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차별화, 로컬문화자원 연계 지역브랜드가 경쟁력

로컬문화자원에 대한 연구 및 고증 데이터베이스 구축 필요

오선아 기자 / 2021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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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보 제23호 경주 불국사 청운교 및 백운교.

글로벌화가 심화될수록 한 나라가 지닌 고유한 로컬문화는 도태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며, 우수한 로컬문화자원들은 현대적 가치로 재해석되지 못하고 기존 방식의 답습에만 그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자국의 로컬문화자원을 독창적 콘텐츠로 재창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역의 자원을 예술과 융합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예술의 대중화는 물론, 경제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역사적 문화자원이 풍부한 경주에서 과거로부터 전수된 조형 이미지의 진부한 답습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경주지역만의 특별한 흡인력을 갖는 특징적 로컬문화예술의 필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획일적인 문화상품보다 다양성은 물론 수요 측면에서 다가가는 로컬문화가 경쟁력 있다. 지역 로컬문화 발전은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가치와 직결된다.

이에 본지는 전국에 분포된 로컬문화자원의 특성을 이해하고 활성화 사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주지역의 로컬문화자원을 현대의 트렌드에 맞게 재창출, 지역 가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최근 도시의 기능과 사회적 변화에 의해 원도심이 쇠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쇠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에 따라 도심 재생사업을 전개해 가고 있다. 현재 많은 중소도시가 도시재생을 위한 방안으로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도모하고 있다.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지역 본연의 특색을 지닌 문화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고유한 문화환경 조성을 지원하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문화 자산을 활용해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실현하고, 도시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 선정을 위해 대부분의 도시는 다양한 관점으로 도시브랜드가치를 재창출하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로컬문화자원의 활용은 도시가치창출의 일환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요소다.

↑↑ 국가민속문화재 제77호 경주양동마을 두곡고택.

#로컬문화자원이란

자원(resources)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 생활 및 경제 생산에 이용되는 물적 자료 및 노동력·기술을 통틀어 이르는 것으로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원의 범위도 변화되고 있다.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공기’는 생활 향상을 위해 충족시키는 대상이 아니었기에 예전에는 자원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심화로 ‘청정한 공기’도 중요한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향상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인간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각종 재화와 용역인 문화자원, 그 개념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식이 확장되고 있다.

1970년대 초반 미국에서 처음 사용했던 ‘문화자원(cultural Resource)’이란 용어는 당시 고고 문화재에 한정적으로 쓰였다. 1981년 미국의 ‘문화자원관리지침’에 의하면 ‘유·무형의 여러 요소로 특정짓는 문화를 대표하거나, 그 문화자원의 가치가 평가되는 것으로 문화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문화자원에는 유적·유구·유물·역사지구, 그리고 역사기록물 등이 포함된다’고 정의되고 있다. 반면 최근에는 유형적 문화자원으로 한정됐던 문화자원이 인식의 영역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무형자원, 자연·생태자원, 사회적 자원은 물론 영상문화자원, 대중문화자원, 생활문화자원도 중요한 문화자원으로 포함되고 있다.

지역문화진흥법 제1장 제2조에 따르면 ‘지역문화란 지방자치법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행정구역 또는 공통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유산, 문화예술, 생활문화, 문화산업 및 이와 관련된 유형·무형의 문화적 활동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 ‘문화도시란 문화예술·문화산업·관광·전통·역사·영상 등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도시를 말한다’고 정의돼 있다.
다시 말해 관련 법령 규정에 따라 지역문화자원의 범위를 문화예술·문화산업·관광·전통·역사·영상 등 지역별 특색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경주 옥산서원 소장 국보 제322-1호 삼국사기.

#로컬문화자원의 분류 및 유형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보고서(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브랜드의 전략적 관리 방안, 2016)에 따르면 문화관광부(1990)는 문화자원을 전통, 종교, 예술, 생활, 관광의 다섯 가지로 분류했고, 한국관광공사(1995)는 문화자원을 유무형의 관광자원 개념으로 분류했다. 이장춘(1997)은 도시문화자원을 유형과 무형으로 분류해 유형문화자원은 자연관광자원과 인문관광자원으로 분류했고 무형문화자원은 인적 관광자원과 비인적 관광자원으로 분류했다. 최수명(1999)은 지역을 농촌, 산촌, 어촌으로 구분한 후 지역자원 평가를 위해 우선 자연환경자원과 토지자원 그리고 인문사회자원으로 평가 대상을 구분했다. 전영옥(2004)은 지역문화의 새로운 개념으로 문화콘텐츠, 문화전달 플랫폼, 문화 터미널, 문화 클러스터 등으로 분류했으며, 지역문화에 활용되는 문화자원을 일반적으로 유형문화자원과 무형문화자원으로 크게 분류하는 등 로컬문화자원은 접근하는 관점에 따라 유형 분류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지역의 이미지가 내포하는 문화적 성격은 쉽게 바꿀 수 없으며, 타지역에서 모방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지역브랜드의 핵심이다. 로컬문화자원은 ‘문화자산지도’에 따라 ‘역사문화자원’ ‘무형문화자원’ ‘문화기반시설’ ‘시민문화단체’ ‘창조문화산업’ ‘축제 및 이벤트’ ‘자연생태자원’ 7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 세부항목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정리한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표참조>


#전국 로컬문화자원 연계 지역브랜드 현황

1.역사문화자원-‘전북 익산’, ‘전북 전주’, ‘경북 경주’
‘전북 익산’은 백제역사 유적지 등 역사문화자원을 적시 적소에 잘 활용하고 있으며,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전북 전주’는 도시 자체가 한국 문화의 브랜드로 기초해 타지역에 비해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전주비빔밥 축제, 전주 세계소리축제 및 한지문화축제 등을 통해 현재의 지역브랜드의 의미를 강화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유네스코 음식의 창의도시에 선정됐다.

‘경북 경주’는 거대한 야외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유물과 유적이 밀집된 천년고도의 화려한 신라역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지정으로 지역브랜드의 파급력을 높이고 있다.

2.자연생태자원-‘강원 춘천’, ‘전남 순천’
‘강원 춘천’은 봉의산, 소양강 등 대표 관광명소가 밀집된 호반의 도시 이미지를 활용해 주변광광지로 개발하는 등 주요 관광명소들과 주변 자연환경을 잘 활용해 지역브랜드에 접목해가고 있다.

‘전남 순천’은 람사르 습지로 인정받은 순천만 갯벌과 동천하구 친환경생태자원을 활용해 대한민국 최초로 순천만 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는 등 세계적인 생태보전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3.문화기반시설-‘강원 평창’, ‘충북 청주’
‘강원 평창’은 자연생태적 환경자원위주에서 2018동계올림픽 주최 계기로 문화기반시설이 확충, 자연환경을 이용해 올림픽을 개최한 만큼 지역브랜드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충북 청주’는 청원군의 통합브랜드를 개발해 청주 연초제조창, 공예비엔날레, 첨단문화산업 단지 및 직지 인프라 활용 등을 통해 버려진 유휴공간 및 시설물들을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공간으로 조성하는 도시재생 전략을 펼치고 있다.

4.시민문화단체-‘경기 부천’
‘경기 부천’은 국제 판타스틱영화제, 예술제, 만화축제 개최 및 지역주민, 다양한 주체들 간 문화소통, 문화예술 교류 등 활발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5.무형자원-‘전북 남원’, ‘강원 정선’
‘전북 남원’은 타지역과 차별화된 무형자원인 스토리텔링을 모티브로 한 춘향스토리텔링 자원화, 사랑의 1번지로 상징화, 기존 심벌마크 폐지 등 새로운 브랜드를 확립했으며, 춘향전, 흥부전, 변강쇠전의 민담무형자원을 활용해 전통문화의 으뜸고장으로 브랜딩했다.

6.창조문화산업-‘경기 이천’, ‘경남 통영’
‘경기 이천’은 도자전문도시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지정돼 지역소재 도자예술인 및 관련 산업과의 협력으로 지역 내 존재하는 특정커뮤니티의 컨텐츠화하고 있다.

‘경남 통영’은 남해 자연환경의 아름다운 도시로 지역관련 유명한 문화예술인 인적자원을 활용해 창조문화산업형 종사자들을 배출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접목, 창조적 작업을 통해 문화예술 공연, 전시, 이벤트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지역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7.축제이벤트자원형-‘강원 강릉’, ‘경남 진주’, ‘충남 보령’
‘강원 강릉’은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 커피축제 등으로 유명하다. 전승문화 관련 자원을 콘텐츠화시켜 지역축제와 이벤트에서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마케팅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 진주’는 남강 유등축제를 글로벌 축제로 성장시켰으며, 축제로 지역 차별화된 정체성을 정착 시켜 지역경쟁력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충남 보령’은 서해의 청정바다와 갯벌을 이용해 국내 최고 명예대표축제인 보평머드축제를 글로벌 축제로 성장시키며 보령 머드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올해 국제해양도시 온라인 축제 포럼에서 세계축제협회가 선정한 아시아 3대 축제로 선정됐다.

한 지역의 문화자원은 특정 지역의 가치를 담아 타지역과 구별하도록 만드는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의 이미지를 외부에 알리기 위해서는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지역 이미지에 담긴 문화는 쉽게 바뀔 수 없으며, 타지역도 모방할 수 없는 점은 지역 브랜드의 핵심이다.

협동조합 문화채움 이장은 대표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주요 키워드를 ‘체험, 스토리, 창조, 재생, 네트워크’로 생각한다. 지역의 문화자원들의 숨은이야기와 그것을 통한 체험 프로그램 개발, 문화재 원형을 통한 미래지향적 문화 재해석과 재생작업으로 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유·무형 문화재에 대한 아카이빙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의 전문가들에 의해 연구되고, 고증을 거친 로컬문화자원의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된다면 더 차별화되고 다양한 지역고유의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브랜드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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