요건들이 모두 갖추어진 셈이다. 오경철 사장은 이들 리뷰들이 모두 자발적인 리뷰들로 단 한 곳도 억지로 돈을 들여 올린 것이 없다고 단언한다.

뉴코리아오케스트라 등의 단원들을 맞아 나눔을 실천한 것에서 보듯 두 부부사장은 이웃을 위한 나눔과 봉사를 오랫동안 실천해온 장본인들이다. 이미 경주 로타리와 JC, 자유총연맹 등을 통해 봉사에 익숙했던 부부 사장은 특히 매년 5월에는 이웃의 노인들을 초대해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열어왔고 교회를 통한 자선에 오랜 기간 기여하며 성경 말씀을 실천하는 데 마음을 기울이고 있다. 네팔과 필리핀의 빈민층을 지원하는 선교사업에 깊이 후원하고 있고 초록어린이 재단의 후원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경주의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자원봉사자 신분증을 지참하는 고객들에게는 무조건 10%의 할인을 해주고 있기도 하다. 이런 부부 사장의 모습을 보면 왜 쭈사랑불쭈미 직원들이 오랜 기간 변함없이 근무해왔는지.

왜 쭈사랑불쭈꾸미의 맛이 변함없이 좋은지, 왜 쭈사랑불쭈꾸미에 고객이 넘쳐났고 코로나19에도 포장이 배달이 줄을 이었는지 대번에 알 수 있다. 쭈사랑불쭈꾸미에 담긴 사랑과 쭈사랑불쭈꾸미가 나누는 사랑이 고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오경철·황연신 부부사장이 작심한 듯 중요한 선언을 한다.

“원래 쭈사람불쭈구미는 프랜차이즈 전문점으로 계획된 것인데 처음 3년은 스스로 맛과 시스템을 검증했고 그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실행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코로나19로 인해 계획이 연기되었지요. 맛과 시스템이 안정된 만큼 이제 쭈사랑불쭈꾸미를 본격적으로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분황사 앞에서 뿐만 아니라 경주의 다른 지역,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쭈사랑불쭈꾸미를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 당찬 부부사장의 결기가 한층 단단해 보인다. 경주의 새로운 맛을 전하는 쭈사랑불쭈꾸미가 활짝 웃는 부부사장의 표정처럼 주변을 밝히는 최고의 맛집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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