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형 로컬 자원 연계 새로운 가치 창출

지리·문화·커뮤니티 등 로컬자원으로 로컬경제 살린다

오선아 기자 / 2021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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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북동 ‘한양도성 성벽’을 트레져니 앱으로 비추니 AR뮤지컬 ‘썸북동’이 펼쳐진다.

글로벌화가 심화될수록 한 나라가 지닌 고유한 로컬문화는 도태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며, 우수한 로컬문화자원들은 현대적 가치로 재해석되지 못하고 기존 방식의 답습에만 그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자국의 로컬문화자원을 독창적 콘텐츠로 재창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역의 자원을 예술과 융합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예술의 대중화는 물론, 경제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역사적 문화자원이 풍부한 경주에서 과거로부터 전수된 조형 이미지의 진부한 답습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경주지역만의 특별한 흡인력을 갖는 특징적 로컬문화예술의 필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획일적인 문화상품보다 다양성은 물론 수요 측면에서 다가가는 로컬문화가 경쟁력 있다. 지역 로컬문화 발전은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가치와 직결된다.

이에 본지는 전국에 분포된 로컬문화자원의 특성을 이해하고 활성화 사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주지역의 로컬문화자원을 현대의 트렌드에 맞게 재창출, 지역 가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군산섬김이 직접 디자인해 만든 다양한 굿즈.

최근 지역의 지리와 문화, 커뮤니티, 골목상권 등 자연적 특성과 유무형 로컬자원을 연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로컬콘텐츠와 로컬푸드, 디지털 문화체험, 스마트관광, 자연친화활동 등 로컬문화를 재조명해 가치를 창출하는 그들의 도전.

로컬문화의 주체로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성장해가는 그들에게 로컬은 일터이자 삶의 터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성북동에서 펼쳐지는 AR 뮤지컬 ‘썸북동’

스마트폰만 있으면 서울 성북동 명소가 뮤지컬 야외무대가 된다?!
언택트 시대, 가족과 연인, 친구와 성북동의 다양한 명소를 걸으며 뮤지컬을 감상할 수 있다.

평소 지나치던 장소가 공연장으로 변하는 놀라운 경험, 성북동의 특색이 살아 있는 장소에 증강현실 뮤지컬이 더해져 새로운 장르의 뮤지컬을 만날 수 있다.

AR 뮤지컬 ‘썸북동’은 성북동을 걸으며 AR 뮤지컬을 관람하는 활동 지향 프로그램으로 성북동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단의 데이트 준비 에피소드를 담은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은 증강현실(AR) 기술 스타트업 엔티콘(대표 이동균)이 뮤지컬 공연 기업 컬쳐홀릭과 협업 제작한 콘텐츠로 주요 장소를 ‘트레져니’ 앱으로 비추면 뮤지컬이 시작된다.

AR 뮤지컬 ‘썸북동’은 ‘만해 한용운 동상 앞’ ‘한양도성 성벽’ ‘방우산장’ 등 총 3개의 스테이지로 꾸며지며 이동 거리 2.0Km, 약 1시간 코스로 성북동 구경과 문화체험, 동시에 그 장소에 심어진 뮤지컬을 체험할 수 있다.

엔티콘은 지역의 문화, 역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뮤지컬, 공연, 게임 등 AR 콘텐츠로 제작해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관광 및 문화·예술사업 분야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뮤지컬 야외무대로 변신한 성북동 ‘만해 한용운 동상’.

성북동 문화유산코스를 따라 산책하며 관람할 수 있는 AR 뮤지컬 외에도 가파도에 귀여운 캐릭터가 관광코스를 안내하는 AR 가이드를 서비스하는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위치기반 AR 콘텐츠를 제작해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2020 로컬크리에이터 페스타’에서 디지털 문화체험 분야 최우수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엔티콘 측은 “어렵게 느껴지는 AR과 IT기술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로컬’콘텐츠에 관심을 두게 됐다”면서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음식과 명소, 인물 등 각종 문화자원은 누구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콘텐츠 자원이다. 앞으로도 지역의 가치와 의미가 담긴 다양한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AR 콘텐츠를 제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군산섬김이 직접 디자인해 만든 다양한 굿즈.

#군산섬김

군산섬김(대표 김종빈, 김보람)은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에 위치한 비안도라는 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두 청년(남매)이 만든 건어물 브랜드다.

김을 통해 사업을 구상하게 돼 ‘섬의 김’과 ‘섬기다:Care’의 의미로 고군산군도를 케어하고 그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군산섬긴은 군산 비안도에서 양식한 질 좋은 김의 원초가 서천이나 대천 가공공장을 통해 ‘서천김’ ‘대천김’으로 유통되는 과정에 대한 안타까움이 시작이었다. 그들의 부모 역시 김 양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군산섬김은 로컬푸드를 알리고 지역을 새롭게 활성화하기 위한 구상이었다.

↑↑ 군산섬김의 실내·외 사진.

군산 비안도에서 생산된 김을 판매하기 위해 패키지 디자인부터 마케팅, 유통까지 직접 진행하고 있는 군산섬김은 SNS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소포장, 명절선물세트는 물론 직접 디자인해 만든 다양한 굿즈 등을 선보이며 남녀노소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청년들의 꿈과 도전으로 만들어낸 군산섬김은 지난해 ‘2020 대한민국 관광공모전(기념품 부문)’에서 당당히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군산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한편 군산섬김은 SK E&S, 사회연대은행, 언더독스와 지역재생 기반의 로컬라이즈 군산의 로컬 창업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을 새롭게 충전하고 활성화하는 도전을 함께 이어나가고 있다.

↑↑ 문화예술창작소 낭낭.

#군산 문화예술을 활용한 로컬 문화예술창작소 ‘낭낭’

전라북도 군산시 회현면에 위치한 문화예술창작소 ‘낭낭’(대표 한이타·인물사진)은 서양화가 한이타 작가가 직접 꾸민 공간으로 그림 전시는 물론 품격있는 커피와 여유로운 경치까지 어우러진 이색힐링 공간이다.

문화예술창작소 ‘낭낭’은 한이타 작가가 동경해온 다방겸 아틀리에 ‘낙랑파라’에서 따온 것이다.
낙랑파라는 1930년 초반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한 화가 이순석이 서울 인사동 부근 소곡동에 문을 연 다방으로 당시 유흥공간이면서 동시에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그 역할을 해왔다. 당시 예술가들의 안식처이자 창작의 산실이었던 대표적인 다방 겸 아틀리에로 많은 문화예술인이 찾아들며 신곡을 발표하고 연주회와 전시회 등을 가졌던 당시로써는 모더니즘의 상징인 공간이었다.


한이타 작가는 문화예술창작소의 정체성을 평소 동경해온 ‘낙랑파라’와 유사하게 가꾸고 싶어 비슷한 발음의 ‘낭낭’이라 짓게 된 것이다.

지역의 문화예술을 기획하는 문화예술창작소 ‘낭낭’은 보유 공간 활용과 문화예술인들의 작품을 통한 관광 명소화, 미술전문가 및 창작자들의 소통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군산의 문화예술을 활용한 문화사업 아이템 기획 및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역민과 관광객과의 친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지역 곳곳을 탐방하며 작은 종이에 펜화로 ‘세상과의 소통’작업 하는 한이타 작가는 화가이자 바리스타, 미술치료사, 퍼스널컬러 자격증 취득자다. 그녀는 자신의 작은 재능으로 많은 이들에게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체험하는 작은 갤러리의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 아레아식스 외관.

#로컬을 밝히는 아티장 골목-AREA6

지난 2월, 부산지역 상생을 기반으로 한 로컬 컬쳐 플랫폼 ‘AREA 6(아레아식스)’가 부산 영도구에 문을 열었다.

아레아식스는 ‘로컬을 밝히는 아티장 골목’이라는 콘셉트로 오후 6시가 되면 어두워진 시장 골목에 ‘아티장(아티스트와 장인을 아우르는 말)’을 주축으로 새로운 플랫폼으로 기획됐다.

이는 부산의 대표적인 로컬 브랜드로 프리미엄 어묵 브랜딩을 성공시킨 삼진식품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 창업자들이 콘텐츠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현재 아레아식스에는 ‘희희호호(달콤하고 귀여운 수제 마카롱과 디저트)’ ‘취 프로젝트(한국 전통공예를 새롭게 즐기는 브랜드숍)’ ‘컬럼니스트(아티스트의 작품을 간편히 만나는 아트굿즈)’ ‘티카렛(보이차를 더 가까이 즐길 수 있는 티카페)’ ‘인어아지매(언제 어디서든 즐기는 요즘 건어물 전문숍)’ ‘부산주당(부산대표 전통주와 로컬술이 있는 바틀숍)’ ‘M마켓 편의점(부산에서 만나는 로컬라이프스타일 잡화점)’ ‘송월타올(장인정신으로 만드는 타월브랜드숍)’ ‘WSL라운지(다양한 가죽원단과 커피가 있는 라운지)’ 등 총 9곳이 입점했다.

↑↑ 아레아식스 전시실에 만난 변대용 작가의 작품.

게다가 아레아식스 건물 2층에 위치한 전시장에는 ‘영도영감:로컬 아티스트 展’이 진행되고 있다. 이 전시는 아티스트가 부산 영도 지역에서 받은 영감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릴레이 전시로 ‘부산청년 로컬 크리에이터 콜라보 사업’의 일부다. 영도의 역사·문화적 자원에서 키워드를 발췌하고 아카이빙하는 ‘영도영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로컬 아티스트 전시는 오는 12월까지 진행된다. 지역의 원물인 ‘흙’과 ‘철’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로컬아티스트 변대용, 송현철, 류호식, 고우정 등 4인의 아티스트 작품을 릴레이로 만나볼 수 있다.

아레아식스는 삼진식품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역 상생기반의 로컬 커쳐 플랫폼이다. 랩핑아트, 포스터 전시, AR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 및 먹거리를 갖춘 부산의 대표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레아식스 측은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의 작품을 통해 로컬의 의미를 찾아가는 동시에 장인이라는 키워드로 아레아식스와 작가들의 이야기를 연결해 보고자 한다”면서 “작가가 보여주는 동화 같은 세상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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