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옥 인증제부터 한옥밀집지역 공동체 사업까지

한옥에 대한 다양한 지원, 한옥 소유자에게는 자부심 고취

이재욱 기자 / 2021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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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속 자리잡은 북촌 한옥마을 모습.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건축·도시 분야에서 가장 한국적인 전통을 보여줄 수 있는 도시경관과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한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뜨거워지는 한류열풍은 수많은 외국인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이고 있고, 이들은 한국의 문화를 눈으로 보는 것에서 직접 체험하고 있다. 이에 국내 역사문화도시들은 지속적으로 우리문화를 알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한옥에 대한 지원조례를 제정, 기존 한옥의 보수와 신축 한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본지는 경주지역의 한옥 현황과 지원조례, 타 지역의 사례들을 보도하며 지역이 나가야 할 한옥의 길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북촌, 인사동 등 서울 속 자리잡은 한옥들.

#서울의 한옥마을

서울시는 2000년 북촌가꾸기사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한옥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과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한옥 관련 조례와 한옥 등록제 등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실시한 곳이며, 한옥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지키고, 현대 도심 속에서 한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특화된 정책과 조례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총 400억 원 정도의 비용을 서울시에 남아있는 한옥의 보존을 위해 지원했다.

서울의 도심 속에 스며들어있는 한옥마을로는 북촌, 경복궁 서측, 인사동, 운현궁, 돈화문로, 성북, 은평, 익선동 등이 있다.

▲북촌은 1930년대에 서울의 행정구역이 확장되고, 도시구조도 근대적으로 변형되면서 변화가 일어난 곳이다. 위치적으로 궁궐과 주요 관청이 밀집되어있는 서울의 중심지이며 서울을 대표하는 한옥마을이다. 북촌 한옥의 특징은 대청에 유리문을 달고, 처마에 잇대어 함석 챙을 다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한옥 특유의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도시형 주택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경복궁 서측은 북악산과 인왕산을 배경으로 경복궁과 사직단의 사이에 있다. 물길의 흔적과 오래된 골목길이 잘 남아있고, 통인시장과 금천교시장과 같은 오래된 시장, 갤러리와 카페, 문화공간 등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과거와 현재의 공존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인사동은 조선 초기 도화서 터가 이곳에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술 활동의 중심지가 됐다. 1930년대에 골동품, 고미술 관련 상가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80년대에 화방, 고가구점, 민속고예품 점포들이 생겨나면서 전통문화 거리로서의 명성이 더욱 확고해졌다.

▲운현궁은 창덕궁과도 이어져 있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했지만 한국전쟁 이후 규모가 줄었다. 현재는 고종과 명성황후가 가례식을 올린 노락당과 흥선대원군이 거처한 노안당 등 일부만이 남아 있다. 운현궁은 현재 시민들을 대상으로 문화교실을 운영, 상설 전시 및 강좌, 전통문화 공연 및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성북은 서울 사대문 밖에서 처음으로 지정된 한옥밀집지역 중 하나다. 성북 한옥마을은 앵두마을과 선잠단지 일대를 말하며 지난 2015년에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이전에는 북촌과 인사동 등 종로구 한옥밀집지역 안에서만 지원되던 한옥 보전사업이 사대문 밖으로 나온 시발점이 됐다. 성북구는 2013년 말 한옥 보전과 관리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개별 한옥에 대한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주민들이 한옥에 대한 가치를 공감할 수 있도록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한옥 관련 교육을 마련하기도 했다.

▲은평한옥마을은 경복궁 북·서촌, 남산골 같은 서울의 한옥밀집지역과는 또 다른 정취가 있는 곳이다.  현대인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고자 2층 한옥은 물론 다양한 현대적 공간을 포함하는 한옥들이 다채롭게 지어졌다.  다른 한옥마을에 비해 필지가 반듯하고 널찍하면서, 지구단위계획상 2층 구조가 가능했던 터라 이곳에 지어진 한옥들 대부분이 2층으로 지어졌다.

2층 한옥은 은평한옥마을의 특징이 되었지만 ‘2층’이라는 구조가 가지는 문제점으로 인해 문제점이 발생했다. 단층한옥에 비해 2층 한옥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건물의 변형이 쉽게 온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은평구는 주민들이 한옥을 관리하기 쉽도록 한옥관리, 수서느, 하자 보수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옥 유지관리 매뉴얼’ 책자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익선동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다. 종묘와 운형군을 비롯해 조선의 정궁으로 사용된 창덕궁으로 둘러싸여 있는 사대문 안 핵심지역으로 지리적으로도 종로구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익선동 한옥마을은 익선동이 2004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으나 10여년간 추진돼오던 재개발 계획이 무산, 사울의 마지막 한옥마을로 지정되면서 건물 높이와 용도가 제한 됐다. 이에 서서히 젊은 창업자들의 발길이 익선동으로 이어졌고, 오래된 한옥을 정비 또는 개조하면서 지금의 익선동 한옥마을이 됐다.


#한옥과 마을공동체

서울시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지역 고유의 한옥문화 육성을 위해 지난 2012년을 시작으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옥마을의 장소적 가치 확산 및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북촌, 경복궁 서측지역 등 오래된 한옥마을에서부터 새롭게 조성된 은평한옥마을까지 한옥밀집지역 12곳을 대상으로 ‘한옥마을 주민 공동체 지원 사업’이다.

마을의 역사와 자원을 기록하는 아카이브/스토리텔링 사업과 마을공동체 강화를 위한 워크숍 형태의 주민교육 사업을 시작으로 한옥마을 주민 공동체 지원 사업을 통해 한옥을 이용한 교육, 전통놀이 교실, 한옥마을의 역사 등을 배울수 있고, 한옥마을이 주거공동체로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주민 주도로 한옥마을의 역사적, 문화적, 공동체적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2년부터 마을공동체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서 주민 참여도가 높아졌고, 주민워크숍 위주의 마을공동체 사업이 주민 주도적 체험형 사업 위주로 바뀌면서 한옥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인식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서울 공공한옥

멸실·훼손 위기에 처해 있는 한옥을 보존하는 한편 서울시민이 한옥의 장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매입해 관리하고 있는 공공한옥.

공공한옥은 우리 고유의 주거문화인 한옥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한옥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크게 문화전시관람공간, 전통공예체험공간, 주거문화체험공간, 주민편의제공공간으로 활용됐다.

서울 공공한옥은 서울한옥포털에서 이용방법을 확인할 수 있으며, 공공한옥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한옥119
한옥119는 한옥지원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는 사업으로 서울시 모든 한옥(서울우수한옥 포함, 미등록 한옥의 경우 등록절차와 동시 진행)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지붕누수, 목구조 파손, 가옥 누후화, 흰개미 피해), 컨서팅(한옥 개보수 및 신축, 유지관리, 지원제도 등) 등의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한옥119를 통한 소규모 수선은 1년에 1회에 한해 350만원 이내 응급 수선 및 노후화 개선 직접 공사한다.

지원범위는 소규모 응급 수선(지붕누수, 목구조 파손, 한식창호 및 벽체 파손 등), 한식미장의 노후화로 균열, 배부름, 박락, 탈락이 발생한 경우, 지붕의 노후화로 일부분에 심한 기와 변형이 발생한 경우, 벽체의 노후화로 누수, 결로, 곰팡이가 발생한 경우, 흰개미의 흔적 등 현장확인 후 연1회 간이설치용 약제 지원 등이다.


#서울우수한옥 인증제

서울시는 한옥의 가치를 계승·발전시키고, 한옥 건축 활성화 및 대중화를 위해 서울시 내의 한옥을 대상으로 ‘우수한옥선정’을 시행해오고 있다.

우수한옥인증제는 2016년부터 매년 1회 시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5회에 걸쳐 총 75개 한옥이 서울우수한옥으로 선정됐다.

서울우수한옥 인증제의 신청기준은 2001년 이후 건축, 대수선(수선 포함), 리모델링한 서울시 내 한옥이 대상이다.

서울시는 선정된 서울우수한옥에 대해 인증서 및 인증표식을 수여하고, 매년1회 한옥 전문가 정기 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시에서 직접 소규모 수선(1년 최대 350만원 범위 내) 조치를 해주고 있다.

또한, 우수한옥에 대한 사진집을 제작, 우수한 한옥 건축사례를 알리고 설계 및 건축 공정에 참여한 우수한옥 참여 한옥인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며 한옥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고 있다.

우수한옥 인증제도의 경우 한옥 소유자에게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한옥이 서울시에서 인증한 ‘우수한옥’이라는 자부심을 고취 시키고, 한옥을 등록하지 않은 소유자들에게도 한옥을 등록시키고 우수한옥의 신청까지도 이어지게 하고 있다.

서울우수한옥이 가장 많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은 북촌과 은평한옥마을이다. 특히 2016년 이후 은평한옥마을 내 한옥이 본격적으로 건립되면서 서울우수한옥의 지정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서울시 한옥정책과 건축자산지원팀 관계자는 “우수한옥이라고 인증패가 붙어 있으면 소유자들이 자부심도 생긴다. 옆집이 우수한옥이면 본인도 우수한옥이 되고 싶어한다. 한옥으로 집을 짓는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굉장한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내집이 서울시로부터 인증받은 우수한옥이라는 것이 소유자들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로 다가가고 있다. 우수한옥 신청은 1년에 최대 30-50회 정도 들어온다. 신청들어온 모든 집을 다 우수한옥으로 하고 싶지만 많은 검증절차를 통해 매년 10채 인근으로 인증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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